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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독일 작가들에게 내가 갖는 인상이 있다. 그들은 역사의 과오와 문명의 폭력성을 비판하고 자학하면서도 대중의 찬사를 받을 수 있는 문화적 토양 속에서 자라났다. 아마도 이것은 민족국가 중 오직 독일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속성일 것이다. 이러한 환경은 독일 작가들에게 어떤 기질을 학습시켰고, 또 발전시켰다. 바로 예민성이다. 그들은 국민성을 주입하기 위한 사회적 의식에 언제나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며, 그들의 글타래는 만성화된 사회적 의례를 절개하여 깊숙이 숨겨진 파시즘의 독소를 꺼내는 하나의 수술과정처럼 보일 때가 잦다.


이런 예민성은 제발트의 안에서 보다 독특한 형태로 발현되었다. 그는 번성과 몰락을 존재의 형식으로 여기는 듯 보인다. 그는 찬란하게 번영하는 것 이면에 내밀하게 숨겨진 몰락을 포착해 문학적으로 구현하는 것을 즐긴다. 또 반대로, 쇠잔한 몰락의 흔적을 더듬어 그것의 가장 찬란했을 시기를, 그리고 그것을 영화롭게 만들었던 마법 같은 문명의 작용을 그려내는 것도 즐긴다. 이 책은 반복하여 번성과 몰락을 번갈아 비추며, 일종의 문예적 곡예를 선보인다.


끝없이 펼쳐진 듯 보였던 하늘은 사흘이면 끝날 열병과, 격자 창문 하나면 조각내어 낡은 천장 안에 가둘 수 있다. 별자리의 이름을 선점한 고대의 영웅들조차 영원 속에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다. 이성이 발전할 때마다 신비와 영성에 대한 갈망은 후퇴하고, 찬란했던 것은 몰락해간다. 그 목측할 수 없는 모순성은, 심지어 이성의 첨단에 위치한 자들의 내면에서도 작용하고 있다. 중세가 끝날 무렵, 한 무리의 학자들은 시신을 해부해 인간의 비밀을 밝히고 금기에 도전하여 암흑을 걷어내겠노라고 당당하게 선언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선언에 너무나 고취된 나머지 그 해부의 순간을 렘브란트에게 의뢰해 그림으로 남기기까지 했다. 그러나 렘브란트의 시선으로 볼 때, 그 명철한 계몽이 도려내고 있는 것은 암흑이 아니라 그저 한 불쌍한 빈민의 육체일 뿐이다. 생명력도 존엄성도 잃은 채, 양치식물 같은 녹황빛으로 해부된 골격은 그 모순을 호소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 그림은 얼토당토않은 해설을 밑에 달고, 계몽 시대의 증거로서 환하게 회칠한 회랑에 걸려 있다. 이것을 집도한 브라운의 유해가 250년간 관을 떠나 박물관을 헤매이다 비로소 안치된 것은, 응보는 아니었을까...


시선은 쇠잔한 해안으로 옮아간다. 걷잡을 수 없는 산업의 찌꺼기에 오염된 해안은, 양물이 돋아난 암컷과 기형으로 비틀린 물고기들이 뛰노는 청동빛 소금물에 불과하다. 청어잡이 배가 난파선처럼 흩뿌려져 있고, 그들을 인양하기 위한 권양기는 소금을 머금은 바람에 곱게 망가져가며, 이 해안에 낚싯대를 드리운 낚시꾼들 역시 생명을 건져올리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 그저 완전히 사멸한 세계를, 시꺼먼 수면과 그에 비치는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기 위해 모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해안은 원래 이렇지 않았다. 이 해안은 옛날에는 청어잡이의 고장이었으며, 심해로부터 솟구쳐오르는 청어들은 그 가공할 만한 생명력으로 이 일대 전체를 먹여살렸다. 한 마리의 청어는 매년 칠만 마리의 청어를 낳았고, 칠만 마리의 청어들은 각자 칠만 마리의 청어를 낳아서, 만약 아무도 그 번식의 수열을 끊어내지 않는다면 그들은 몇 세대만에 지구의 20배에 달하는 부피로 부풀어올라 이 행성을 썩어가는 청어 속에 잠기도록 만들 것이다. 이 세계를 질식시킬 만큼 과잉된 생명력을, 절제하고 도려내어 식탁에 배송하는 것이 이 고장 사람들의 권리이자, 의무였으며, 지난 몇백년 간 이 고장은 그것만을 위해 존재했다. 그러나 그 청어들의 생명력이 사그라든 지금, 이 고장은 소금바람 속에서 멍하니, 기형의 물고기들이 벌이는 죽음의 무도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때로 한 존재의 몰락은 다른 존재의 몰락으로 파급되며, 어떤 대상은 태어날 때부터 몰락 속에 던져진다. 그들에게 주어진 삶이란 자신의 몰락과 화해하기 위한 기나긴 이혼 조정과 같은 것이다. 아일랜드의 지주 가문인 애쉬버리 가문의 무너져가는 저택을 비추면서 제발트는 다른 시공간에 잘못 태어난 듯한 사람들의 당황과 침묵을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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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의나는 이글을어케마무리하려다 던진건지

기억이안나네

어렴풋이 요아힘 페스트랑 엮어서 뭐 하려고했던거같은 흔적이 서두에잇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