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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국문학 여러가지 찍먹 후기 1

젊은 국문학 여러가지 찍먹 후기 2

젊은 국문학 여러가지 찍먹 후기 3

젊은 국문학 여러가지 찍먹 후기 4

젊은 국문학 여러가지 찍먹 후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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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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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아버지에 의한 동반 자살로 호수에 빠진 한 소년을 어느 할아버지가 구출한다. 소년의 귀와 목 사이에는 인간의 기관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있었고 할아버지와 손자는 소년을 외부 시선에서 숨겨주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온 여정을 어느 여성의 입을 빌려 시작한다...


청소년 소설과 일반 순문학(?)의 경계에 있는 듯함.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장면이 몇몇 있어서 그렇지 이야기성만 따지면 ‘위저드 베이커리’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음. 청소년이나 마냥 성인보다도 이제 막 성인이 되는 이들이 더 재미를 느낄 법한 한 편의 진한 (잔혹)동화.


문체가 매력적임. ‘위저드’ 때보다 훨씬 문장의 호흡이 길고 만연체적인 특성이 두드러짐. 그런데 어렵거나 이해가지 않지는 않아 길어도 부드럽게 잘 읽힘. 어려운 단어를 많이 쓰는 건 여전함. 문맥으로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난생처음 보는 단어들이 많이 나옴. 어쩌다 알게 된 단어를 글 속에 넣고 싶어 억지로 문장을 만든 느낌은 나지 않으나 이것이 나만의 특성이고 나 이만큼 어려운 단어 많이 알고 있다는 느낌은 살짝 나긴 함. 그리고 대사가 조금... 연극적임. 근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인물 성향에 따라 말투도 고정되어 있다는 거임. 인물마다 대사 스타일이 다 다른 게 아니라, 성향이 비슷해 보이면 대사의 질감도 비슷함. 대사에서 느껴지는 어조와 톤이 캐릭터성에 따라 구분되어져 있어 여러 사람이 등장해도 말투가 딱 두어 가지 정도밖에 안 됨.


내용상 위저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느낀 가장 큰 이유는, 인물들의 불행 나열 때문임. 냉정히 말해서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주연들의 캐릭터성이 ‘위저드 베이커리 + 아몬드(이건 다른 작가의 책이긴 하지만)’ 같음. 어디서 본 것만 같고 인터넷 소설 같은 느낌이 강함. 말과 감정이 결여되어 보이는 주인공과 그러한 주인공에게 애증을 가지며 학대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지 않음.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


그리고 더 냉정히 말하면 핵심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 낡았음. 너를 진정 생각하고 사랑했지만 나조차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감정 때문에 그것을 폭력으로 표현했다... 내 기준으로는 많이 낡았음.


그렇다 보니 이 책만 따지면 그렇게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지만 작가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문장력이 시작되는 기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른 책도 몇 권 더 읽어봐야 할 듯함. 이쯤 되면 정말 위저드는 등단을 빨리하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스타일을 깎고 다듬은 계산적인 초석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까지 듦.


흔히 겉절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작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맛이 있어서 읽는 재미는 확실한 작가라고 생각함. 바로 이어서 ‘파과’, ‘파쇄’를 읽으려고 했는데 (일련의 경험에 의해) 한 작가의 책을 연달아 두세 권 읽으면 역효과 날 것 같아서 시간을 두고 읽으려 함.



장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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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일의 기쁨과 슬픔’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들로 구성된 단편집. 회사원이나 취준생의 이야기가 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체와 해학을 넘어 동시대성과 시의성으로 무장한 위트가 눈에 띔. 전체적으로 전작 ‘일기쁨’과 ‘달까지 가자’의 장단점이 무난하게 잘 섞임. 가벼우면서도 적당한 무게감이 있음.


