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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 이후 들뢰즈를 계승한 여러 철학자들, 또는 여러 학파들(이를테면 사변적 실재론)이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마우리치오 랏자라또『기호와 기계』를 추천함.


물론 저자의 다른 책들도 훌륭하지만(이를테면 『부채 통치』에서 다루는 (니체적인 의미에서의) 채권자/채무자 관계),

가독성과 이해 용이성을 고려했을 때 이 책이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함.

뭐랄까, 푸코의 『감시와 처벌』을 읽었을 때의 느낌과 가장 비슷한데, 그만큼 들뢰즈를 어느 정도 공부했다면 부담 없이 독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함.



이 책은 크게 '사회적 복종'과 '기계적 예속'을 다루고 있는데,


일단 [1]'사회적 복종'이라 함은, 우리에게 개체적 주체성, 즉 젠더나 민족성 등의 정체성을 부여함으로써 결국 모두를 사회적 위계에 복종시키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고,


이어서 [2]'기계적 예속'이라 함은, 바로 그 개체화된 주체들이 기계나 데이터와 결합함으로써 탈주체화되고 전(前)개체화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음.

(『안티 오이디푸스』를 접한 독자라면, [1]과 [2]를 통해 '상대적 극한'과 '절대적 극한'을 읽어낼 수 있을 것임.)


물론 저자가 '기계적 예속'을 무조건적으로 긍정하는 건 아니지만, 들뢰즈가 그랬듯, 그것을 통해 점차 탈주체화되고 전-개체화되는 현상황을 제대로 짚어 주고 있고 또 그렇게 드러내 보이고 있음. 바로 그런 점에서 들뢰즈 이후 들뢰즈를 계승한 철학자라 할 수 있음.



아울러 들뢰즈의 여러 개념들—이를테면 『안티 오이디푸스』에서의 '사회 기계 및 거대 기계' 같은 개념들, 『천 개의 고원』에서의 '사회적 복종' '기계적 예속' '기표적 기호계' '비기표적 기호계' '화용론적 언어학' 같은 개념들을 좀 더 심도 깊게 다루고 있어,

그동안 이해에 어려움을 겪었던 독자들에게 작은 빛 아닌 빛을 선사해주리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