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악적 환상
카지이 모토지로
어느 해 가을 프랑스에서 온 젊은 피아니스트가 그 나라의 전통적인 기교로 풍부한 수의 악곡을 겨울에 걸쳐 연주하고 간 적이 있었다. 그 중에는 독일의 고전적인 곡목도 있었지만, 이때까지 소문만 무성할 뿐 거의 드물게밖에 들을 수 없었던 수많은 프랑스 계통의 작품을 가져왔다. 내가 들은 것은 몇 주에 걸친 6회의 연속 음악회였는데, 호텔 홀이 연주회장이었기에 청중도 적고, 그 때문에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 속에서 들을 수가 있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나는 연주회장에도 주위 청중의 머리모양이나 옆모습에도 익숙해져서, 마치 교실에 나온 듯한 친근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러한 제도의 음악회를 좋게 생각했다.
그 마지막에 가까운 어느 아벤트였다. 그 날 나는 평소와는 다르게 차분함과 명료함을 자각하면서 회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제1부의 긴 소나타를 한 소절도 들으면서 빠뜨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계속 들었다. 그것이 끝났을 때, 나는 자신을 그 소나타의 모든 감정 속에 몰입할 수 있었음을 느꼈다. 나는 그 날 밤 잠자리에 든 후의 불면증과, 불면증 속에서 지금의 행복의 배나 되는 고통을 받아야만 할 것을 예감했지만, 그 때 내가 빠져든 깊은 감동에는 그것은 어떤 울림도 주지 못했다.
휴식 시간이 왔을 때 나는 떨어진 자리에 있는 친구에게 눈짓을 하고 사람들 어깨 사이로 야외로 나갔다. 그 시간 나와 그 친구는 음악에 어떤 비평도 하지 않고 서로 조용히 담배를 피웠지만, 어느 새 우리들 사이에 규칙이 되어버린 각각의 고독도, 그 날 밤 그 때에는 상당히 어울렸다. 그렇게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으니 나는 자신을 붙잡고 있는 강한 감동이 뭔가 무감동과 비슷한 기분을 데려 오고 있음을 느꼈다. 담배를 꺼낸다. 입에 문다. 그리고 조용히 그것을 피우는 것이, 자못 "별로 바뀐 것도 없는" 느낌인 것이었다. ㅡㅡ 등불을 붉게 반사하고 있는 밤하늘도, 그 속에 때때로 비치는 푸른 불꽃도. …… 그러나 어디선가 들려온 경쾌한 휘파람이 지금의 소나타에 몇 번이나 되풀이되는 모티프를 불고 있는 것을 들었을 때, 나의 마음이 날카로운 혐오로 바뀌는 것을 나는 봤다.
휴식 시간을 남기고 자리에 돌아온 나는, 빈 회장 안에 남아 있는 여자의 얼굴 등을 멍하니 보거나 하면서, 마음이 겨우 조금씩 진정된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이윽고 벨이 울리고, 사람들이 자리로 돌아와, 원래 자리로 원래 머리가 늘어서 버리자, 그것도 나에게는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나의 머리는 무언가 얼어버린 것 같아서, 곧 시작될 다음 곡이 이상하게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번은 주로 근대와 현대의 짧은 프랑스 작품이 차례대로 연주되어 갔다.
연주자의 하얀 열 손가락이 어느 때는 거품을 물고 나아가는 파도머리처럼, 어느 때는 서로 희룽대고 있는 가축처럼 건반에 덤벼들고 있었다. 그것이 때때로 연주자의 의지로부터도 울려퍼지고 있는 음악으로부터도 분리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가 생각하니 나의 귀는 갑자기 음악에서 멀어지고, 숨을 죽이고 열심히 듣고 있는 회장의 공기에 닿거나 했다. 곧잘 있는 일로 처음은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프로그램이 마지막에 가까워 감에 따라 그것은 점점 두드러지게 느껴졌다. 분명히 오늘밤은 이상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지쳐있던 것일까? 그렇지는 않았다. 마음은 너무 긴장할 만큼 긴장해 있었다. 곡목 하나가 끝나고 모두가 박수를 칠 때 나는 습관적으로 보통 가만히 있었지만, 이 날 밤은 특히 강요된 것처럼 꼼짝 않고 있었다. 그러자 울려퍼지는 소리로 들끓고 다시 쓰윽 가라앉아는 장내의 변화가, 무언가 하나의 긴 음악 속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나의 마음에 비치기 시작했다.