그러나 장류진의 모든 글이 그래왔듯 이 책도 ‘인터넷 커뮤니티식 민담집’의 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함. 시의성을 노래하는 작가들은 많다만 유독 장류진의 글이 얄팍하고 가벼워 보이는 이유는 이러한 커뮤적 속성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정말 중간중간 적절한 짤만 섞어준다면 여초카페에서 인기 많을 게시글이 될 것 같음.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썰, 그것도 여기저기 퍼져 꽤나 유명해진 썰을 글에 적극 채용한다는 점에 있음.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쉽고 게으른 비유를 많이 함. 그러니 읽을수록 이 이야기를 정말 오롯이 작가 혼자서 탄생시킨 세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게 됨. 물론 현재 흥하는 요소(또는 과거에 흥했던 요소)를 글에 넣는 거야 당연한 거긴 하지만 정도가 과함.


그렇다면 여기서 연결되는 의문점. 커뮤 밈이 문학에서 직접적으로 보일 때 왜 독자는 거부감을 느낄까? 작가가 게을러 보이기 때문임. 작가는 게으르면 안 되나? 인터넷 세상에서 이미 다 보고 씹고 뜯고 댓글로 토론까지 벌이고 이제는 한물간 이야기를, 그마저도 작가 나름의 가공조차 거치지 않아 생생하기 그지없는 상태로 책에 그대로 쓴다는 건 작가로서 직무태만임. 얄팍한 현상 나열만 볼 거면 굳이 시간을 써서 책을 읽을 이유가 없지. 신조어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면 사망 선고가 되는 마당에 신조어를 만들 생각은 안 하고 그대로 갖다 쓰면서 과연 소설을 창작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그럼 책 안 읽으면 그만 아님? 타인이 구상한 새로운 세계를 내 머릿속에서 떠올리기에는 책만 한 매체가 없음. 여기서 새로운 세계란 완전히 전혀 새로운 세계일 필요가 없음. 흔하고 뻔한 걸 작가 본인만의 색깔로 보여주면 됨. 그걸 기대하는 거임. 그걸 보려고 책을 읽는 거임. 그런데 장류진은 기본적인 필력과는 별개로 그런 기대를 절대 충족시켜 주지 못함. 흔한 걸 흔하게만 보여주고 뻔한 걸 뻔하게만 보여줌. 어느 인터뷰에서 ‘내 글에 깊이가 없다고 하는데 깊이라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한 걸 봤는데... 정말... 몰라? 진짜로...? 묻고 싶음. 정말 모르냐고.


여성 캐릭터가 너무 비슷한 것도 단점임. 이쯤 되면 다양한 캐릭터를 그리는 젊은 작가가 있나 싶긴 하다... 아무튼 203040서울4년제고학력에학과생활열심히하고1년정도아주힘겨운취준겪다중견기업대기업문뚫고입사하거나열심히공부해서전문직합격했으나남성위주의기업문화에질려하는능력있는여성혹은아직취준하며인턴생활을근근히이어가는와중에집에서는아들과차별받는여성들만 나옴. 모든 단편의 주인공 여성들이 한 명 같음. 설정과 배경과 성격이 너무 비슷함. 비슷하다는 것도 사실 에둘러 표현한 거임. 그냥 똑같음. K-장녀들의 공감은 끌어낼 수 있겠다만... 이 정도면 그들도 질려하지 않을까 싶음.


여성들의 연대를 다룰 때는 ‘아줌마’ 캐릭터를 많이 활용함. 젠더 문제에 있어 회색 지대라고 할 수 있는 중년 여성과의 심적 연대나 흔히 ‘흉자’라고 표현하는 인물과의 기묘한 대결 구도를 보여줌. 근데 그걸 잘 그리느냐... 글쎄... 한 세 발짝 정도만 더 나아가면 좋겠는데 그러질 않음. 딱 보여주고 싶은 장면만 보여주고 끝남. 나 이 장면 그리려고 이거 쓴 거임, 하는 면이 너무 잘 보임. 근데 직장에서 서로가 서로의 과거이자 미래인 여성들의 관계는 또 흥미롭게 잘 그림. 여성의 야망을 그릴 때는 글에서 불꽃이 튀는 것 같음. 그러니까 뭐랄까... 장점이 단점을 누를 만하면 다시 단점이 나오고... 누를 만하면 다시 나오고... 이런 쳇바퀴임. 회사라는 무대에서 한 꺼풀만 벗어나면 순식간에 밋밋해짐.


