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부에 있어서든 기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전공 공부를 하면서 철학적인 소양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고(난 not 철학과), 그래서 그냥 맨땅의 헤딩식으로 시작해버렸다(한 why not한 성격임).

혼자 공부하면서 느낀 나름의 노하우?! 암튼 내 몸으로 부딪히며 느낀 것들을 혹시나 나같은 사람이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서..


*일단 가장 중요한 점은 나무위키나 어디 인터넷에서 개인블로그에 따로 포스팅한 글들은 절대, naver, 읽지 말라는 거다. 왜냐하면 의미가 없다. 시간낭비다. 그냥 이건 내가 한참 책,포스팅(ex.브런치따위)을 읽다가 든 무언의 깨달음이다. 철학은 무조건 원전미만잡이다. 나머지는 그냥 개인들이 그거읽고 적어놓은 감상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책들은 최대한 기운을 북돋아주는 용도로만 읽고, 하루빨리 원전으로 넘어가야 된다. "원전 그거 너무 재미없고 딱딱하지 않나요? 책분량도 보니까 엄청 많고 칸트같은 철학자들은 읽다가 주화입마걸린다는데.." 맞는 말이다. 그래서 쉬운 일은 아니다. 나도 그래서 최대한 원전을 안 읽으려 했다. 근데 핵심은 결국엔 원전에 있더라.. 괜히 지름길만 찾으려다가 시간낭비만 한 2,3년 한 것 같다. 원전을 100%이해할수도 없고(이건 석박사까지 전공한 사람들도 하는 말), 이해할 필요도 없다. 일단 읽어보고 부딪혀 보는거에 가장 큰 의미가 있는거다. 플라톤부터 칸트까지, 당신이 군대같은 특수한 환경에 있다면(즉 책만 마음놓고 읽을 수 있는 환경에 있다면) 1년 반, 학생이라 전공공부도 해야되고 그러하다면 3년정도 걸린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원전을 읽기 시작했다면, 무조건 연대순으로 읽어야 한다. 이건 권장사항이 아닌 그냥 무조건이다. 반대로 읽기 시작했다면, 역순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정순으로 올라가게 되어있다. 한마디로 효율성 0%ㅋ. 이 짓만 안했어도 1년save됐을 성 싶다. 왜냐하면 철학이 결국엔 어떤 식으로 되어있는거냐면 플라톤이 예를 들어 "지혜란 무엇인가"라고 화두를 던져놓고 자기나름대로 거기에 대해 답을 내리고 그 뒤에 철학자들이 그 화두에 대해 응? 난 아닌데 다르게 생각하는데? 하고 자기 의견을 막 적어놓은 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모르면 700,800p에 육박하는 들뢰즈같은 철학자들 책을 보고 '얘는 뭔데 이렇게 혼자서 열을 내고 잇지..?'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그 뿌리가 중요하다. 괜히 화이트헤드가 서양철학은 플라톤의 주석서 라고 한 게 아니다. 한의학에서 한의서들이 결국에 황제내경-상한론 주석서형태를 띠고있듯이


플라톤 이전

난 개인적으로 철학책만 읽은 게 아니라 무슨무슨 서울대추천도서, 성균관대고전도서 등등을 참고하면서 고전책들도 같이 읽었다. 처음에는 그냥 읽는 김에 한번 같이 읽어보자는 마인드였는데, 읽다보니 이 방식이 시너지효과가 되게 좋다는 걸 깨달았음. 그때 당시의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어떤 걸 당연시 여기고 살았는지를. 고전책 한권이 이런 걸 웬만한 철학책보다 직관적으로 잘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전책도 같이 읽자

호메로스-<일리아스,오뒷세이아>

헤로도토스-<역사>

투퀴디데스-<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천병희옮김-<그리스 비극 걸작선>

오비디우스-<변신이야기>

베르길리우스-<아이네아스>

이윤기-<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그리스로마신화 빠삭하면 안 읽어도 됨. 혹은 다른 사람이 쓴 거 읽어도 됨)

탈레스 외-<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선집>


플라톤

첫 시작부터 '아 이거 다 읽을 수 잇나..' 싶은 생각이 찾아든다. 왜냐하면 플라톤 이 인간이 생각보다 양이 존1나 방대하기 때문이다. 첫 위기지만 이 고비를 넘어가고나면 다음부턴 생각보다 술술 읽혀진다.

