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의 여자, 장시1,2 , 만용에게, 피아노 의 감상평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되겠습니다. 다음 독회는 10월 23일 까지 깨꽃, 너......세찬 에네르기, 후란넬 저고리, 여자, 돈 을 읽어오시면 됩니다.
최정예소수독회지만 끝날 때 까지 계속 한다!!
댓글 23
모야 내가 선이야? 만주의 여자/ 애정한다, 이 시.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온갖 불행이란 불행은 다 겪고 밑바닥 원에 놓이게 된 개인, 술집여자, 그에 대한 친구들의 동태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나’는 술집 여자와 손님인 친구들에 대한 관찰자이고 상황에 대한 부분 가담자다. 한때 만주에서는 술집여자의 연애대필자였다고. 유의미하게 읽히는 것은 /여자는 술을 따르지 않는다/는 반복적 후렴이다. 술집에서 술을 따르는 것은 술집여자의 존재조건인데 이 술집 여자는 /술을 따르지 않는다/. 시를 다 읽고 나면, 여자는 김수영과 일정 면이 겹쳐 보인다. 그렇다고 동치되진 않는다. 광대한 벌판을 연상시키는 만주의 여자는 고생스러운, 무식한 사랑이고 사랑한다. 시의 끝에서 읽히는 시인의 사랑 또한 무식하고
익명(14.52)2023-10-20 13:12
답글
눈물겹게 지극하다. 연애편지대필자니 어쩌니 제삼자인 척 딴청하지만, 대필을 핑계로 쓴 김수영의 진짜 연애편지였던 것이다. 편지는 수신자에게 정확히 도착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즈음 김수영은 횡설수설, 딴청에 도가 텄다. 아름다운 말 한개도 없이, 깊숙이 아름다워지는 데가 있는 시였다.
익명(14.52)2023-10-20 13:21
장시1 / 지난번도 이번 시도 할 말이 너무 많이, 한데 떠올라 다 적을 수가 없다. 장시1은 나의 원탑 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대시인을 향한 말로 매우 방자하나, 이시기 김수영 시의 변화를 성장이라는 말 외에 달리 뭐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고, 누구나 알아들을 만한 명징한 말과 모호한 표현이 혼재되는 방식이 보다 더 유려하고 세련되어 있달까. 김수영이 제시하는 감각들은 대단히 현대적이고 진짜 너무너무 재밌다. 요즘의 젊은 시가 감각면에서 이 보다 젊으냐 하면 회의적이다. 나는 이 시에 쉽게 다가갈 수도 있고 또 아주 가깝게 다가갈 수도 없다.
익명(14.52)2023-10-20 13:46
장시2 / 매우, 좀 더 매우 좋았다. 시금치밭으로 돌아온 시인이 반갑다. 장시1에서 온갖 씨앗들-복숭아씨, 셀비어씨, 겨자씨-이 등장해서 김수영이 곧 대지로 돌아올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 이게 얼마만인가. '왕의 귀환' 이라고 현수막을 걸어주고 싶다ㅎ 물론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괴롭히고 괴롭힘 당하는 고문의 관계들...이 있고 김수영은 구슬픈 어른들에게 '방황할 시간을 다오'라고 외친다. 그의 어른은 어린 그를 자꾸 몰아세우나 보다. 그에게는 '무감각의 비애'가 절대로 필요하다. 그런면에서 쉬는 시간이야말로 '대시간'이다. 무감각의 비애는 어느 철학자(?)의 언술이 떠오른다. 예술가에게 비인간적인 것만이 인간적인 것이다, 내지는 비인간만이 인간이다, 대충 이런 말이었다 나도 애매하게 동의한다.
익명(14.52)2023-10-20 13:57
답글
그럼 난 이만~.
익명(14.52)2023-10-20 13:59
답글
예쁜 스티커 주고 어서 써라! 시발
익명(14.52)2023-10-20 14:14
답글
피아노는 ㅡㅡ
1음시발(mw02658)2023-10-20 14:17
답글
1음시발(mw02658)2023-10-20 14:17
답글
만용에게도 없네 ㅡㅡ
1음시발(mw02658)2023-10-20 14:17
답글
시발 나쁜애였어? ㅋ 이따 쓰려고는 했는데
익명(14.52)2023-10-20 14:20
답글
1음시발(mw02658)2023-10-20 14:20
피아노/ 김수영이 피아노에 갖는 입장이랄까, 감각은 다면적이다. 피아노는 혁명을 기념하는 방에 놓인 기쁨의 표상이자 오늘의 ‘비참한 고갈’을 위로하는 사물이다. 다른 한편에는 죄의식과 냉소적 비판의식이 있다. 피아노와 무관하게 생계를 이어야 하고 피아노 소리에 벙어리가 되고 마는 나의 근친들-누이,조카-들의 슬픔에 대한 슬픈 감각, 거기에 1960년대를 감안하면, 대단히 부르조아틱한, 값비싼 고급문화 물품에 대한 냉소적 비판의식이 더해진다. 피아노 앞에서 새끼1은 노예고 새끼2는 왕자라는 것은 같은 얘기ㅎ 개인의 미적감각과 사회의식이 모순되는 건, 내가 브랜드를 경멸하면서 좋은청바지를 찾는 등으로 쉽게 이해되지만, 왜 중언부언 언술전략을 썼는지 의아했는데, 쓰면서 방금 막 깨달았다. 김수영은 자신의 적장자는
익명(222.106)2023-10-20 21:23
답글
*고침 새끼1이 아니라 그냥 새끼
익명(222.106)2023-10-20 21:35
답글
새끼임을 밝히는 것이다.