남성 캐릭터를 그릴 땐 우스꽝스럽게 그리는 편임. 이것도 일기쁨 시절과 다를 게 없음. 설정은 ‘똑 부러진 척하는 여미새.’ 대외적 능력은 뛰어나 보이지만 속으로는 맘에 드는 여자 어떻게 한 번 해보려다 실패. 캐릭터성이 비슷한 거야 그러려니 하지만 이야기 전개까지 꼭 그렇게 똑같아야 하냐고... 그래도 이번엔 다른 감성이 하나 추가되는데 바로 ‘자적자.’ 여자를 두고 벌이는 남자들의 기 싸움을 대놓고 하찮게 본새 없이 잘 표현함. 그리고 이번 책에는 유독 잘생긴 남자가 많이 등장하는데 잘생긴 남자에 대한 여자들의 생각도 날것처럼 잘 보여줌. 현실 웃음 나오게 하는 위트만큼은 젊은 작가 중 제일임.


종합해서 단점을 정리하자면, 모든 글이 타깃층을 노린 ‘의도적 공급’이라는 생각이 크게 듦. 커뮤성이 강하다고 한 것처럼 장류진의 글은 젊은 국문학 중 페미적 특성이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는데(논란이 될 수 있으나 한 마디 덧붙이면, 지금의 여작가 중 페미가 아닌 사람은 없다고 생각함. 누구 페미임? 이런 질문은 하등 의미가 없음), 그런 만큼 신랄하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우리끼리’ 낄낄거리기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점까지 과연 문학적 장점으로 볼 수 있을지는 의문임. 현 젊은 국문학 여성 서사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 ‘거시적으로 담론화할 자신은 없으니 뒤로 한 발 물러나 팔짱 끼고 조소하는’ 감성이 책의 전부임. 거기에 지극히 현대적인 위트 정도를 곁들인.


다른 장점으로는 압도적인 가독성. 문장이 간결하고 깔끔함. 구성이나 연결에 딱히 흠잡을 것이 없음. 그래서 더더욱 글 자체는 가벼워 보이는 것인가... 싶은데 읽기 편한 단문체는 이견 없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함. 여러모로 소설 입문용 작가로 딱임. 문장력에 기본이 있다고 느껴짐.


이 책이 현재까지의 마지막 출간 책이라 이제 장류진도 한동안 쉴 것 같은데 장단점이 뚜렷한 작가라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면서도 기대 안 됨. 마음에 드는 한두 구절을 찾기 위해 굳이 이 작가의 책을 또 읽어야 할까...?


추천작: 공모



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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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우연에 가까운 인연과 가족, 친구, 연인에 대한 사랑과 소중한 이를 향한 애도와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부스러질 수는 있어도 폐기할 수는 없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


단적으로 말해서, 재미없음. 아니, 이상함. 재미라고 느낄만한 점이 없는 건 아님. 인물, 이야기, 주제 등이 지나치게 흔한 것도 아님. 지루한 것도 아님. 책장도 잘 넘어가고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궁금함. 근데, 재미가... 없어... 심지어 그냥 재미없다는 것과는 조금 다름... 심심함과 담백함을 아득히 뛰어넘는 무(無)맛임.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 때도 비슷하게 느끼긴 했는데 그건 분량이라도 짧고 환상성이라도 있었지... 이건 대체... 이렇게 평하기 어려운 젊은 국문학은 처음임.


