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만큼 깊은」 _홍성희
비평은 문학장의 문제들에 대하여 꾸준히, 흡족함 없이도 거듭, 책임을 져갈 수 있을 것이다. 비평이 특별히 윤리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비평의 일이고 비평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위치이며 동시에 그러고자 하는 마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비평의 성취보다 태도를 믿는다. 그 믿음의 자리에서 비평은, 문학은 내내 위험하기를. 누군가의 위태가 누군가의 안전이 되는 것이 어느 누구에게도 당연시되지 않는 자리가 이곳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 여기에 비평은 있다. (p. 24)
「비평(非平)한 비평(批評)―비평의 경량화에 대한 비판과 옹호」 _성현아
비평가는 스스로 예속된 주체임을 인식하며 동시에 그 예속화에 저항해야 한다. 작품과 밀착하되 납작해지거나 매끄러워져서는 안 되며, 무엇이든 붙들고 지연시켜 깊이 살필 수 있도록 날카로움을 유지하는 비평이 되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점은 그러한 날 섬이 내부를 향하기란 어렵다는 점, 때문에 자기비판과 자기반성으로는 결코 예속을 극복할 수 없다는 점까지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운 날들을 활용해 다른 비평과 맞물리고, 서로를 할퀴어 변형하기도 하며 엉키어야만 새로운 곳까지 나아갈 수 있다. 적극적으로 논쟁하고 얽혀들어 여타의 비평과 마찰해가며 예리함을 벼려 균열적인 겹침을 창출하려는 시도들은 더 많아져야 할 테다. (pp. 38~39)
「사라진 한국문학봇과 챗-비평의 시대」 _노태훈
지금 한국 문학비평에 대화가 필요하다고 할 때 그 대화는 기존의 담론이 형성되는 구조와는 조금 달라져야 할 것이다. 대화의 형식이 얼마나 다채롭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를 감안하면 현재 비평장의 대화들은 다소 경직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전통적 방식의 비평적 행위가 가진 의미들을 인정하되 과감한 대화의 형태를 새롭게 시도해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때때로 그것이 무리하고 과하게 느껴진다 하더라도 그 시도들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p. 75)
「비평 이후의 비평―2020년대 문학적 의제의 흐름과 지형」 _최진석
한편으로 2010년대 만들어진 사회적 의제들, 곧 정치적 정의와 경제적 불평등, 젠더와 소수자 차별 등은 여전히 한국에서 미완의 과제로서 남아 있기에 계속 추구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팬데믹이 불러낸 인류세와 기후 위기의 상관적 문제의식, 그 영행 아래 야기된 이전 의제들의 복잡화 등은 예전과는 다른 관점과 해법을 요구한다. 명확히 비평은 담론과 텍스트의 경계 내부에만 갇혀 있지 않았다. 언제나 그래왔듯, 그것은 현실과 사회적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추이를 통해 자신의 의제를 결정하고 글쓰기를 실행해왔다. (p. 55)
문학과사회 하이픈 (2023년 가을)에 수록된 메타비평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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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속된 주체임을 자각하면서 저항하라는 말이 마치 졸부의 노예로 팔려간 몰락영애지만 존심만 지키는 떡인지 전개같아서 꼴리네요
푸코임
사실 평론은 소년만화와 굉장히 흡사한데, 결정적인 순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접속어를 쓰기 좋아하기 때문이다
오......
문학과사회 하이픈? 이번호 사먹을만함?
메타평론이 재밌긴 함. 근데 나도 사서 본 건 아니라 구매권유까진 조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