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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페니베이커라는 유우명한 심리학자께서 글쓰기가 심리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둘 사이의 연관 관계를 연구해서 낸 "글쓰기 치료"라는 책이 있었음


대충 하루에 20분씩 며칠 동안 글을 쓰면 단기적으로는 슬픔과 우울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끼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감정의 해소와 긍정적 감정의 증가가 확인되었다는 내용의 연구임


그냥 기분이 나아졌네요~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심리적, 생리적 건강이 확보된 것임

말그대로 글을 쓰기만 했는데 몸이 튼튼해졌다는 거..


개꼴려서 안 읽어볼 수가 없잖음?


 

근데 시바 "글쓰기 치료"가 절판임;;


그래서 더 찾아보니까 에반스라는 사람이 절판됬던 "글쓰기 치료"를 읽고,

그 책을 대신하여 페니베이커와 함께 다시 쓴 확장판이 이 책이었음



책의 내용은 

1부는 페니베이커가 학자로써 연구하고 제시한 글쓰기 치료의 성과와 방법의 기본적인 얼개를 소개

2부는 에반스가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하는 실험적 글쓰기 방법들을 소개

3부는 실제로 워크샵을 통해 실험해봤던 치료형 글쓰기를 소개 하고 있음



나는 실천 가능한 형태로 정의하는 방식을 통해서 가능한 작은 단위까지 글쓰기 행위를 분해하고 

심리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내용을 찾고 있었는데 


내 기대와는 달리 아쉽게도 그런 책은 아니더라

좀 피상적이긴 하지만, 가볍게 읽기 좋은 형태로 제시되어 있어서 그거 나름대로 좋긴 했음


애초에 글쓰기 자체가 도움된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방법론을 소개하는 책이라

뭐든 한번 해보고 싶다 라는 사람들은 재밌게 읽을 책임


더해서 인상 깊은 예시들이 많아서 재밌게 읽었음



암튼, 요점은 간단함


1부에서 제시하는 내용은 이거임

하루 최소 20분씩, 4일 동안 크든 작든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진실되게 글을 써보는 것


그게 글쓰기 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임


그리고 너무 부정적인 형태로 문제를 끊임없이 되내이기만 하느라 진전이 없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문제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감당 불가능한 심리적 문제를 느끼면 병원을 찾아가라는 등의 주의점이 있었음


저 원칙과 주의점을 지키면, 그 외 단계들은 모두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음


원칙을 지켜서 글을 써본 결과 심리적, 생리적 건강을 확보할 수 있었고, 

대인관계, 사회활동 능력까지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더라


찐따들 혹할만 하노?




2부에서 제시하는 방법론 중에서는


의식의 흐름 기법, 아무 내용이나 써지는 대로 멈춤 없이 계속 쓰기, 

자기 문제를 제 3자의 관점에서 쓰기, 제 3자의 문제를 자기 경험인 듯 쓰기

대명사 바꿔 쓰기 정도가 젤 재밌어 보였음


시 쓰기, 이야기 구성하기 같은 것도 있었는데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하는데 급급해서 설명이 깊지는 않더라



3부에서는 실제로 치료형 글쓰기 워크샵과 참가자들의 소감을 보여주는데


되게 인상적이거나 감동적인 소감도 있었지만


아 이 글쓰기 치료라는 건 확실히 자기 감정 해소에 국한되어 있구나 싶었던 게

내가 그들의 사건을 모르는 상태로 읽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결국 그냥 나는 무고한 피해자고 다른 이, 혹은 이 사회가 잘못됬다. 라는 식으로 정당화하는데 힘쓰는 것 처럼 느껴졌음


물론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 "치료" 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자기 긍정을 전제하고 있고

부정적 감정을 해소함으로써 긍정적 인간으로써 사회에 존재하는 결과를 가져오니

그게 잘못됬다고 할 수는 없음


그러나 무조건적인 자기 긍정이 사회에 받아 들여지지 않는 사고관과 결합될 경우

옳든 그르든 개인과 사회가 부정적 형태로 충돌할거고 그럼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키고 결과적으로 다시 부정적 사건을 겪는..


그런 점을 지적 안 하는 게 좀 아쉬웠음


1, 2부에서는 글쓰기를 타인에게 보여주면 일종의 자기 검열이 일어나고 비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글쓰기 효과가 저해되니 

남들한테 절대 보여주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해놓고서


3부 워크샵에서는 결국 자기들끼리 소감 돌려보고 서로 후빨 해주는 거 보고 이거 좀 모순 아님...? 같은 생각도 들었음


비판 받지 않기 위한 자기 검열도 있는 반면에, 칭찬 받기 위한 자기 왜곡도 있는 법이잖아?


뭐 내가 개인의 욕구, 바람, 성향은 사회의 것과도 결이 맞게끔, 

혹은 나와 사회 동시에 이득일 수 있도록 재조정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서

무조건적 자기 긍정을 안 좋게 보는 탓도 있기는 함


물론 뭔가를 해소하려면, 어느 정도 자기 긍정이 필요하기는 한데, 

그냥 좀.. 너무 나이브하게 긍정하는거 아닌가?




암튼 여러 연구와 방법, 예시를 통해서 글쓰기의 심리 치료적 효과를 설득하는데는 성공한 책인듯


300페이지 안되는 가벼운 책이니 츄라이 츄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