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밝히자면 저는 하루키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노르웨이 숲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은 큰 흥미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현실과 환상을 가로지르는 하루키 특유의 글이 제게는 잘 맞지 않은 탓이겠지요.


그럼에도 이번 작은 꽤나 즐겁게 읽었습니다.

처음부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뚜렷하게 그어 교차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니 몰입하기 좋았고,

환상파트를 읽다 보니 두 세계의 교차점에서는 자연스럽게 하루키의 눈을 통해 세계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작들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뭐랄까, 하루키에게 설득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전에는 '갑자기 무슨소리야?' 라면 이번 작은 '음음 그래 그래서?' 라는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난해하던 메세지들도 간결하게 와닿았구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래 하루키를 좋아하시던 분들이라면 아쉬울 듯하고, 

저와 같은 이유로 하루키 소설을 즐기지 못하셨던 분들이라면 가볍게 읽어볼만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