문체 얘기부터 하면, 이부터가 감이 잘 안 잡힘. 문장의 길이에 따라 느낌이 훅훅 다름. 단문과 장문이 뒤섞여 있는데 짧은 거야 평이하지만 길 때는 엄청나게 긺. 어렵지 않고 부담 없이 죽 잘 읽히긴 하지만 그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싶어서 쓴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자연스러우면서 부자연스러움. 한 호흡에 표현하는 것이 그 순간을 가장 잘 나타내는 기법이긴 하겠으나 어째선지 과하다는 생각이 듦. 의식을 가진 의식의 흐름 같음. 장황하기도 하면서 도리어 단순해 보이는 이상한... 그런... 문체임. 문장이 단정하고 섬세하다는 추천사가 있던데 동의하지 않음. 마음을 다루는 표현이 섬세할 수는 있겠으나 그걸 나타내는 이 문체가 정말 단정하다고...? 차라리 장류진이 더 단정하겠다.


여튼 그렇다 보니 단순히 소설이 아닌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읽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듦. 내가 읽고 있지만 내 목소리가 아닌 어느 성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읽어주는 것 같음.


인물들도 특이함. 캐릭터성도 나름 독특하긴 한데 그와 별개로 묘한 생동감이 있음. 팔딱팔딱 숨 쉬는 생기가 아니라 당장에 옆에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기시감이라고 해야 하나... 우선 인물을 이루는 요소와 그렇게 구성된 인물 하나하나가 모두 사회적인 면을 빗대어 만든 것으로 보임. 각각 어떤 것을 뜻하는지 짐작도 되지만 이걸 세세하게 해석하는 게 큰 의미가 있나 싶음. 그냥 정말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사람들 같음. 살면서 지나치는 사람들의 인생을 굳이 분석하지 않고 그 사람들도 내 인생을 굳이 분석하지 않는 것처럼, 이 책의 인물들은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는 타자화가 아닌 받아들이는 내재화의 영역에 더 어울림. 모두가 너와 내가 될 수 있음.


근데 그렇다고 또 엄청나게 공감 가는 인물들은 아니란 말이지... ‘나’라고 하기에는 멈칫하게 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함. 성향에 따라선 거부감도 느낄 수 있음.


서사나 주제도 마찬가지임. 본편까지 가는 서두가 길다고 느껴지는데 문제는 어디까지가 서두이고 어디서부터 본편인지 모르겠음. 사건이 일어나긴 하는데 극적인 맛이 하나도 없음. 주인공들의 인연은 우연에만 기대고 전체적인 흐름은 그저 밋밋하기만 하니 이게 그럼 언제 어떻게 터질까, 하는 기대감이 하나도 안 생김. 그러니 애초에 이게 350여 쪽의 장편으로 쓸 만한 이야기인가 싶음. 근데 읽다 보면 장편인 게 납득이 가... 근데 그럴 거면 주인공들의 마음이나 조연들의 마무리를 조금 더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했어... 근데... 모든 것이 암시로만 끝남. 벌려놓은 중심 사건들이 주인공들 관계에 급작스럽게 밀려 차갑게 식음. 담아 넣은 주제들은 좋은데 배합과 조화가 아쉬움.


이렇게 감이 안 잡히는 면들이 총체적으로 집약돼서 극한의 리얼리즘을 만들어 냄. 여타 젊은 작가들이 표방하는 ‘하이퍼 리얼리즘’과는 결이 살짝 다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볼 법한 리얼리즘이 아닌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나 나올 법한 리얼리즘임. 그리고 그 리얼리즘이 이 책을 맹물처럼 만듦.


자, 진정하고 장점 타임... 위로라는 측면에서는 젊은 작가 중 제일 나음. 흔히 생각하는 파스텔 톤의 따스함이 아닌 저녁노을의 뜨끈함이 있음. 그리고 다큐멘터리 같다고 한 것처럼 모든 상황이 다큐가 펼쳐지듯 현실과 재연을 넘나들어 눈앞에서 생생하게 잘 그려지는 면도 장점임. 큰 한 방 없이 밋밋하게 흘러가는 면도 어쩌면 우리네 인생을 닮았다고 볼 수도 있고... 이게... 장점인가...


