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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낭만적 SF

16, 17세기 유럽에선 자연과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륙해내며 과학이 철학에서 분리되고, 자연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들을 이성을 통해서 사회의 무지를 타파하고 현실을 개혁하자는 계몽주의 운동이 18세기를 기점으로 확산되기 시작한다. 다만 이들이 말하는 낙관적 미래를 향한 진보라는 역사관에 기초한 자연의 과학적 분석들은 동시대에 일어난 산업혁명과 더불어 자연을 파괴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이에 반발하는 낭만주의가 탄생하여 자연에 대한 분석이 아닌 상상력을 통한 통찰이 대두된다. 이러한 이념으로 탄생한 낭만주의는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동경을 담아 독창적인 이상사회를 다룬 소설들을 집필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다.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생명 창조에대한 관심을 가지고 이에 몰두하다 흉악한 피조물을 탄생시켰는데, 이는 과학과 이성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를 부순 영웅적이고 이상적인 인간의 위엄을 나타내는 한 흉상을 그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피조물을 고통과 이후 발생하는 불행을 서술하며 책임에 대해 묻는다. 비록 이 작품은 당시 세간의 비평 속에 묻히게 되었으나 이러한 형식은 그들이 영향을 받았든 받지 않았든 간에, H.G 웰즈, 에드거 앨런 포, 쥘 베른이 계보를 이어 받으며 SF의 틀을 미약하게나마 구축하게된다. 이 시대의 낭만적 SF의 특징을 숭고미가 작품 내에 만연히 드러난다는 것인데, 임마누엘 칸트는 이 숭고에 대해 특정 숭고한 현상에 대해 이해를 넘어선 영역에 있는 것이라 판단했을 때 우리는 그걸 '숭고'라는 개념적 범주에 자리잡는다고 이야기한다. 즉, 이 시대의 SF는 이해가 불가한 현상에 대한 서술과 함께 상상력이란 이름 하에 자연현상의 형성과 함께 이성의 인식 범주를 확장/실험하려는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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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1, SF의 탄생과 리얼리즘, 모더니즘적 SF

