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땐 일주일에 세 권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
성인 되고 우울한 일을 너무 많이 겪어서 반년을 침대에서만 지냈음.

히키코모리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유튜브 보기, 애니 보기, 커뮤질이 전부라 그 짓거리만 계속 했는데 정신 차려 보니 2년이 지나있더라.

책이라도 읽어보자는 좋은 마음가짐으로 중학생 때 재밌게 읽었던 수레바퀴 아래서를 꺼내들었다.

3페이지 읽는데 집중이 안되더라.

한 문장을 읽으면 한 번만으로는 뇌에 안 들어와서 다시 읽고, 또 다시 읽고, 겨우 입력돼서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면 방금 한 짓 무한반복이다.

그렇게 뇌에 힘 주고 영차영차 읽으면서 겨우 중간 지점까지 내려오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뭔 내용이었더라?”

다시 맨 윗 줄로 올라간다...

그렇게 처음부터 다시 읽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오더라 내 머리가 개병신이 된게 실감돼서..

이 글을 쓰면서도 내가 뭔 말을 하고 있는 건지, 글은 잘 쓰고 있는 건지 머리가 복잡하다.

그래도 독서를 즐겼던 과거의 나를 떠올리며 계속 열심히 읽었다. 중간에 딴 생각이 들기도 하고, 오늘 저녁 메뉴가 생각나기도 해서 존나 힘들었지만 속도에 집착하지 않고 오래 걸리더라도 이해하면서 읽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아침 10시부터 읽다가 겨우 완독했다.

오늘을 시작으로 점점 한 권씩 늘려가다 보면 점점 뇌도 맑아지겠지...

글은 좆같이 못 쓰지만 나름 독후감도 적었다. 연필도 오랜만에 쥐니까 어색하더라.

책 한 권 겨우 읽고 나니까 드는 생각은 ‘이제 유튜브 그만 봐야지’였음 바로 어플 지웠다.

나름 학교 다닐 때는 글짓기 대회나 공모전 나가면 무조건 상 타오고 했었는데 이젠 글도 진짜 개못쓰네.

뭐가 됐든 이 썩어빠진 뇌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으니까 스스로 너무 뿌듯하다.

갤 보니까 동기부여도 되고 나도 내일부턴 열심히 독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