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옛날에 읽은 거라 내용은 잘 기억 안 난다
작중에 나오는 '선생'은 자기 가족한데 뒤통수를 맞으면서 사람을 향한 일종의 경멸을 품게 됨
정작 그 선생 역시 지금의 자기 아내를 얻기 위하여 순수한 자기 친구를 속여먹었고(표현이 좀 노골적인데 개인적으로 '속여먹었다'기 보다는 '은근히 부채질했다' 정도의 뉘앙스였다고 기억함) 그 탓에 친구가 자살을 택하면서 사람의 이중성(사람은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를 떠나 자신의 필요에 따라 신뢰하는 사람 역시 배반할 수 있는 족속이다)을 쭉 혐오해오던 자신 역시 그들과 같은 '사람'임을 깨달아 절망과 죄책감에 빠졌다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왜 오늘따라 그 내용이 유달리 마음에 자꾸 떠오르나 모르겠네
하여간 두서가 없는데 뭐 모르던 시절에 지루한 표정으로 한 번 읽고 좀 크고 나서 다시 읽었을 때 느낌이 많이 달랐었어서 좋았음
나도 개노잼으로 읽긴 헸는데 중간에 구태여 노기 할복 내용 다루는게 가끔가다 머릿속에서 확 나타날 때가 있음
그것도 잘 기억 안 나는데 뭐였지 메이지 천황 뒤졌다고 같이 뒤졌다는 장군이었나? 그거 가지고 작품 뒤에 있는 해설에서 노기 대장의 죽음->선생의 죽음을 연결지으면서 선생이 죽음을 택하는 결말이 메이지 시대의 종언을 뜻한다고 했는데 그거 보면서 어 그런가? 했음
ㅇㅇ 뭔가 다른 일문학처럼 혼자 심적으로만 배배 꼬다가 콱 죽어버리는 유아론의 닫힌 소설이 아니라 미세하게 주변 시대상이 정신을 갉아낸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 그것만으로도 소세키는 탈일문학이지
난 그런 시대까지 아우르는 느낌은 못 느꼈지만 갠적으로 두 번쨰 읽으면서 이 작품이 소세키의 후반기 작품이라는 사실이 자꾸 생각 났음 작품의 모든 부분에 사람이 태생적으로 지닌 이중성에 대한 체념과 고뇌가 깊숙하게 깔려 있다고 느꼈는데 이야기 속에서 작가가 엄청 괴로운 표정으로 "사람이 이런 존재라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라고 물어보는 것 같았어 그 질문 속에 담긴 감정을 생각하면서 그런 질문에 다다르기까지 작가가 무슨 사건을 겪었을까 상상하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