1918년, 제 1차 세계대전이 종식되며 전후 20년대의 미국은 근대의 절정기를 맞이한다. 라디오는 한 가구당 한 대 수준으로 전역에 보급되었고 이에따라 대중음악, 연속극, 토크쇼 등의 대중문화가 발전했다. SF가 나타난 것은 '광란의 20년대'라고도 불린 미국 호황기의 소산이었을 것이다. 1926년, SF라는 용어의 창시자 휴고 건스백은 <어메이징 스토리스>를 창간하며 대중들에게 SF의 형태에 대한 정의에 대해 말하며 독립적인 한 장르로 규정을 짓는다. 이 당시 SF는 우리에게 친숙한 사회과학이 담긴 소프트 SF의 형태가 아닌 호황기였던 당시 세태를 잇는 보수적이고 19세기의 영웅적(가부장적)이며 숭고미가 제외된 형태의 하드 SF였다. 저번 세기와 다른 형식의 SF가 나타나게 된 것은 해당 장르의 명칭이 탄생하기전 1924년 출간된 예브게니 자마틴의 <우리들>이었다. <우리들>은 이후 디스토피아와 SF가 결합된 소설들의 효시라 불리며, 망명 소련 작가의 작품이다보니 은연 중 소련 체제의 풍자와 절제된 감정을 통한 인물과 현상의 절제된, 리얼리즘적 서술을 보여준다. 30년대, SF가 확산되며 초기 팬덤은 SF를 사회•정치적 비판의 전개, 소통 도구로써의 가능성이 있는지, 아님 그저 엔터테인먼트에 불과한지 논의가 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공황이 닥쳤을때도 펄프 SF는 방식을 고수하게 되었고 SF의 변화는 또다시 잡지 외의 영역에서 발생하게된다. 전후 나타난 모더니즘의 영향이 드러나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였다. 20년대 대중문화의 발전에 따른 쾌락주의 양상을 띄는 현대와 훗날 발생할 퇴폐적 미래에 대한 경고를 담은 이 소설은 사회에 맞춰 사는 이들 중 독자성을 지닌 주인공과 그의 내적인 경혐을 사회의 묘사와 함께 서술하며 독자와 주인공을 실존주의적 문제에 맞닥뜨리게 하는데, 이는 앞의 <우리들>의 리얼리즘적 요소와 차별됨과 동시에 단순 현실 모방을 지양하고 주관적 기술을 지향하는 모더니즘의 영향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훗날 이런 모더니즘 기법을 이용한 SF는 60-70년대의 SF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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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2, 뉴웨이브 SF, 포스트모더니즘과 만난 SF, 소프트 SF
1940년대는 50년대와 함께 펄프 SF의 황금기라 불린 시기는 우리가 흔히 SF의 거장이라 지칭하는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A. 하인라인이 활동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당시 SF계의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던 잡지 <어스타운딩 스토리스>의 편집자 존 W. 캠벨에 의해 소프트 SF는 SF로 환영받지 못하거나 판타지 같은 다른 장르로 분류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럼에도 당시 SF는 외계인, 로봇, 돌연변이와 같은 나와 다른 생명체, '타자성'을 다루는 형태가 인기와 함께 비약적인 발전을 이륙하며 이는 SF가 훗날 젠더, 인종, 성적 차이에 대한 사변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SF가 진보적 형태를 띄게된건 SF의 황금기가 지난 60-70년대부터였다. 50년대의 냉전, 매카시즘 같은 사회적 혼란과 UFO 연구 같은 비정통적 과학(UFO, 초심리학, 심령학 등)을 SF장르 편입에서 배제시킨 장본인 존 W. 캠벨이 비정통적 과학을 옹호하는 소설들의 출간을 통해 암묵적으로 편입을 옹호한 것이 SF 장르 혁명에 도화선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발발한 60-70년대 SF들을 뉴웨이브 SF라 지칭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회적•정치적 현실을 이야기하기 위한 현대적 서술기법을 작가와 독자 모두가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포스트모더니즘적 요소가 SF 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여성 인간>이란 조애나 러스의 작품에선 평행세계를 통해 네 가지 다른 이데올로기적 경험&개성을 지니고 그 삶에 대한 통찰과 의심을 가하는 메타픽션적인 요소로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하기도 하며, 월리엄 S. 버로스의 <노바 경찰>이란 작품의 비선형적 서사의 조각을 자르고 붙이는(Cut-Up)기법을 통해 사회통제와 편집증적 우주 시대를 창조하며 사회 비판을 역설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SF의 변화는 소프트 SF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으며, 동시에 이런 급진적 행보는 순문학에도 영향을 미쳐 서로 결합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제 더 이상 SF는 그저 순수과학만을 다루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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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3, 사이버펑크와 아포칼립스/21세기 SF
소프트 SF는 사회과학, 비정통적 과학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을 흡수하며 한정되어있던 하드 SF의 영역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무대의 개척을 계속해서 열망하고 있었다. 소련과 미국의 우주 경쟁으로 60-70년대의 주무대가 우주였다면, 80-90년대는 아포칼립스의 황폐화된 세계나 고도로 발전된 사이버펑크의 세계였다. 당시는 더 이상 이전 문제(특히 냉전)의 위협은 새로운 경제적•정치적(뉴라이트, 신자유주의) 요소에 의해 물러났으며 이는 하드 SF가 영웅적 요소를 버리고 우주 군사화나 현재 문제의 기술적 해결에 대해 논의하는 형태를 띄게되는데 일조하기도 한다. 소프트 SF의 경우, 개인용 컴퓨터 같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인한 핵폭발 이후의 세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렇게 후자는 정치적 투쟁으로 발발한 세계의 황폐화나 자아를 가지게된 기게가 의도적으로 핵전쟁을 일으켜 인류를 파멸시키는 형태로 대중들의 상상력을 자극했으며 전자는 가상현실, 기계로 인해 발전한 인류에 대한 포스트휴머니즘, 인공지능 윤리 같은 기술적 문제와 쾌락주의적으로 변하는 세계의 논의를 담기 시작했다. 두 장르의 공통적 특징이라면 시간대가 대부분 먼 미래가 아닌 근미래이며, 비관적 미래관과 빈부격차에 대한 것들을 담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앞에서도 말한 새로운 경제적•정치적 요소들이 한몫했다. 신자유주의의 복지감소에 따른 심화된 빈부격차와 기술발전, 미국의 헤게모니라는 뉴라이트적 환상이 아포칼립스 SF와 사이버펑크의 발전을 이끌어낸 것이다. 우리가 현존하는 현재를 비롯한 21세기는 사이버펑크에서 디지털 의식과 네트워크의 영향을 받아 우리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된 기술, 특이점을 다루는 미래나 역사소설과 결합에 과거를 통해 현실, 미래의 방향을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서구권에 한정되어있던 이전 SF와는 달리 세계화되며, 동양의 가치관과 서양의 가치관이 충돌하며 생기는 문제를 다루기도 한다.

우리가 현재 SF로 보고 있는 퇴폐적 미래는 <멋진 신세계>에서 시작되었으며 사이버펑크가 나타난 80-90년대에 주류가 되어 다른 SF에도 차용되며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21세기, SF는 또 어떤 이상세계를 그리고 있을지, 우리는 미래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 전에 일어날 SF의 변화는 아직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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