알써 지워써 ㅎㅎ
익명(175.223)2023-10-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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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음시발(mw02658)2023-10-21 14:50
만주의 여자 / 이 시를 이해 혹은 해석하기 에 앞서 역사와 경험의 차원을 무시하기-조금 위험하지만 내가 해야 할 필요성을 못느끼기 때문이다-에 일단은 입각 해 보려 했는데 2연 2~3
행을 보고 멈칫 했다. 그래서 일단 나와 시 둘 다 속여보자는 마음을 취해봤다. 그랬더니 되려 역사와 경험이 남아버렸다. 반복이 계속 될 수록 점점 더 저것들이 필수불가결이 됐다. 만주와 여자가 주는 그 느낌이 너무 강렬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미 그 두 개의 참여를 요구하는 작품을 몇 개 접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러기에 구태여 내가 재차 얘기하는 것도 조금 어색한 일이다. 시에 나오는 세 사람의 이야기의 축에 잠시 나는 빠지도록 하겠지만 여전히 그들 속에 있다. 한1남으로써 만여의 이야기를 경청할 가치는
1음시발(mw02658)2023-10-21 15:11
답글
충분하다
1음시발(mw02658)2023-10-21 15:11
답글
장시 1 / 장시가 길게 시를 얘기하듯 채귀 또한 질기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도 시가 채귀에게 쫓기는 듯 한 인상을 받았다-시가 채귀에게서 도망칠려면 절로 장시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장시의 까닭은 채귀를 폭로하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에 나오는 사물들은 오묘하게 각자 공간을 주장하면서도 결국엔 부조화가 되는 것이 서로 오염시키는 듯했다. 그러나 결국엔 사물들의 움직임에 따라 상황을 이해해야 하고 예측해야 되는데 쉽지 않다. 그 정체도 모른 채 무언가가 화려하게도 범람하고 있다. 심지어 그것의 한 면이 공포인데도 말이다. 긍정에서 의문이, 또 의문이 긍정으로 방황하면서 서로 혼탁하게 뒤엉키고 예측에서 그치게 된다. 연기나는 속으로, 구겨진 휴지로 떨어지지만 겨자씨로 웅크리고 있다. 이
1음시발(mw02658)2023-10-21 15:11
답글
씨에 다시 긍정을 예측해야 하는, 어쩌면 영원히 채귀또한 제 방향을 모르는 듯 하다. 가정과 숲 그리고 썩은 공기 나가는 지붕 위의 지붕, 어디에 머물러야 할 지 도저히 모르겠다. 너무 난해한 헛소리만 지껄였지만 시가 난해하기에 나 역시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을 하고싶다.
1음시발(mw02658)2023-10-21 15:11
답글
장시 2/ 도시와 시골, 생활과 예술의 저울질에 항상 괴로워하던 그였다. 강인하면서 나약한 그이기에 젤라틴지 따위의 방어전선도 구축 해놨다. 이런 전쟁으로 시를 쓰는 그인데도 말이다. 이 시 세계 전쟁은 필수불가결적이다. 역설적이게도 고문인이 그를 억누르며 땅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이런 잔잔한 활극은 무심한 빛이 내리쬘 때 그를 괴롭힌다. 본디 그는 여름보다 겨울을 좋아하는 시인이고 겨울에 기대는 사람이었다. 환상같은 백야를 환상으로 맞선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뻔하고 저열한 뜻으로 시를 늘어뜨려 애써 장시를 만드는 그의 처절한 마음을 생각한다. 내가 괜히 더 비겁한 것 같다.
1음시발(mw02658)2023-10-21 15:11
답글
만용에게 / 그의 시에서 아내와 양계장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어딘가 반갑고 편안한 마음이 든다. 아내와 다투는 그지만 뭔가 신나보인 것 같기도 하다. 무능한 남편과 독기가득한 아내의 다툼은 반반! 실로 사랑 싸움이다. 이것이 역사와 이념이 끼어들면 이 친근한 느낌이 퇴색 될 까봐 일부러 거리를 둬 본다.
