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이치로 아저씨가 선데이 매일이라는 잡지에 연재하는 칼럼을 묶은 "대체로 남편이 먼저 죽는다" 라는 책을 읽었는데(한국어판은 없는 듯), 미시마 유키오 관련 재미있는 글이 있어서 대강 번역해서 올려 봄. 두 개 있는데 일단 하나만.
번역은 슬렁슬렁 한거고, 정확성은 당연히 담보할 수 없으니 사용에 있어선 주의를 바람.
<근육 VS 정치, 최후의 성전>
“바즈카 오카다”라 불리는 오카다 타카시 씨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오카다씨는 일본체육대학 준교수로 유도일본남자팀의 체력강화부문장이며 유명한 보디빌더이기도 하다.
오카다씨와 대화 중, 미시마 유키오의 이야기가 나왔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전형적인 창백한 문학 청년이었던 미시마는 보디빌딩이 일본에 막 들어온 여명기에, 나중에 일본 보디빌딩 피트니스 연맹 회장이 되는 고 타마리 히토시씨 (2017년 서거)에게 개인 레슨을 받았다. 그렇게 시작된 미시마의 육체단련은 복싱, 검도로 이어져, 자신이 감독을 맡고 출연한 영화 “우국”과, 사진집에서 자신의 나체를 드러낸다. 그리고 맹렬히 단련한 육체에 제복을 입혀, 지금으로부터 약 50년전, 육군자위대 이치가야 주둔지에 자신이 결성한 “방패회”의 동지와 함께 난입, 마지막엔 배를 가르고 목이 베어졌다. 가장 문학적인 작가이자 동시에, 가장 육체적으로 단련된 작가이기도 하였다.
참고로, 보디빌딩에 열심이었던 시절의 미시마 유키오의 “육체”를 보고싶다면, 영화 “실없는 놈” (1960년)을 추천한다. 이 작품은 명장 마스무라 야스조가 감독하고, 미시마가 주인공인 야쿠자를 열연(!).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등장하며, 와카오 아야코와 미즈타니 요시에와의 러브씬도 있고 주제가까지 불렀다 (작사는 본인, 작곡은 후카자와 시치로). 이런 작가, 공전절후이지 않은가.
그런데, “미시마 유키오의 육체” (야마우치 유키오, 카와데쇼보신사)에 의하면, 미시마는 주간지에 이런 글을 실었다고 한다.
“문단 보디빌딩 협회 설립함. 회원 모집. 왜소한 소설가 한정. 회장은 카와바타 야스나리씨가 맡았으면 함. 현재 회원은 본인 1명. 사무실은 미시마 유키오 자택 정원 내 보디빌딩 도장”
안타깝게도 응모한 소설가는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그렇겠지). 다들 농담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나중에 “방패회”에선 진지한 모집이라고 믿은 젊은이가 응모하여 처절한 결말을 맞았지만.
그런데, 왜, 미시마 유키오는 보디빌딩과 검도에 열중한 걸까. 미시마 본인은 그 이유에 대하여 “지성에는 반드시 그와 균형을 잡을 수 있을 만큼 분량의 근육이 필요한 것 같다” (“미시마 유키오 스포츠 논집” 사토 히데아키 편, 이와나미 문고 “보디빌딩 철학”에서) 고 하며, 다른 곳에서는 이렇게 쓰고 있다.
“여성은 신체의 중앙에 자궁이 있고 그 주변에 여러 장기가 안정되어 있기때문에 그 균형은 대지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남성은 항상 균형을 잡지 않으면 부서지기 쉬운 매우 위험한 동물이다. 따라서 균형을 잡기 위하여 항상 자신과 반대의 것을 자신의 안에 집어넣어야 한다 (나는 그런 의미로 문무겸비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그렇다면 군인은 문학을 알아야하고, 문인은 무도를 알아야한다. 실은 그것이 전인간적인 모습의 하나의 이상인 것이다 (같은 책 “문무겸비”에서).”
바즈카 오카다씨에게 보디빌더로서의 미시마 유키오에 대하여 묻자, 오카다씨는 “대단합니다. 특히 대흉근이” 라며 “보디빌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성입니다.” 라고 덧붙였다. 그렇군, 미시마의 육체는 지성에 의해 단련된 것이었군…이라는 생각을 한 건,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주연의 “터미네이터: 뉴 페이스” (2019년)을 보면서다.
오카다씨는 슈왈츠제네거의 “코만도”(1985년)를 본 것을 계기로 보디빌더의 길을 가기로 하였다고 한다. 슈왈츠제네거가 영화사상 가장 단련된 육체의 소유자였던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1947년생인 슈왈츠제네거가 “터미네이터: 뉴 페이스”를 찍을 때는 70세였을 것이며, 지금의 나와 동갑(!). 그 두꺼운 몸은 티셔츠를 입고 있어도 숨길 수 없었다.
슈왈츠제너거는 원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디빌더 중의 한 명”이었다. “20세에 미스터 유니버스”, “미스터 올림피아 7회 우승”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남긴 후, 영화계로 진출, 대성공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캘리포니아 주지사까지 된다. 미시마도 그렇지만, 어쩌면 “문무겸비”가 아니라 신체를 극한까지 단련하면 “정육(政肉)겸비”가 목표가 되는 걸지도 모른다.
슈왈츠제너거의 젊었을 적부터의 사진과 발언을 모아놓은 책이 “아놀드 슈왈츠제너거 근육의 신화” (죠 위더 그룹 편저, 모리나가제과주식회사건강사업부). 이 책, 매우 재미있어서 탐독하였다.
“예를 들면, 트레이닝 중 근육의 통증을 느낄 때가 있다. 이는 근육이 그만 해! 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물론 그만 두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이 통증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통증(pain)은 진보(gain)을 의미한다. (…) 통증에서 도망쳐서는 안 된다. 오히려 통증을 목표로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 근육은 고집이 쎄다. 지금까지 한번도 순순히 말을 들은 적이 없고 항상 반항한다. 근육의 무기는 바로 통증이다. 그러나 그 저항을 돌파하기만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군, 근육을 상대로 한 치도 양보하지 않으니, 정치가가 되어 어떤 적이 나타나도 개의치 않았다는 것인가.
“보디빌딩에서는 의지의 힘이 중요하다. 나는 인간의 몸이 왜 이렇게 진보에 대하여 강하게 저항하는지, 그 자연 법칙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아마도 그것도 적자생존, 즉,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하나의 방식일 것이다.
나는 보디빌딩에서 “진화”의 길을 걸을 것이며 살아남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의 근육이 “노”라고 외치면, 나의 의지는 “예스”라고 답하기 때문이다.”
이건 이미 보디빌더의 어록이 아니라, 정치가 (독재자?)의 어록 아닌가.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것이 정말이라면, 보디빌딩으로 단련된 육체는 “건전한 육체”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데 “푸틴”으로 검색하면, “푸틴”, “푸틴 대통령”, “푸틴 강아지”, “푸틴 신장”과 함께 5번째에 “푸틴 근육”이 연관 검색어로 등장하며, 유도 8단에 트레이닝 동영상도 업로드한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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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를 다루며 문학적이고, 정치적인 훌류한 글이긔 ㅠㅠ - dc App
ㅇㅇ 겐이치로 아저씨(할아버지?) 통찰력 굳굳 - dc App
샛별이도 헬스 하지만은! 참으로 병신 같은 새끼들일세...
독서도 하고 헬스도 하고 부지런하네. 뭐든지 너무 극단적으로 하면 ㅂㅅ되나 봄.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