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사랑은 활활 불타서 재를 남기고 동양의 사랑은 서로 스치며 녹아 물이 되어 하나에 이른다고 누군가 말했었다
남,북극의 만년설은 깜짝 놀라는 선연한 청옥빛인 걸 조금씩 부스러 팔기도 하는데 이를 수입한 나라들에선 작게 썰어 칵테일 잔에 띄운다 한다
보통 얼음보다 네 배를 더디 녹으며 수정 주사위 같고 신기하여 사람들은 술도 잊은 채 지켜본다던가 광석이면서 본질은 물이라 차갑고 투명한 물의 곤총들이 빽빽이 붐비며 꿈틀대고 실오리만한 균열에도 몸을 푸는 물방울들이 작은 운하처럼 운집하리라
소리없이 움직이는 공장같으리
두 얼음 세 얼음이 스치고 녹아 물이 되어 끝내 하나에 이르듯 우리도 그리 된다면 좋을 것을 ... 사람아
- 김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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