정리하자면 미지근한 물과 같은 책. 찬물을 상온에 두어 미지근해진 건지 뜨거운 물이 식어 미지근해진 건지 그조차도 감이 안 오는 물. 아무튼 이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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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칭 겉절이 감별사, 젊은 국문학 찍먹러입니다. 5월쯤부터 시작한 젊은 국문학 기행을 잠시 쉬어가려 하여 이렇게 몇 자 남깁니다.


처음에는 관심 좀 받아 볼까 싶어 그동안 읽어온 책 중 겉절이만 골라 단평을 써서 올린 거였는데 어쩌다 보니 월간 결산 겸 연재 비스무리... 해져버렸습니다.


‘잘 쓴 글’을 읽기에도 부족한 것이 시간이건만 어째선지 저는 ‘요즘 인기 있는 글’이 궁금했습니다. 과연 어떻길래 누군가는 열광하고 누군가는 반기지 않는지. 현 국문학이 단순히 재미가 없다고 하기엔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는 늘 빠지지 않는 데다,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중국에서 상을 받았고 정보라의 ‘저주토끼’나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부커상 후보에도 올랐으니까요. 결국엔 감상이란 퍽 상대적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 상대성 안에 빠져보고 싶었고요. 실제로 재밌는 책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저에게 왜 국문학을 읽느냐고 하면 모국어를 향한 애처롭고도 짜증 나는 그리움 때문이라고 할 것이고 왜 젊은 국문학을 읽느냐고 하면 자국 문학의 동시대성을 느끼고 싶어서라고 답할 것입니다.


거기다 이번 1부에서는 여성 작가들의 책을 특히나(사실 거의 전부) 많이 읽었는데요, 그로 인해 현 국문학의 트렌드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왜 이렇게 성별에 따라 평가가 나뉠까, 하는 궁금증 하나로만 접근했는데 돌이켜 보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선이 더 넓어지는 경험이었습니다. 까기도 많이 깠지만, 그래도 어쨌든 어느 한 새로운 태동기이자 과도기에 있는 우리 문학을 응원하고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언제 2부를 시작할지 모르지만 그때는 1부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젊은 국문학을 평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이 길었는데 솔직히 네, 그냥 너무 많이 읽어서 질려서 그렇습니다.


원래 젊은 국문학은 도서관에서 빌려 여기저기 오며 가며 지하철에서 조금씩 읽고 집에서는 사다 놓은 책 위주로 읽었는데 이제는 주객이 전도되어 시도 때도 없이 낮이고 밤이고 주중이고 주말이고 겉절이만 붙들고 있고 또 얘네는 도서관에서 인기도 많아요 읽고 싶다고 바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라 도서관 두 곳 세 곳 알아보면서 예약 걸어두고 잊고 있다가 갑자기 알람 뜨면 후다닥 받으러 가고 그러면 당초 계획과는 틀어지게 되고 그렇게 세 권 네 권 쌓여 있는 거 보면 갑자기 한숨 나오고 당연히 기한 내에 다 못 읽으니 조용히 반납 연기 신청하고 반납 하루 전에 몰아서 후루룩 읽기도 하고 그마저도 다 못 읽어서 애써 빌린 거 그대로 반납하기도 하고... 그랬더랍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젊국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 있지만 그 말고도 다른 책들을 (읽지도 않으면서) 꾸준히 사고 있어서요. 책상이 무너지려 합니다. 안 읽으니 더 사는 것 같아요. 딴짓 그만하고 얘네 좀 읽어야겠습니다.


사다 놓은 책들을 어느 정도 다 읽었을 때, 다시금 국문학을 향한 애증과 같은 그리움이 동할 때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때는 지극히 최근 문학 말고 겉절이 전체로 영역을 넓혀 볼까 합니다(애초에 김애란이나 정지아를 최은영, 정세랑 등과 같은 선이라고 하기에도 조오금... 그랬지만). 또한 여성 작가 외에 그동안 추천 받은 남성 작가도 많이 읽고요.


모쪼록 모두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