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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에 다 읽었습니다.
책이 얇은데 나는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싶지만 뭐 느리게 읽은 것이 아닌 꼼꼼히 읽은 것이라 생각하고 넘어갑시다.
감상문 써본 지 너무 오래돼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도 대충대충 넘어갑시다.
참 감상문 읽고 스포당했다고 욕하지는 마십쇼. 뭐야 그게.
1
읽고 대략적인 감상으로는 대충 좋았구나 하는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자이 오사무가 작품 속 사건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참 잘 구상해냈구나 같은 생각입니다만,
구상해낸 것을 잘 구성해내었냐는 또 다른 문제죠.
애초에 작품이 회상 형식이다 보니 이런저런 사견들이 많은데
중간에 괄호가 계속 나와서(이런 식으로 말이죠) 나의 독해를 방해한다든지, 중간에 갑자기 나중 일을 스포한다든지!
솔직히 그렇게 스포를 함으로써 요시코에 대한 불안감이 요시코 첫 등장부터 커져가는 부분은 좋았습니다만,
정작 그 부분은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굉장히 불필요하게 느껴진단 말이죠.
그 부분이 없었다면 더 요조의 감정이 와닿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또한 작품이 액자식 구성이란 점은 모두들 알고 계시겠죠.
작품이 참 씁쓸한 부분으로 끝난 후 후기로 환기를 시키는 것까지는 좋게 보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전 소설인데,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서 자기가 순수하고 자상하고 하느님처럼 좋은 사람이라 적는 게 뭡니까.
솔직히 나였으면 부끄러워서 후기 못 적어요.
또 하나 트집을 잡자면, 제가 한 달 전에 '문장독본'을 읽어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원래 문장을 잘 신경 쓰지 않는 타입이었는데요,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문장이 엄청나게 거슬리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얘가 자꾸 뭐뭐 하는 것이었습니다 것이었습니다 하고 적는데 너무 거슬리더라고요. 위의 문장 한번 봐요. 나도 옮았어.
물론 뭐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도 사람 쓰는 말이니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아아, 이 일군의 화가들은 인간이라는 도깨비에게 상처 입고 위협받다 끝내는 환영을 믿게 되었고 대낮의 자연 속에서 생생하게 요괴를 본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익살 따위로 얼버무리지 않고 본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입니다.
다케이치가 말한 것처럼 과감하게 '도깨비 그림'을 그려 낸 것입니다. -pp. 38-39, 민음사
아니, 것입니다 3연속은 너무한 거 아닙니까? 작작 쓰라고.
2
문장 얘기는 그만하고 내용을 봅시다. 말씀드렸다시피 다자이가 구상을 잘해서 내용은 괜찮았습니다.
'돈 떨어지는 날이 인연 끊어지는 날' 같은 요소도 이래저래 잘 썼다고 보고요,
'매달린 연'이나 각혈, 결핵, 덧니처럼 굉장히 명백한 상징적 요소들도 있었죠.
안타깝게도 저는 콩 전문가가 아니라서 잠두콩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는 알 수 없었습니다만 굳이 잠두콩인 이유가 있었겠죠?
솔직히 줄거리에 관해서는 뭘 적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대충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자면,
일단 회상 식이다 보니 중간 중간 뭐가 휙휙 지나갑니다.
예를 들어 자화상을 그리겠다 마음먹으니 다음 문장에 자화상이 완성이 되어있어요.
결혼하겠다 마음먹으니 다음 문장에 결혼을 했대요!
또 애가 자꾸 챵녀한테 들러붙고 그러는데 챵녀에 관한 부분은 옛날에 갤에서 누가 빗대어서 얘기한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챵녀는 그 시절 여캠이다.
그렇습니다. 요조는 호리키에게 술과 담배와 여캠 또는 버튜버와 전당포와 좌익 사상을 배운 겁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신기하게도 이해가 참 잘되더군요. 혹시 챵녀가 자꾸 나오는 글을 읽으신다면 이 대입법을 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3
사실 글을 읽어보면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사실 요조가 어렸을 적 하녀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입니다. 아니, 요조라면 자신의 무저항을 들겠지만요.
솔직히 사람이 아무리 소심하고 내성적이어도 인생이 이렇게 망가지진 않습니다. 다 그 하녀 때문이에요.
그 시절, 아니 지금이라도 어린 남자애가 어른 여자에게 성적인 행위를 당했다는 기사가 나면 제3자 입장의 여러분께선 무슨 반응을 보이시겠습니까?
야 개부럽다 나는 아단데 따위의 말이나 나오겠죠. 솔직히 히토미로 쇼타 역강간물이나 보는 인간들이 널린 판에 말입니다. 볼 거면 백합을 보라고.
아무튼 지금도 그럴 텐데 그 시절이야 말한다고 뭐가 달라졌겠습니까? 거기다 애초에 내성적인 아이가 피해자니, 요조의 추락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던 것이겠죠.
거기다 작품 속에서 강압적인 성행위가 여기서만 등장하나요?
요시코도 겁탈당했고요, 그 후에는 요조 본인이 약국 부인에게 몹쓸 짓을 저지르죠. 후에 고향에서 할매와의 섹스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보니 작품 후반부 요조 인생 파국의 한 단계마다 이런 장면이 나왔군요.
요시코 사건으로 그렇게 충격을 먹은 애가 나중에는 약국에서 사실상 똑같은 일을 저지르는 부분도 충분히 충격적이겠습니다만,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은 고향에서 연상의 여자에게 겁탈당하며 시작한 요조의 인생이 고향에서 상당히... 연상의 여자에게 겁탈당하고 끝난다는 부분이겠죠.
더 인상적인 점은 두 부분 모두 무저항이 드러나지만, 그 무저항이 서로 다른 무저항이라는 점입니다.
어렸을 적의 무저항은 공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결말부에서의 무저항은 모든 것을 놓아버린, 어찌 보면 해탈한 사내의 무저항이란 것이죠.
무저항하니 생각이 나는군요. 무저항은 죄일까요? 무구한 신뢰심은 죄입니까?
요조는 죄의 반의어는 벌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불을 물로 끌 수 있듯이, 죄를 벌로 뉘우칠 수 있다는 것이라 볼 수 있겠죠.
첫 죄가 쓰네코와의 자살기도였든, 쓰네코의 유혹에 대한 무저항이었든, 그 벌은 가족과의 단절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요시코의 겁탈은 무엇에 대한 벌인가요?
시게코를 떠난 것?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 믿은 것?
아니면 요시코를 구하지 못한 것이 죄였고 모르핀을 벌로서 받은 것일까요?
애초에 요시코는 그런 벌을 왜 받은 거죠? 남을 믿어서?
한쪽은 남을 신뢰했으니 인간 실격, 한쪽은 저항하지 못하니 인간 실격, 완전 실격 커플이군요.
아니, 진짜 인간 실격인 사람이 누구죠? 요조를 겁탈한 하녀 아닌가요?
예? 요조도 약국 부인을 겁탈했다고?
...
요조, 너도 인간 실격이야!
뭐 자신의 인생을 망친 사람과 똑같은 것을 저지름으로써 완전한 파국에 다다른 요조가 안타깝기는 합니다.
봄이면 자전거 타고 요시코와 아오바 폭포를 보러 가겠다 다짐했는데 말이죠.
하지만 아오바 폭포를 보지 못하더라도, 아오바 이치코의 음악을 들을 수는 있습니다!
(이 글은 pc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바일 환경에서 읽으시는 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할카ㅗ스 좆같아
백합충 개추ㅋㅋ - dc App
애플파이는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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