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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dhartha / Hermann Hesse / 1922.

"그를 둘러싼 세계가 녹아 없어지고,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그가 혼자 서 있는 이 순간에, 추위에 떨고 겁을 잔뜩 먹은 이 순간에 싯다르타는 높이 솟아올랐다. 이전보다 더 많은 자의식이 더욱 튼튼하게 결속되었다. 그는 그렇게 느꼈다. 이것은 깨어나기 위한 마지막 전율이었다고. 태어나기 위한 마지막 진통이었다고. 그리고 그는 곧장 다시 걸어 나갔다."

우울증을 앓던 헤르만 헤세가 직접 느끼지 않고 작품을 쓰는 것이 무의미 하다고 생각하여 1부를 집필한 뒤, 약 1년 반 동안 실제 깨달음의 과정을 거친 후 한 인간이 자기완성에 도달하는 과정을 종교적 필치로 그려낸 그의 정수가 담긴 작품.

작중 싯다르타는 도를 찾던 도중 사랑과 쾌락의 속세에 빠져들며 본인의 모습을 잊어버렸다 생각하며 자책한다. 모든 것을 버리고 죽음을 갈망하는 그 순간, 세속의 경험들이 그를 깨우친다. 윤회하는 고통을 깨닫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하여, 모든 것은 단일화된 완전성을 '향해서'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이미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완전한 단일의 것이라고.

세계는 의지의 우주이다. 의지를 자유롭게 포기하면, 모든 현상도 없어지고,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형식들의 다양성, 그 전제 현상, 최종적으로 그 현상의 궁극적인 기본 형식인 주관도 객관도 없어진다. 결국 우리 앞에 남는 것은 무이다. 그러나 우리의 본성과 자신, 나아가 세계는 삶에의 의지이기 떄문에, 우리가 무로 사라지는 것에 저항한다. 그리하여 의지의 부정과 허무는 우리를 영속적으로 위로하는 첩경이 된다.

개체는 결국 현상에 불과하며, 이유율 즉 개별화의 원리에 결박된 인식을 통하여 존재하는 것에 불과하다. 쇼펜하우어는 모든 현상이 인식할 수 없는 물자체이자, 세계를 이루고 있는 하나의 의지가 객관화 한 것이라고 보았다. 싯다르타가 자아를 초월하는 묵상을 하며 경이의 세계를 접해 틀에서 벗어나 단일성을 찾으려 한 것은 과연 이러한 이치 안에 있지 않을까?

시간을 배제하고 삶의 맹목적 긍정을 잠시 내려놓을 때, 완전함을 가지는 단일성을 바라보며 원인과 목적의 부재를 수긍할 때, 진정한 자유로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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