독자는 어린 시절 이런 장난을 한 적은 없는가. 그것은 떠들썩한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있을 때, 양쪽의 귀에 손가락으로 마개를 하고 그것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이다. 그러면 구와웃ㅡㅡ 구와웃ㅡㅡ이라는 떠들썩함의 단속(斷續)과 함께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무의미하게 보인다. 사람들은 아무도 이런 사실을 모르고, 또 그 속에 빠져 있는 자신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ㅡㅡ 마치 그것과 비슷한 고독감이 마침내 갑작스런 격렬함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그것은 연주자의 오른손이 높은 음정의 피아니시모에 잘게 닿고 있을 때였다. 사람들은 일제히 숨을 죽이고 그 미묘한 소리에 숨이 넘어가고 있었다. 문득 그 완전한 질식에 눈떴을 때, 깜짝 나는 놀란 것이다.
"이 무슨 불가사의한 일인가, 이 석화는? 지금이라면 저 하얀 손이 설령 저 위에서 살인을 저질러도, 누구 한사람 소리 지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조금 전의 박수와 웅성거림을 마치 꿈처럼 떠올렸다. 그것은 나의 귀에도 눈에도 아직 똑똑히 남아 있었다. 그렇게 웅성거리고 있던 사람들이 지금은 이렇게 조용하다니 ㅡㅡ 나에게는 그것이 이상하고 이상한 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누구 한사람 그것을 의심하려고도 하지 않고 한 결 같이 음악을 쫓아가고 있다. 말할 수도 없는 덧없음이 나의 가슴에 스며들어 왔다. 나는 끝도 없는 고독을 마음속에 떠올리고 있었다. 음악회 ㅡㅡ 음악회를 감싸고 있는 커다란 도회지 ㅡㅡ 세계. …… 소곡은 끝났다. 찬바람 같은 소리가 한바탕 지나갔다. 그 뒤에는 다시 본래의 조용함 속에서 음악이 울려퍼져 갔다. 이미 모든 것이 나에게는 무의미했다. 몇 번이고 사람들이 왁자지껄했다가 다시 조용해져 간 일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던 것인지 꿈만 같았다.
마지막 박수와 함께 사람들이 외투와 모자를 들고 자리를 일어나기 시작하는 음악회의 마지막을, 나는 병적인 쓸쓸함으로 사람들과 어께를 나란히 하고 출구 쪽으로 움직여갔다. 출구 가까이서 굵은 목을 지닌 신사복의 어깨가 나의 앞에 섰다. 나는 그것이 음악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한 후작이라는 것을 바로 알았다. 그리고 그 옷감 냄새가 나의 쓸쓸함을 때렸을 때, 무슨 일일까, 그 위엄에 찬 모습은 홀연히 위축해서 어이없이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나는 나의 의지에서가 아닌 같은 범행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더하는 것에 말할 수 없는 우울을 느끼면서, 현관에 나를 기다리고 있던 친구와 함께하기 위해 서둘렀다. 그 날 밤 나는 우리들이 그로부터 언제나 걸어가기로 되어 있던 긴자로는 가지 않고 혼자 집으로 걸어 돌아갔다. 내가 예감하고 있던 불면증이 며칠 밤이나 나를 괴롭혔음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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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옛날에 했던 번역 하나 deepl로 다음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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