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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불란서 놈들 책을 계속 읽게 되는데 얘네는 얘네만의 독특한 현학성이 참 재미가 있음
묘사와 비평이 합쳐진 듯한 오묘한 글맛. 삐끗 엇나가면 좆 같은데 잘만 쓰면 굉장히 리드미컬한 속도감이 생겨서 즐겁게 읽힘
사물들은 소비 사회가 만들어내는 허영의 이미지 자체로만 이루어진 삶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나태함과 발버둥, 도피, 절망, 회의 등을 다루고 있음
여기서 보여준 비평적 문체는 사회와 개인이라는 소설의 두 요소를 완전히 분리시켜,
사실상 사회를 주도적 위치에 놓고, 주인공들을 피동적 위치에 놓음
그래서 주인공들은 사회의 어떤 요소에 이리저리 휩쓸려 허우적거리는 피상적 개인으로 묘사됨
후기를 쓴 비평가가 말하기를,
재밌게도 당시 전문 비평가들은 오히려 이러한 피상, 피동성을 그다지 많이 지적하지는 않았고,
사물들이라는 작품으로 비추어 볼 수 있는 사회적 요소 자체에 대해 더 관심이 있었다고 함
그래서 소설을 소설이라 부르지 않고 해석을 위한 텍스트로 보는 전문비평가 집단과
소설의 즐거움을 기꺼이 인정하는 기술자, 주변지식인집단을 구분함
전문 비평가들은 이걸 소설로 보지 않고, 사회 풍자적 텍스트로 보는 반면,
기술자들은 영웅주의가 부재한 반면교사적 소설, 주변 지식인들은 자신들의 현실을 그대로 옮긴 자화상적 텍스트로 읽는다고 함
이 중에서도 기술자들은,
인간은 사회의 영향을 개인과 조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페렉이 의도적으로 그것을 빼버렸음을 지적하며
피상, 피동적 인간은 소설적 인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함
페렉의 작품이 실험 문학임을 고려해볼 때, 그들의 지적은 옳았으나, 주장은 틀린 거 같음
이걸 2023년에 읽은 나로써는 그래서 안될게 뭐 있나 싶으니까ㅋㅋ
암튼 나는 페렉이 세가지 해석 모두 어느 정도 의도한 것이라 생각함
세가지 해석 모두를 의도했다는 건, 한가지로 수렴될 수 있는 어떤 본질, 주제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거고
그 이유는 페렉 본인이 그 한가지가 뭔지 몰랐기 때문이었을 것임
왜냐하면, 본인 스스로도 당시 소비 사회의 도래와 영향을 목격하며 살아간 주변 지식인, 즉 사물들의 주인공들과 다를 바 없었을테고,
부모 잃은 유대인 고아의 내면에 남은 거대한 구멍은, 그 구멍 주위에 남은 편린으로만 덮을 수 있었을 테니까
그의 창작 방식 또한 결핍된 내면 요소 대신에 그 주위에 쌓여가는 외부 요소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임
그래서 사물들은 외부적 요소들의 의미가 중요하다기 보다, 그 요소들의 위치가 중요한 것 같음
이 작품에서 나오는 외부적 요소들은 단일 객체로써 고유한 의미를 가지지 않음
그러니까 사물들 자체보다는, 사물들의 위치가 의미를 가지는 것임
예컨데, 프랑스 파리의 부르쥬아적 사물들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지는 것 같지만,
반대로 튀니지를 향한 동경 속에도 동일한 의미가 나타나고,
결정적으로 작품 내에서 간간히 나오는 부르쥬아적 성취는 중요한 의미로 나타나지 않음
부르쥬아적 사물들은 그들이 닿지 못하는 것이고, 닿지 못한 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함
주인공들의 피동, 피상성은 그들을 둘러싼 사물들이 끊임없이 보내오는 소비적 향락 신호 때문이 아니라
원래 그들에게는 주체성이 없던 것이고, 그 부재를 사물들이 채워 넣는 탓에 보이는 결과였던 거지
따라서 사물들의 주인공은 소비 사회의 피해자가 아니라 자주적 개인이 될 기회를 놓친 야만인에 가까움
주인공들이 일종의 자주적 행위인 시위에 가담할 때 오묘한 주체성을 느꼈다는 묘사가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 생각함
시위는 주인공들에게 자주적 개인이 될 기회를 제공한 것임
그러나 시위라는 것이 가지는 성격 탓에 그게 오래 유지되지는 못하고 결국 소비 사회의 피해자 행세를 계속하게 되는 거고
친구들이 하나 둘씩 자기 자리를 잡으러 떠나 결과적으로 부르쥬아적 사물들을 조금씩이나마 성취해가는 모습까지 보게됨
사물들은 자본주의 소비 사회를 비판하는 텍스트가 아니라,
이렇게 살아서는 영원히 닿지 못하는 위치에 그들이 욕망 하는 사물들을 위치시킴으로써
자주적 인간이 될 기회를 잃어버린 채, 그 주체성의 부재를 소비 사회의 요소들로 채워 넣는 개인에 대한 비판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아몰랑
나 이제 집가야되서 귀찮음
책 뒤에 실린 이재룡이라는 분 평론 보니까 페렉 작품 개꼴리네
이 소설 나도 읽엇는데 뼈빠지게 일하는걸로 묘사되는게 한달 휴가받기... 평생 일해서 수영장 딸린집(아니면 집 두채엿나) 겨우 살수잇음 이런내용 나와서 약간 머리 이상해지는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