1음시발(mw02658)2023-10-21 15:11
답글
피아노 /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소리가 개인적인 처지로는 온 가족이 중단이고 위협이 된다. 그러나 피아노의 양면성을 폭로하는 것 보다 그것이 놓여진 방에 서있는 자신의 그것을 부끄러워 하는 것 같았다. 3연2행에서 그런 감정이 물씬 들었기 때문이다. 2연을 보면 차별마저 있기에 더욱 처연해진다.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정적은 그 울림보다 더 싸늘하다.
모야 내가 선이야? 만주의 여자/ 애정한다, 이 시.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온갖 불행이란 불행은 다 겪고 밑바닥 원에 놓이게 된 개인, 술집여자, 그에 대한 친구들의 동태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나’는 술집 여자와 손님인 친구들에 대한 관찰자이고 상황에 대한 부분 가담자다. 한때 만주에서는 술집여자의 연애대필자였다고. 유의미하게 읽히는 것은 /여자는 술을 따르지 않는다/는 반복적 후렴이다. 술집에서 술을 따르는 것은 술집여자의 존재조건인데 이 술집 여자는 /술을 따르지 않는다/. 시를 다 읽고 나면, 여자는 김수영과 일정 면이 겹쳐 보인다. 그렇다고 동치되진 않는다. 광대한 벌판을 연상시키는 만주의 여자는 고생스러운, 무식한 사랑이고 사랑한다. 시의 끝에서 읽히는 시인의 사랑 또한 무식하고
눈물겹게 지극하다. 연애편지대필자니 어쩌니 제삼자인 척 딴청하지만, 대필을 핑계로 쓴 김수영의 진짜 연애편지였던 것이다. 편지는 수신자에게 정확히 도착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즈음 김수영은 횡설수설, 딴청에 도가 텄다. 아름다운 말 한개도 없이, 깊숙이 아름다워지는 데가 있는 시였다.
장시1 / 지난번도 이번 시도 할 말이 너무 많이, 한데 떠올라 다 적을 수가 없다. 장시1은 나의 원탑 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대시인을 향한 말로 매우 방자하나, 이시기 김수영 시의 변화를 성장이라는 말 외에 달리 뭐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고, 누구나 알아들을 만한 명징한 말과 모호한 표현이 혼재되는 방식이 보다 더 유려하고 세련되어 있달까. 김수영이 제시하는 감각들은 대단히 현대적이고 진짜 너무너무 재밌다. 요즘의 젊은 시가 감각면에서 이 보다 젊으냐 하면 회의적이다. 나는 이 시에 쉽게 다가갈 수도 있고 또 아주 가깝게 다가갈 수도 없다.
장시2 / 매우, 좀 더 매우 좋았다. 시금치밭으로 돌아온 시인이 반갑다. 장시1에서 온갖 씨앗들-복숭아씨, 셀비어씨, 겨자씨-이 등장해서 김수영이 곧 대지로 돌아올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 이게 얼마만인가. '왕의 귀환' 이라고 현수막을 걸어주고 싶다ㅎ 물론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괴롭히고 괴롭힘 당하는 고문의 관계들...이 있고 김수영은 구슬픈 어른들에게 '방황할 시간을 다오'라고 외친다. 그의 어른은 어린 그를 자꾸 몰아세우나 보다. 그에게는 '무감각의 비애'가 절대로 필요하다. 그런면에서 쉬는 시간이야말로 '대시간'이다. 무감각의 비애는 어느 철학자(?)의 언술이 떠오른다. 예술가에게 비인간적인 것만이 인간적인 것이다, 내지는 비인간만이 인간이다, 대충 이런 말이었다 나도 애매하게 동의한다.
그럼 난 이만~.
