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 독회의 첫 시작이자 더블린 사람들의 첫 독회입니다.
정해진 분량인, 단편 <자매>를 읽어오신 분들은 댓글로 감상을 남기시고 자유롭게 토의하시면 되겠습니다
더블린 사람들은 하루에 한편씩 독회가 진행되니 내일은 <어떤 만남>을 읽어오시면 되겠습니다. 다른 역본들은 <뜻밖의 만남>, <우연한 만남> 등으로 돼있습니다
제임스 조이스 독회의 첫 시작이자 더블린 사람들의 첫 독회입니다.
정해진 분량인, 단편 <자매>를 읽어오신 분들은 댓글로 감상을 남기시고 자유롭게 토의하시면 되겠습니다
더블린 사람들은 하루에 한편씩 독회가 진행되니 내일은 <어떤 만남>을 읽어오시면 되겠습니다. 다른 역본들은 <뜻밖의 만남>, <우연한 만남> 등으로 돼있습니다
일단 단편 같은거 잘 못읽는 편이라 조금만 코멘트 남기자면, 처음에는 신부가 아이에게 어떤 종교적 혹은 사상적인 그런걸 주입시키는 문제들을 다룰 줄 알았는데 신부 얘기가 비중이 더 커지면서 그게 아니라고 느껴짐. 뭐 종교와 사람이 엮인 문제 같은게 얼핏 느껴지긴 하는데 정확히 뭔지는 잘 짚어내지는 몬하겠음
《더블린 사람들》은 이번이 재독인데, 첫 독서 때도 느낀 거지만 의식의 흐름의 대가, 모더니즘 문학의 최종보스, 난해한 글쓰기의 마술사 등등의 화려한 별명에 비해 조이스의 첫 단편집인 《더블린 사람들》은 첫인상부터가 밋밋하고 단조로워서 상당히 의아해 할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함. 나도 실제로 그랬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조이스는 개인의 내면을 탐구하는 능력에 비해 주변을 탐구하고 특이점을 잡아내는 능력은 좀 부족한가... 생각이 들 정도. 다만 미묘할 뿐이지 소설들이 짚어내는 부분들이 의미 없거나 침소봉대에 가까운 일들은 없기 때문에 이미지를 잘 그려가며 독서하면 꽤 감명 깊지 않을까... 생각함.
하여튼 오늘 읽은 《자매¡라는 단편은 별다른 일들이 일어나지 않은 짧은 소설이라는 인상을 주는데, 세세하게 짚어보면 눈여겨 볼 법한 부분이 많음. 마비라던지, 성직자의 타락이라던지 하는 내용들은 해설 읽으면 되니 굳이 얘기 안해도 될 거고, 포인트는 아직 자신이 갈아갈 사회에 대해 아는게 많이 없는 어린 나이의 화자의 관찰과 똑똑하고 높은 학.력을 배경으로 가졌지만 주변인들이 보기에도 확실하게 이상해져 가는 성직자 이 두 개.
화자의 나이를 생각하면 화자는 신부에 대한 평가도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만 가능할 뿐이고, 여러 생각들도 환상과 현실이 결합하는 어린아이 특유의 방식을 보여줌. 그렇기에 사회와 그 어둠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니 의식의 주요 사유 대상이 되지 못하고. 오로지 자기의 경험과 생각만으로 판단을 함. 화자가 보기에 신부는 똑똑하고 아는게 많고 친절한 옆집 아저씨 정도의 인상을 주는게 당연한 거지. 그런 식으로 지식적인 도움을 받은 적도 많고, 화자가 말하는 대로 어떤 따스한 느낌의 추억들도 여럿 나오고. 거기다 학.력의 배경만 봐도 그럴 만 하고?
하지만 신부가 성작을 깨트렸다는 썰이나 성무일도서를 떨어트리고 멍하니 있었다는 증언, 그리고 결말부에서 밤에 고해실에서 꽂꽂하게 앉으며 웃고 있었다는 얘기들은 신부가 절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님을 보여줌(굳이 작품 내의 여러 증거들이 매독이나 성1매매 등을 은유하고 있다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지). 죽었을 때 조차도 죽은 사람하면 떠올릴 수 있는 미소 띤 표정이 아닌 '엄숙하고 험상궃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점에서 신부의 죽음 자체가 던지는 메세지가 좋지 못하다는 생각도 할 수 있고.
결국은 그 서늘함임. 화자를 통해서 전달되기에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는 배경,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졌으나 어딘가 나사 빠진 행적, 시체의 엄숙한 표정과 깊은 밤 낄낄거리는 행동 등등... 어린 나이의 화자는 소설의 내용을 겪고 어떻게 느꼈을까? 본인이 알고 있던 지식들을 넘어서는 신부에 대한 뒤틀린 행동들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어떤 화려한 수사나 복잡하게 얽힌 문장들은 없지만 《자매》는 그 짧은 분량 내에서 인간의 의식에 형성된 그 틀이 깨어지고 새롭게 나아갈 가능성을 모색하면서, 그 순간의 서늘함과 의식 너머의 세계에 내재된 미묘한 광기까지 포착해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음.
여담으로 저번엔 민음, 이번엔 문동으로 읽는 중인데 문동 각주가 상당히 자세해서 좋다. 각주로 뇌피셜 터는게 아니라 원문에서 중요한 언어유희나 어휘적인 디테일을 짚어주니 번역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을 보강해주는, 각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느낌. 독회글 보고 중간부터 참여하려는 사람, 혹은 아직 판본 고르는 중인 사람은 문동 추천한다.
자매를 읽었고, 이야기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선뜻 그러지 못했던건 감이 안잡혀서. 아직 서구의 모더니즘 문학을 많이 접하지 못했고, 조이스는 이번이 아예 처음인지라, 윗분이 말씀하신것처럼 그냥 밋밋하다는 느낌만 들었던 것 같음. 해석을 찾아보면 여러 상징적 의미들과 그 안에 담긴 아일랜드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의미를 느낄 수 있지만... 아일랜드의 역사에도
무지해서 할 말이 없었네요. 의식의 흐름 기법을 채택했다고 일컬어지는 박태원의 소설은 굉장히 재밌게 읽었는데, 박태원 특유의 쉼표를 남발하는 문장들과 한국어의 맛이 느껴지는 서술, 그리고 그 당시 시대상에 대한 어느정도의 지식 덕분에 의식의 흐름이 지겹지 않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읽으면서 나름대로 의아했던 것 중에 하나는, 화자의 주변 인물들간의 관계인데, 화자가 살고 있는 집에는 화자와 아주머니, 아저씨라고 불리는 부부, 그리고 코터 영감이 살고있는듯합니다. 그런데 부부가 어린아이인 화자의 부모 도 아닌것같고, 아저씨/아주머니 부부도 코터영감을 그저 '코터영감'으로 부르고, 심지어는 서로 존댓말까지 하다니... 대체 이 집 안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있는걸까요? 저는 문예출판사로 읽었는데, 다른 출판사의 번역에는 단서가 좀 더 있는지 궁금하네요 처음이라 그런지 쉽지 않았습니다. 다음 독회때부턴 더 많은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