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바가 나를 눈멀게 한다.
내가 듣는 바가 나를 귀먹게 한다.
내가 아는 바가 나를 무지하게 한다.
나는 아는 만큼, 아는 만치 무지하다.
내 앞을 밝히는 이러한 빛은 일종의 가림막으로, 밤과 빛을 뒤덮는 더욱... 더욱 어떠하단 말인가?
기이한 전복으로 이곳의 원이 닫힌다.
하여 앎은 존재에 걸친 구름이고, 반짝이는 세계란 각막을 덮은 백반이며, 명료하지 못함이다.
여기 내가 보는 모든 것을 거두어 가소서.
<테스트 씨>, 폴 발레리
우리가 이해하는 진실은 우리가 이끌린 진실일 뿐이다. 그 이미지일 뿐이다.
<달몰이>, 조에 부스케
여러분 각자에게 내 속내를 털어놓듯이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아니라 여러분 각자에게 말입니다.
여러분 모두라는 것은 추상적인 개념이고, 각자라는 것은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말하는 보르헤스>, 보르헤스
인간은 안개 속을 나아가는 자다. 그러나 과거의 사람들을 심판하기 위해 뒤돌아볼 때는 그들의 길 위에서 어떤 안개도 보지 못한다.
그들의 먼 미래였던 그의 현재에서는 그들의 길이 아주 선명하게 보이고, 펼처진 길 전체가 눈에 들어온다.
뒤돌아볼 때, 인간은 길을 보고,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의 잘못을 본다. 안개가 더는 거기에 없다.
(...)
누가 더 맹목적인가? 레닌에 대한 시를 쓰면서 레닌주의가 어떤 귀결에 이를지 몰랐던 마야코프스키인가?
아니면 수십 년 시차를 두고 그를 심판하면서도 그를 감쌌던 안개는 보지 못하는 우리인가?
마야코프스키의 맹목은 영원한 인간 조건에 속한다.
마야코프스키가 걸어간 길 위의 안개를 보지 않는 것, 그것은 인간이 뭔지를 망각하는 것이요,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를 망각하는 것이다.
<배신당한 유언들>, 밀란 쿤데라
분별없는 바다이기에, 한 차례 파도로는 죽을 수 없다
<예상 밖의 전복의 서>, 에드몽 자베스
나의 말을 이해했는가? -디오니소스 대 십자가에 박힌 이들.........
<이 사람을 보라>, 프리드리히 니체
나는 그들이 지녔던 사랑이기에, 잠들지 못하는 지금 이 밤에 그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래서 불행하게 사는 법을 안다.
<불안의 책>, 페르난두 페소아
문학은 모두가 실없는 잡담이다······ 거의 모두가······
예외는 극도로 적다.
<고독>, 바실리 로자노프
그것의 이름을 불러 대상을 드러냄으로써, 단어는 죽을 수밖에 없는 어느 존재를 개시한다.
내 사랑아, 나는 너를 죽음에서 벗어난 이름으로, 신성한 빗장이 걸린 불가침의 이름으로 부르고 싶었다.
나는 너를 "LM"이라고 부르고 싶었다. 나는 그 이름, 역사를 탈각한, 나이도 빛도 없는 이름의 공덕이었다.
나는 그 이름을 마주하여, 너 없이, 너와 함께 있었다. 나의 감정은 지상의 것이 아니었다.
나는 글쓰기를 가로질렀다.
-
희망은 다음 페이지에 있다. 책을 덮지 말라.
나는 책의 모든 페이지들을 넘겨보았지만 희망을 만나지는 못했다.
희망은, 어쩌면, 책 자체다.
<질문의 책>, 에드몽 자베스
더 많은 아포리즘... 더 많은 파편들... 꼴까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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