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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자연철학은 뉴턴의 프린키피아가 나오고 나서는 완전히 사멸한, 예전의 괴이한 과학 전통으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진짜로 뉴턴이 자연철학을 죽이는데 성공했을까?
짜잔~ 낭만주의 입갤이요~
낭만주의자들은 뉴턴의 자연관이 너무 기계론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사성에 근거한 자연철학을 다시 부활시킨다. 그 중 하나가 여기서 살펴볼 괴테의 형태학이다. 물론 괴테와 낭만주의의 관계는 복잡하지만 지나가자. 너무 복잡해서 한줄로 요약도 못하겠다.
형태학은 자연을 분석하지 않고 오로지 바라본다. 괴테는 식물연구에 있어서 관찰만을 행했을 뿐 식물을 잘라보지는 않았다. 자연은 부분들로 환원될 수 없는 유기적인 것이란 테제가 형태학의 중심이 된다.
그런데 이런 유기적인 세계관들은 보통 원천이 되는 무언가와 그 무언가에서 산출되는 개별자, 그리고 그 개별자로 원천이 표현됨으로서 개별자가 원천으로 돌아간다는 신플라톤-스피노자주의적 세계관을 가지는 경우가 흔하다. 괴테의 식물형태학도 예외가 아닌데, 괴테는 원식물(Urpfanzen)이란 것을 상정하고, 이의 변형이 개별 식물이라고 보았다. 이는 스피노자의 능산적 자연-소산적 자연 구분에서 따온 것이다. 스피노자에게 그러하듯이 괴테에게서도 자연은 개별자를 산출하는 주체로 파악되고 있다. 괴테는 여기서 피히테의 사행 개념을 수용해 자연의 행위가 사실을 정립한다고 주장한다.
괴테에 따르면 자연은 두 가지 상반되는 양극의 원리에 따라 개별 현상을 산출한다. 예를 들어 괴테에게 색채란 밝음과 어두움이라는 두 상반되는 것이 만나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변증법적인 자연관은 양극성을 중점으로 두는 셸링의 자연철학에서 영향을 받은 것인데, 알프레트 슈 미 트에 따르면 소련 철학계에서 매우 기이한 형태로 살아남았었다.
나아가 괴테는 원현상(urphänomen)이란 더욱 근본적인 개념을 주장하는데, 이것은 괴테에 따르면 우리 인식의 한계이자 근원이다. 이것은 직관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는 반칸트적인 것이지만, 원현상 너머의 인식을 제한하고자 한다는 점에서는 칸트적인 것이다. 색채론 제177절에서 괴테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원현상을 발견하는 곳에서조차도, 우리가 그것을 그 자체로 인지하기를 거부할 때, 그것 너머의 무엇을 찾고 또 그것이 우리 지각의 한계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거부할 때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자연학자가 원현상을 영겁의 안식과 장업함 속에 놔둔다면, 그리고 철학자가 그것을 그의 영역으로 받아들인다면 그곳에서[원현상에서] 그는 더 숙고하고 탐구할 만한 소재(Stoff)가 주어지는 곳은 개별적인 사례들이나, 통상적인 범주들, 의견들, 가설들이 아니라, 근간적인 원현상( Grund- und Urphänomen)임을 발견할 것이다."
괴테는 전체에 대한 직관을 강조했는데, 이 전체를 직관함으로서 원현상을 직관하고, 그로써 전체를 유기적으로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그 직관이 바로 실험이다. 괴테에 따르면 실험은 주관과 객관의 매개자이다. 또한 그런 실험을 통해 얻어진 사실들은 개별적으로 파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파악되어야 하는 것이다. 괴테는 객체와 주체의 매개자로서의 실험이라는 소논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살아있는 자연에서는 아무것도 전체와의 연관 없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은 실증주의적 과학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테제이다. 실험을 주체와 객체의 매개이자 통합으로 바라본 것은 또한 초기 낭만주의자들에게서도 발견된다. 현상하는 것이 곧 이론인 것이고, 현상 너머에는 분석해야할 그 아무것도 없다. 그런 점에서 괴테는 현상학을 자연철학의 영역에서 선취했다고 평가받는다.
관찰로서의 실험을 강조하는 괴테의 입장은 단순히 지적 직관을 이용하는 신비주의와도 개별 자료에만 천착하는 실증주의와도 구분된다. 개별자를 주의깊게 탐구하여, 그러니까 직관하여 그것이 양적으로 축적되었을 때 질적으로 전화하여 보편적 전체, 원현상, 자연의 이념을 직관할 수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괴테에게 식물의 생장은 "식물이 생명력을 표현하는 방식"(제113절)이다. 식물은 씨앗 > 잎 > 꽃받침 > 꽃잎 > 암술/수술 > 열매 > 씨앗 > ... 의 6단계를 무한히 순환해나가며 "식물의 번식이라는 영원한 과제를 끊임없이 완수"(제73잘)한다. 이것은 괴상한 사변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글재주가 없는 예나의 어떤 철학자의 궤도론과는 달리, 열매가 꽃의 변형이라는 괴테의 주장은 현대 식물학에서도 입증되었다.
악!! 식물변형론 읽고 싶어서 찜해뒀는데 읽을 책 우선순위에 밀려있는
잘 읽었습니다!
ㅊㅊ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