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두 독자를 비교한다면
오랜 기간 문학 독서를 하여 문학적 텍스트에 익숙하고, 작가에 대한 각종 정보와 썰, 시대적 배경에 대한 지식 등도 충만하고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텍스트를 읽어내는데에 상당한 열정을 가진 한국 독자랑
걍 뉴욕 지하철 노숙자 랜덤으로 아무나 잡아온 미국인이랑
둘이 각자의 언어로 셰익스피어를 읽었을 때 누가 더 잘 "이해"했다고 할 수 있을까?
참고로 예전에 이걸 갤에서 물었을 땐 전제 조건이 어떻든 모국어가 영어면 전자가 얼마나 발버둥을 치든 후자의 벽을 넘을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었음
물론 그 텍스트가 중세 영어에 가까운 고어이지만! 아무튼 잉글리싀 스피킹 독자는 한국인이 떼려죽여도 따라잡을 수 없다! 잉글리싀 스피킹 독자가 아닌게 너무 한스럽다! <-- 대충 이런 분위기였지
둘다 병신같은데 그냥 둘다 잘하면 안될까요
미국은 제대로 교육받은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간 격차가 너무 커서 무조건 ‘랜덤’이라고 하면 비교의 의미가 별로 없음.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미국인이 근대 영어를 조금 익히고 주석 달린 셰익스피어를 읽는다면 번역본을 읽는 한국인이 그걸 능가하긴 매우 어렵다고 봄
아 지하철 노숙자라 할라했었는데 걍 지하철이라 적었네 물론 노숙자가 고학력자지만 사업 망해서 노숙 중이라는 얘기 나오면 또 몰?루지만~ 하여튼 내 말은 그렇다한들 원어민에 대한 독서에서의 열등감과 동경심을 가지면서 독서를 해야하냐는 거임
열등감 느낄 시간에 그냥 영어 익혀서 원서로 보면 해결될 문제임
애초에 셰익스피어 정도면 현대 영어에 가까워서 주석이랑 같이 보면 그렇게 어려운 수준도 아님
그것도 내가 영어 배워봐야 원어민이랑 갭이 안메꿔지는데 어캄 ㅠㅠ 아 나도 태어날 때부터 셰익스피어 잘 이해하는 사람 되고 싶다 ㅠㅠ 거리는데 어케요...
그건 16세기 잉글랜드에 다시 태어나는 수 밖에..
반대로 생각해봐. 동양문학, 철학, 역사, 문화를 30-40년 연구한 외국인 학자랑 여기 있는 독붕이1 이랑 사서삼경이나 동양문학에 대해 논한다고 했을 때 누가 더 잘 이해하고 있을지
당연히 전자지만 원서빠돌이들은 그렇게 생각안할듯. 아마 동양고전은 깊이가 얕아서 서구 철학 식으로 공부하면 금방 따잇하죠~ 식의 개논리 쓰지 않을까?
그렇긴 한데, 30-40년 연구한 학자도 원서로 읽긴 할듯. 어쩌면 한국어나 중국어를 독붕이1보다 잘 할수도 있고
그게 당연하죠 당연한 걸 사고실험까지 해야하는 원서에 대한 강박과 호들갑이 싫을 뿐...
세익스피어 같은 경우에는 언어 유희 부분이 영어 화자가 아니면 가슴에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기는 함.
그래서 한국어로 번역된것으로 보면 악센트, 낱말꼬기, 순서도치 등으로 나타나는 말장난들이 세익스피어가 의도한대로 나오지 않는 점은 어쩔수가 없음. 그런데 정규 교육을 받아보지 않은 뉴욕 지하철 거지도 이거 이해못함. 그런 요소들 역시 세익스피어의 문학의 일부일 뿐이고 한국어 화자는 번역된것 나름대로 읽어가고 그가 제시하는 테마에 대해 생각해볼순 있지 않나?
지금 생각해보니 재미있네 그땐 모국어가 아니니 넘을 수 없다고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사람 이해하는데 언어가 중요하긴 하겠다만 그게 필수던가 싶기도 하고? 같은 말 쓰는 사람도 이리 난린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