일단 하고 많고 많은 대화편들중에서 꼭 읽어야 하는 것들 위주로 뽑아본다면

초기편-<변론/크리톤/에우튀프론/라케스/알키비아데스/프로타고라스/고르기아스/에우튀데모스>

중기편-<파이돈/향연/국가/파이드로스/파르메니데스/테아이테토스>

후기편-<티마이오스>


아리스토텔레스

어떻게 보면 아리스토텔레스까지만 읽었다해도 서양철학을 알겠다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이 둘이 ㄹㅇ 핵심 그 자체이기 때문임. (대신에 이 두 명 읽는거 자체가 좀 많이 빡세다)

학문의 틀을 최초로 잡았다는 사람답게 정말 많은 방면에서 책을 썼는데 난 그냥 뭐가 뭔지 모르니까 플라톤때도 그렇고 마구잡이로 다 읽어봤다. 하지만 과거의 나로 돌아간다면 덮어두었어야 할 책들은 미리 덮어두었음 좋았을 심정에서 꼭 읽어야 될 것들만 뽑아본다면

먼저 이 사람은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책을 썼다. 하나는 논리학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을 관찰하고 얻은 자연과학, 그리고 나머지가 윤리학 분야이다.

논리학분야에선 <범주론-명제론/토피카(변증론)>

자연과학분야에선 <자연학/영혼에 관하여>

윤리학분야에선 <니코마코스 윤리학>

그리고 마지막으로 <형이상학(이게 핵심임)>

*굳이 꼭 저 순서대로 안 읽어도 되고, 형이상학이 좀 노답스럽게 어려우니까 읽기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자


스토아 및 에피쿠로스철학

생각보다 나중에 귀감(?)으로 많이 쓰이는 로마시대의 대표적인 철학학파이다.

크게 키케로, 세네카, 에픽테토스, 아우렐리우스, 루크레티우스(에피쿠로스철학)

이렇게 5명이 쓴 책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키케로-<신들의 본성에 관하여/예언에 관하여/투스쿨룸 대화/스토아철학의 역설/아카데미아 학파/의무론>. 특히 국가론은 절대 읽지 말자. 번역이 역대급으로 안 좋다

세네카-<세네카의 대화(까치출판사)>. 세네카는 시중에 발췌형식의 책들이 많아서 그냥 아예 저 책 한권으로 읽는 걸 추천한다

에픽테토스-에픽테토스 강의 4까지 나왔는데 난 못 읽어봤다 못 읽어봐서 추천못해주겠음

아우렐리우스-<명상록>

루크레티우스-<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중세시대

솔직히 성경이 직빵인거 같아서 성경을 읽어볼까 했는데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고백록>

단테-<신곡>

존 밀턴-<실낙원>

*아퀴나스가 중세철학의 핵심이라던데 신학대전 권수가100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깔끔하게 포기. 도전할사람들 ㄱㄱ


근대합리주의 및 과학혁명

데카르트-<방법서설/성찰> (문예출판사에서 최근에 나온 판본2개 있는데 그거 읽으면 됨)

갈릴레오-<두 개의 새로운 과학>

뉴턴-<프린키피아>. 두 번째 위기다..플라톤때는 양이 많아서였지 읽을순 있었다만 이건 뭐 스터디라도 해야되나 싶다

스피노자-<에티카>

찰스 다윈-<종의 기원>

홍성욱-<과학고전선집>

찰스 길리스피-<객관성의 칼날>. 이 책은 공대를 안나오고 열역학,전자기학에 무지하면 읽기 매우 힘들다(그래서 난 매우 힘들었음). 그래도 읽어보셈. 좋음

홉스-<리바이어던>

*참고로 아쉽게도 난 라이프니츠는 읽어보지 못했다..


근대경험주의

베이컨-<신기관/학문의 진보>

로크-<통치론/인간지성론>

흄-<인간이란 무엇인가>

존 스튜어트 밀-<자유론/공리주의>

루소-<인간불평등계약론/사회계약론/에밀>

*시간순서상 합리주의를 먼저 읽고 경험주의를 나중에 읽는게 먼저다!


독일이념론

칸트-이번에 새로 나온 칸트전집이 가장 좋긴 하다. 문제는 순수이성비판이랑 판단력비판이 아직 안나왔다는 건데.. <순수이성비판/학문으로 등장할 수 있는 미래의 모든 형이상학을 위한 서설·자연과학의 형이상학적 기초원리/도덕형이상학정초·실천이성비판/판단력비판>(이 순서대로 읽어야 댐!!). 나머지 읽을 필요없이 이렇게 3대비판서랑 도덕형이상학정초정도만 읽으면 칸트의 핵심은 충분하다.

