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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코즈믹 호러를 물어본다면 다음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당신이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고 퇴근했다. 그리고 맥줏집에서 시원한 맥주를 한잔하고, 집에 가서 잠을 잤다. 자, 당신은 개미 몇 마리를 죽였나? 아니, 신경이라도 쓰이나?” 만약 개미가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들의 죽음을 어떻게 인식할까? 어떤 거대한 무력감에 휩싸이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가 왜 자신들을 밟아 죽였는지 이해하려 들 것이다. 정작 우리는 아무 생각도 없을 텐데 말이다.



저자 미셸 우엘 벨은 러브크래프트의 삶을 통해 작품을 논하고 있다. 우엘 벨이 말하기를 러브크래프트는 세상을 혐오하고, 자신이 모르는 것에는 불안을 느꼈다고 한다. 


 


“대부분 세상을 향한 절대적인 증오의 감정은 특히 현대 사회에 대한 환멸과 함께 더욱더 깊어진다.”


 


러브크래프트는 현실 즉, 리얼리즘을 거부하고 절제된 삶을 살아간다.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는지, 사람에게 아주 친절했다고 한다. 그런데 편지를 통해서는 세상에 대한 증오, 인종차별주의적인 언어를 망설이지 않고 썼다. 미지에 대한 공포였을까? 다른 작품과 특별한 차이점이 있다면, 그는 백과사전식 서술을 자주 사용했다. 작품 중간중간에 수학, 과학 지식은 물론 보고서 형식의 서술도 마다하지 않았다.



표지는 러브크래프트 작품의 성격을 보여준다. 러브크래프트는 작품의 주인공을 자신과 비슷하게 설정했다. 교양이 있고, 지식을 탐구하는 인물이지만 어딘가에 속하지 못하고 미지의 존재(흑인과 같은 사람들)에게 파멸한다. 그렇게 보자면, 표지의 러브크래프트를 아주 잘 표현했다. 



2부는 러브크래프트 작품들을 비평한다. 내용도 좋았지만, 소제목을 합치면 하나의 문장이 되는 목차 편집 부분이 인상 깊었다. 목차, 2-1 “눈부신 어느 날의 자살처럼 이야기를 공격하라.”를 보면, 러브크래프트 작품 도입 부분의 개성을 적절히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부분도 이처럼 문장으로 구성해서, 본문의 내용이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했다. 좋은 서적은 목차만 보아도 내용이 유추된다고 한다.



필자는 그 이야기를 듣고, 독서 중, 길을 잃으면 다시 목차로 돌아간다. 특히, 인문학책은 길을 잃기가 쉬우니 목차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을 편집할 때, 제목과 내용 그리고 보도자료는 독자에게 책을 처음 선보일 때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목차는 책을 펼치면 처음 마주하기 때문에 진정한 평가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