예쁜 스티커 주고 어서 써라! 시발
피아노는 ㅡㅡ
만용에게도 없네 ㅡㅡ
시발 나쁜애였어? ㅋ 이따 쓰려고는 했는데
피아노/ 김수영이 피아노에 갖는 입장이랄까, 감각은 다면적이다. 피아노는 혁명을 기념하는 방에 놓인 기쁨의 표상이자 오늘의 ‘비참한 고갈’을 위로하는 사물이다. 다른 한편에는 죄의식과 냉소적 비판의식이 있다. 피아노와 무관하게 생계를 이어야 하고 피아노 소리에 벙어리가 되고 마는 나의 근친들-누이,조카-들의 슬픔에 대한 슬픈 감각, 거기에 1960년대를 감안하면, 대단히 부르조아틱한, 값비싼 고급문화 물품에 대한 냉소적 비판의식이 더해진다. 피아노 앞에서 새끼1은 노예고 새끼2는 왕자라는 것은 같은 얘기ㅎ 개인의 미적감각과 사회의식이 모순되는 건, 내가 브랜드를 경멸하면서 좋은청바지를 찾는 등으로 쉽게 이해되지만, 왜 중언부언 언술전략을 썼는지 의아했는데, 쓰면서 방금 막 깨달았다. 김수영은 자신의 적장자는
*고침 새끼1이 아니라 그냥 새끼
새끼임을 밝히는 것이다. 알써 지워써 ㅎㅎ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만주의 여자 / 이 시를 이해 혹은 해석하기 에 앞서 역사와 경험의 차원을 무시하기-조금 위험하지만 내가 해야 할 필요성을 못느끼기 때문이다-에 일단은 입각 해 보려 했는데 2연 2~3 행을 보고 멈칫 했다. 그래서 일단 나와 시 둘 다 속여보자는 마음을 취해봤다. 그랬더니 되려 역사와 경험이 남아버렸다. 반복이 계속 될 수록 점점 더 저것들이 필수불가결이 됐다. 만주와 여자가 주는 그 느낌이 너무 강렬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미 그 두 개의 참여를 요구하는 작품을 몇 개 접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러기에 구태여 내가 재차 얘기하는 것도 조금 어색한 일이다. 시에 나오는 세 사람의 이야기의 축에 잠시 나는 빠지도록 하겠지만 여전히 그들 속에 있다. 한1남으로써 만여의 이야기를 경청할 가치는
충분하다
장시 1 / 장시가 길게 시를 얘기하듯 채귀 또한 질기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도 시가 채귀에게 쫓기는 듯 한 인상을 받았다-시가 채귀에게서 도망칠려면 절로 장시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장시의 까닭은 채귀를 폭로하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에 나오는 사물들은 오묘하게 각자 공간을 주장하면서도 결국엔 부조화가 되는 것이 서로 오염시키는 듯했다. 그러나 결국엔 사물들의 움직임에 따라 상황을 이해해야 하고 예측해야 되는데 쉽지 않다. 그 정체도 모른 채 무언가가 화려하게도 범람하고 있다. 심지어 그것의 한 면이 공포인데도 말이다. 긍정에서 의문이, 또 의문이 긍정으로 방황하면서 서로 혼탁하게 뒤엉키고 예측에서 그치게 된다. 연기나는 속으로, 구겨진 휴지로 떨어지지만 겨자씨로 웅크리고 있다. 이
씨에 다시 긍정을 예측해야 하는, 어쩌면 영원히 채귀또한 제 방향을 모르는 듯 하다. 가정과 숲 그리고 썩은 공기 나가는 지붕 위의 지붕, 어디에 머물러야 할 지 도저히 모르겠다. 너무 난해한 헛소리만 지껄였지만 시가 난해하기에 나 역시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을 하고싶다.
장시 2/ 도시와 시골, 생활과 예술의 저울질에 항상 괴로워하던 그였다. 강인하면서 나약한 그이기에 젤라틴지 따위의 방어전선도 구축 해놨다. 이런 전쟁으로 시를 쓰는 그인데도 말이다. 이 시 세계 전쟁은 필수불가결적이다. 역설적이게도 고문인이 그를 억누르며 땅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이런 잔잔한 활극은 무심한 빛이 내리쬘 때 그를 괴롭힌다. 본디 그는 여름보다 겨울을 좋아하는 시인이고 겨울에 기대는 사람이었다. 환상같은 백야를 환상으로 맞선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뻔하고 저열한 뜻으로 시를 늘어뜨려 애써 장시를 만드는 그의 처절한 마음을 생각한다. 내가 괜히 더 비겁한 것 같다.
만용에게 / 그의 시에서 아내와 양계장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어딘가 반갑고 편안한 마음이 든다. 아내와 다투는 그지만 뭔가 신나보인 것 같기도 하다. 무능한 남편과 독기가득한 아내의 다툼은 반반! 실로 사랑 싸움이다. 이것이 역사와 이념이 끼어들면 이 친근한 느낌이 퇴색 될 까봐 일부러 거리를 둬 본다.
피아노 /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소리가 개인적인 처지로는 온 가족이 중단이고 위협이 된다. 그러나 피아노의 양면성을 폭로하는 것 보다 그것이 놓여진 방에 서있는 자신의 그것을 부끄러워 하는 것 같았다. 3연2행에서 그런 감정이 물씬 들었기 때문이다. 2연을 보면 차별마저 있기에 더욱 처연해진다.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정적은 그 울림보다 더 싸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