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문학의 전설 그레이스 페일리가 펼쳐 보이는
날카롭고 깊고 뜨거운 순간들!
“한번 빠져들면 이제 그것 없이는 못 견딜 것 같은 신비로운 중독성이 있다. 거칠면서도 유려하고, 무뚝뚝하면서도 친절하고, 전투적이면서도 인정이 넘치고, 즉물적이면서도 탐미적이
고, 서민적이면서도 고답적이며, 영문을 모르겠으면서도 알 것 같고, 남자 따윈 알 바 아니라면서도 매우 밝히는, 그래서 어디를 들춰봐도 이율배반적이고 까다로운 그 문체가 오히려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그 문체는 그녀의 명백한 특징이자 서명이며 흉내내려 해도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에세이 [그레이스 페일리의 중독적인 ‘씹는 맛’](《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수록)에서 그레이스 페일리 문학의 특징을 이렇게 소개했다. 실제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레이스 페일리의 문학 세계에 깊이 매료되어 1999년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을 시작으로 페일리의 작품집 세 권을 모두 일본어로 옮겼다.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들》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처음으로 번역한 여성 작가의 작품이기도 하다.
느닷없이 시작되어 ‘훅’을 날리듯 인물의 내면 깊이 들어왔다가 어느 순간 능청스럽게 줌아웃하는 17편의 소설은 소설의 형식, 특히 ‘기승전결’ 혹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에 익숙해져 있는 독자를 당황시킨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위기’ 혹은 ‘절정’에 가깝고 거꾸로 이야기가 ‘전개’되나 싶으면 “그래, 그랬었지” “그게 모든 일의 시작이었어” 하며 자연스럽게 끝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독자는 다시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구성하고 반추하며 무라카미 하루키가 언급한 ‘중독적인 씹는 맛’에 중독된다. 인물들은 주로 가족들 속에서, 간섭 많고 오지랖 넓은 친지들 속에서, 물색 모르는 남자들 앞에서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을 오롯이 들여다본다. 인생과 세상을 관조하는 시선과 뉴요커 특유의 쫄깃쫄깃한 유머가 빛난다. 또한 결혼하지 않은 여자, 이혼한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자, 대안가족을 꾸리는 여자 등 여성의 삶의 양상을 다양하게 보여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작가의 작품들이 주로 1960년대에 쓰였다는 걸 믿기 힘들 정도로 현대적으로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서관에서 빌리려 했는데 없어서 살까 생각중입니다...
혹시 읽어본 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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