헤겔-<정신현상학>. 헤겔까진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고. 각자의 목적에 따라 다를거라 생각한다.

(참고로 독일이념론은 읽기가 매우 화나는데 왜냐하면 이놈들이 문장을 절대 끊어서 안 쓴다..심하면 한 문장이 한 문단인 경우도 있음. 근데 <마의 산> 같은것도 읽어보면 그냥 독일 종특인듯)


현대철학

여기서부턴 어떤 걸 읽어도 좋다. 왜냐하면 양이 존1나 방대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니체랑 키에르케고르, 프로이트, 들뢰즈, 베르그송, 비트겐슈타인, 러셀, 토마스 쿤을 접했었는데

니체와 프로이트는 기존의 서양철학전통과의 정말 확연한 차이점을 보여준다는 점에 있어서 추천하고 싶다.

둘 다 책이 많은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백승영ver)>, <꿈의 해석> 이렇게 두 권만 읽어도 거뜬.


*참고로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했지만 근대경험주의부터는 막 뭐가 엄청 많이 갈린다..낭만주의라던가 계몽주의라던가 초기계몽주의, 중기계몽주의 그리고 현대로 넘어가면 구조주의,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등등.. 근데 이런식으로 분류하는건 그냥 사후적인 투사이고 더 중요한건 원전을 읽어보는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것들이 원전을 읽다가 추가로 궁금해진다면 관련된 철학사들을 읽어보면 될거다(나름 재미도 있음). 근데 이런것보다 중요한건 그냥 원전을 읽고 한번 부딪혀보는거임!


철학사

철학사는 마지막에 읽어야 된다. 사전지식이 없이 읽는게 의미없는게 철학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시에 마무리단계로 꼭 봐야할 것이 철학사이기도 하다. 철학사를 읽음으로써 비전공자가 혼자서 독서한 한계를 전공자가 해결해준다. 전공자가 말아주는 철학사를 한번 읽어보면 '아 이렇게 생각하면 이 사람이 이 사람이랑 이어지구나!' 를 깨달으며 더 확실히 정리가 됨. 왜 칸트가 흄과 그렇게 밀접하게 연관되는지 왜 뉴턴이 그 시기의 합리주의의 풍조에서 성공했는지 등등. 철학사로 피날레를 장식하자!

러셀-<서양철학사>

이정우-<개념_뿌리들><철학사 시리즈>. 근데 이정우의 철학사 시리즈는 사전지식이 너무 많이 필요해서 글이 좀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다 주의필요

이외에 막 뭐 많다 <독일근대철학사>라든가 <처음읽는 현대철학 시리즈>라던가.. 그냥 서점가서 흥미있어보이는거 골라보면 된다.


(밑에 원노트 필기는 내가 러셀 서양철학사까지 읽고 정리한 거. 대충 이런식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된다)


24b0d121e09c28a8699fe8b115ef046545aff83c

꼭 읽어야 될 것들 위주로 적어놨는데, 내가 정확하지도 못 하고 무엇보다 개인마다 가지치기하면서 느끼는게 다르기 때문에.. 저렇게 읽기 시작하다가 가지치기를 다른쪽으로 옮기고 싶다면 언제든지 옮겨가며 읽어도 된다. 예를 들면 근대를 읽으면서 근대 초기에는 아직까진 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길래 다시 중세시대로 건너가 책을 읽었다. 그리고 꼭 고전만 읽지도 않았다. 예를 들어 <나의 로망, 로마>라는 이탈리아 여행기 책이 있는데 그런 류의 현대 책들도 중간중간에 정말 많이 읽었다. 내가 읽다가 참고서적이 필요하다 싶으면 언제든지 요새 나온 책들도 같이 읽고 그랬음.

그리고 이 외에도 각종 잡다한 고전들이 많다. 저렇게 커다란 흐름 하에 거기서 곁가지로 관련된 고전들을 읽어보는 것을 매우 추천한다. 그리스로마신화를 읽다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읽는다던지?!(#서울대 권장도서목록). 아무튼 시간적인 노력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혹시라도 필요성을 느낀다면 이 글을 꼭 참조해주었음 좋겠다. ㅂ2ㅂ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