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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냉정시대, 미국과 소련은 핵무기를 사이에 두고 서로 으름장을 놓았다. "버튼 누른다? 누른다?" 서로 외치는 꼴은 마치 비극에 치닫기 전 우스꽝스러운 희극처럼 같다. 



마치 중세기사가 일대일 매치에서 승리하기 위해 단단한 갑옷과 창으로 무장한 것처럼, 미국과 소련은 일대일 매치를 이기기 위해 강력한 한방을 더 많이 만드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소련은 해체됐고 미국은 막대한 전비를 소모했다. 

”일단 이 경쟁이 시작되면, 금세 크기와 비용 면에서 막대한 극한 무기의 경쟁 형태로 이어진다. 비슷한 상황이라도 거대 무기가 실패하고 경쟁이 해소되면 진화가 끝난다.“

저자 더글라스 엠린은 핵무기와 같은 "극한 무기"의 뒤에 숨어있는 생물학 진화를 서술한다. 엠린은 꼭 커다란 무기가 종족 번식에 유리하지 않다고 한다. 메가로돈, 검치, 등 동물이 왜 멸종했는지 보면 된다고 했다. 



책에 여러가지 흥미로운 동물의 무기가 나오지만, 나는 생각나는 몇 가지만 언급하겠다. 우선, 엠린은 세 가지 요소가 극한 무기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경쟁

경제적 방어 가능성

1 대 1



자, 하나씩 보자. 

"경쟁"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경쟁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은 번식 성공을 위해 경쟁을 한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보다 강력한 한방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극한 무기"를 만들어내는 하나의 요소라고 한다. 물론 엠린은 "극한 무기"가 곧 번식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두 번째는 "경제적 방어 가능성"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다. 경제적 방어 가능성! 얼마나 자본주의 입맛에 맞는 단어인가! 엠린은 농게와 쇠똥구리를 대표적인 예로 든다. 수컷 농게는 멋진 굴을 파서 암컷을 맞을 준비를 한다. 하지만, 부동산은 한계가 있는 법! 굴을 팔 자리를 찾진 못한 농게들은 굴을 강탈하려 배회한다.  



농게의 싸움은 거대한 집게에 달려있다. "경쟁"으로 촉발된 거대한 집게는 전투에도 사용되지만 인간의 핵처럼 억지력도 갖고 있다. 엠린은 농게가 굴을 강탈할 때 꼭 싸움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농게는 거대한 집게를 하늘 높이 들어올리며 자신의 위세를 뿜어낸다. 상대편 농게는 그러한 집게를 보며, 자신보다 강하다고 느끼면 굴을 내어준다고 한다. 과거 미소냉전에서 보여준 "핵 억지력"과 같아보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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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게는 굴을 파서 암컷과 먹이를 지키려고 한다. 만약 사방이 뚫린 곳에 만든다면 사방에서 경쟁 수컷들이 몰려들 것이다. 그러나 굴은 입구가 한 곳이다. 이것은 하나의 입구만 지키면 두 가지(암컷과 먹이)를 지킬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생긴다. 



세 번째 "1 대 1"이 가장 중요할지 모르겠다. 왜냐? "경쟁"은 곧 상대방과의 사투이며, 경제적 방어는 곧 최소한의 적과 싸운다는 의미다. 알다시피 과거에는 상대방과 얼굴을 맞대고 일대일 전투였다. 일렬로 방패와 칼을 들고, 맞은편 상대를 죽이면 뒤에 있던 또다른 적이 자리를 메꾼다. 중세기사는 일대일 싸움을 이기기 위해 단단한 갑옷과 거대한 창으로 무장했다. 



농게 또한 일대일 싸움을 이기기 위해 밥 먹기 불편한 "거대한 집게"를 진화시켰다. 거대한 집게는 위세를 뽐낼때 말고는 쓸모가 없다. 좁은 굴에서 거치적거리고 먹이를 먹을 때 사용하지 않는다. 인간은 경제적으로 적을 말살 시키길 원한다. 



엠린은 굴을 파고 경쟁하는 쇠똥구리는 보통 뿔이 있다고 한다.  동물의 무기는 어느 정도 균형을 찾는다고 한다. 허나, 인간은 균형을 찾지 못하고, 엠린의 표현대로 "고삐 풀린 전면전"에 치달을 위험이 존재한다고 한다. 미소냉전이 끝나고도 새로운 경쟁은 계속 생겼다. 미중갈등, 한일경제갈등, 남북갈등,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경쟁"은 "고삐 풀린 전면전"으로 치달았다. 



엠린은 어떤 곤충은 속임수를 써서 암컷과 교미한다고 한다. 경쟁에서 이긴 곤충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면, 다른 곤충이 사선으로 "속임수 굴"을 판다고 한다. 이런 "속임수 굴"은 승리자와 일대일 매치를 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 후 유유히 빠져나간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절대강자 군대개미는 흰개미 서식지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한다. 군대개미는 유목민처럼 주변을 쑥대밭을 만들면서 이동하지만 흰개미는 터전을 잡고 번식한다. 군대개미는 날렵하고 수가 많고 흰개미는 덩치는 크지만 느리다. 흰개미는 이러한 군대개미를 막기위해 인간의 "성"처럼 서식지를 건설한다고 한다. 군대개미가 한꺼번에 들이닥치지 않게, 입구를 좁게 만들어 흔히 "일대일 매치"를 하게 만든다고 한다. 군대개미는 일대일 매치로 흰개미를 이기지 못한다. 



엠린은 동물의 다양한 무기와 번식을 얘기하면서 인간의 위험한 무기를 경고하고 있다. 동물 세계에서는 "극한 무기", "속임수", "경제적 방어가 가능한 서식지"를 통해 "경쟁"이 억지력을 갖지만, 인간 세계는 점점 무기가 다양해지고 비용이 저렴해지고 있다. 과거 미소만 가졌던 핵만해도 이제는 바로 윗동네까지 핵을 가지고 있다. 인간 세계의 무기는 더이상 억지력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이 억지력을 가져다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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