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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같은 내 아이야」
손금 보니
너나 내나 서릿발에 기러깃길
갈 길 멀었다만
창피하게 춥다 하랴
아이야
춥거든
아버지 옥양목 두루마기 겨드랑 밑
들어도 서고
이 천역살 다 풀릴 날까지
밤길이건 낮길이건 걸어가 보자.
보아라,
얼어붙는 겨울날에도
바다는 뭍을 뚫고 들어와서
손바닥의 잔금같이
이 나그네의 다리 밑까지 밀려도 드는구나.
아이야.
꿈에서 만났거든
깨어 헤어도 지면서,
꿈에서 헤어졌건
생시에 다시 만나기도 하면서,
아이야.
하늘과 땅이 너를 골라
영원에서 제일 질긴 놈이 되라고 내세운 내 아이야.
무궁화 같은 내 아이야.
너를 믿는다.
끝까지 떨어지지 말고 걸어가 보자.
- 『서정주문학전집』(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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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와 1970년대의 한복판에 씌어진 서정주의 「신년유감(新年有感)」과 「뻔디기」는, 당시의 세상 돌아가는 꼴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토로하고 있는 시들이다. 이 두 시의 내용적 공통점은 우리 세대는 이 꼴로 살아도 괜찮으나 자손들에게까지는 도저히 물려줄 수가 없다는 생각을 내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평론가들은 대체로 「뻔디기」를 서정주의 극히 드문 일종의 체제 비판 작품으로 평가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해석은 상당히 의문스럽다. 그 시에서 주제로 다루고 있는 산업화 과정에서 의 세속화 또는 정신적인 가치의 상실의 문제란 그의 종래의 가치관과 그렇게 이질적인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사회 비판이라는 주제가 그의 작품세계에서 그다지 예외적인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무궁화 같은 내 아이야」는 그가 위의 두 시에서 걱정했던 바로 그 아이들을 청자로 설정한 작품이다. 서정주 시에서는 원래 꽃이 많이 나오지만 이 시에서 무궁화는 그 이름값을 위해 채택된 것처럼 느껴진다. 팔자 나쁜 손금을 두고 시인은 애써 얼음장을 뚫은 바닷물 같다고 비유한다. '밤길이건 낮길이건 걸어가'는 것밖에 다른 수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이를 부르는 소리의 반복과 함께 감정을 고조시켜 마지막 대목에서 동행에의 의지를 터뜨리는, 자칫 신파적일 수 있는 구조가 진부하지 않게 처리되고 있다. 대중적인 호소력이 강한 작품인데 다른 시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이 의아스럽다.
하늘과 땅이 너를 골라 영원에서 제일 질긴 놈이 되라고 내세운 내 아이야. 무궁화 같은 내 아이야. 너를 믿는다. 끝까지 떨어지지 말고 걸어가 보자 曺國과 그 자제분 들이 떠오르지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