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ノルウェイの森 / 村上春樹 / 1987.

"자기 자신을 동정하지 마.
자신을 동정하는 것은 저속한 인간이나 하는 짓이야"

혼자라는 고독 속에서 꿈과 사랑, 인연과 연인, 나 자신까지 잃어 가는 끝없는 상실의 아픔을 겪는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선.

소설은 서른일곱 살의 와타나베가 이국의 공항에서 18년전 겪었던 상실을 회상하며 시작된다.
소중한 친구와 첫사랑의 자살을 겪으며 깨닫게 되는건 상실의 고통은 무뎌지지 않는다는 점이였다.
괜찮은 척 해 보아도 아픔은 결코 무뎌지지 않는다.

무언가를 잃는다는 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사소한 것이라도 잃어버릴 때면,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가며 되찾으려 애쓰고, 자신을 자책하며 후회로 뒤덮는다. 그러함에도 빈번히 반복되고, 어느새 미처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무감각해진다. 소중한 것들과의 이별은 나를 당장이라도 무너뜨릴 것만 같지만, 이내 익숙한 듯 버텨낸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무수히 많은 상실을 겪는다.
이 책을 읽으며 누군가와의 상실을 떠올리기도 하였을 것이다.
이때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수많은 상실과 마주치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견뎌내야만 하는가?

작중 미도리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이란 비스킷 통이라 생각하면 돼. 비스킷 통에 여려 가지 비스킷이 가득 들어있고, 거기에 좋아하는 것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 그래서 좋아하는 걸 자꾸 먹어버리게 되면, 그 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거든. 난 괴로운 일이 생길 때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통이라고."

헤겔의 주인-노예 변증법에서 인간의 자의식이란 인간 존재의 정수(essence)가 아니며, 다른 외적 존재로부터 새겨지는 것이다. 즉, 모든 개인은 곧 타인이며 이는 다시 말해 타인과의 상실을 겪게 되는 것은 곧 자신 일부의 상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스스로를 잃어가는 커다란 고통을 겪음에도 우리는 포기하고 잃어가며 성장한다. 그 아픔이 얼마나 크고 힘들지라도, 우리의 미래는 분명 좋아하는 비스킷들로 가득할 거라는 언제 찾아올지도 모르는 희망 따위로, 삶이 얼마나 힘들고 비극적이더라도 끝까지 살아가야만 한다.

위태로운 스무 살을 보내는 와타나베에
나를 투영시키며 생각한다.

그래도 나를 언제까지나 잊지는 마.
내가 여기 있었다는 걸 기억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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