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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 리코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 로봇 소년과 함께 구멍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그 구멍의 이름은 어비스이다. 이 만화를 보았거나―혹은 나무위키나 유튜브 등지에서, 만화의 요약본을 보고 와서 떠든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눈치챘을 테지만, 그들은 끌려 들어간다’. 하지만 끌려 들어가는 것은 그들만이 아니다. 이 만화를 접한 사람들특히 상을 탈지 안 탈지, 설령 타더라도 씹덕의 귀감이라는 우스꽝스러운 명예와, 그것에 대한 약간의 (보)상금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면서도 이 감상문을 쓰고 있는 나―또한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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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아예 이 작품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알아먹을 수 있게 끔, 몇 가지 설정들을 설명하고자 한다. 작품의 주 무대인 어비스는 위에 보이는 지도처럼 생겨 먹었으며, 거대하고 끝을 가늠할 수조차 없는 구멍이다. 다만 이 아름다운 어비스에는 한 가지 저주가 있는데, 어비스를 내려갈 때는 엄청날 정도로 아무 문제가 없지만, 내려갔다 다시 올라올 때는 여러 악영향을 신체에게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나열해보자면 1층에선 구토와 현기증 정도지만 4층은 전신 출혈, 6층은 인간성 상실, 7층은 확실한 죽음... 그 이후는 잘 모르겠다, 그 이후의 존재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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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비스로 향하며 주인공 일행은 여러 무리와 조우하고, 각자의 선택과 노력을 통해 어비스를 탐험해 나간다. 앞서 설명한 대로 위로는 다신 돌아가지 못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는 채로 말이다. 그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비현실적이지만, 사실 놀라울 정도로 현실적이다. 그 이유는 이 과정이 우리의 현실과 놀라울 정도로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삶의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말을 사용할 때가 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삶의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말의 의미는 단순히 시간이 지나고 늙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가 선택하고 노력하고 끊임없이 세상과 상호작용 해나가며 얻은 결과물이다. 또한 그들이 햇빛을 다신 보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또한 삶의 이전 단계로 돌아갈 수 없다.

 

이 작품의 구성 요소들은 이러한 자칫하면 뻔하고 지루해 보일 수 있는비유를 놀랍도록 잘 수식해준다. 일단 먼저 주인공 일행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린 여자아이 리코와 로봇 소년 레그로 구성된 일행(초중반부)은 사실 하나의 가족처럼 보인다. 작가가 넣은 목욕 씬이나 레그를 검사하는 씬 등은분명 작가의 취향에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을 테지만그들 간에 허물이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을 것이다. 리코가 힘이 약하고 요리를 잘한다는 설정이나, 레그는 그 반대로 앞장서서 위험한 일들을 처리한다는 설정은누군가는 틀에 박힌 사고방식이라 비난할 수도 있지만가부장적 가정의 모습과 똑같다.

 


이러한 외견적인 분석뿐 아니라 내면적인 분석 또한 앞선 비유에 잘 맞아 떨어진다. 리코가 살던 마을인 오스 마을은어비스를 탐사하고 유물을 가져오는탐굴가를 동경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리코 또한 그러한 동경을 먹고 살며 아래로 향하고 있다. 우리가 위대한 축구 선수, 독립투사, 예술가, 음악가를 동경하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가 이 작품에 끌려 들어갔던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작품이 제공하는 상상력과 몰입력은 결국 주인공의 입장이 내 입장으로 치환될 때 비로소 나타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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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사진



주의: 아까 잠깐 언급되었지만 작가의 취향이 로리고어페도쇼타퍼리스캇보추 기타 등등이라서 이런 것에 면역이 없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애니는 이러한 작가의 취향이 그나마 덜 반영되어 있긴 하다.


참고로 제목은 이중적... 아니 삼중적 의미가 담겨있다. 아는 사람은 댓글에 적든지 말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