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전태일 기일이다 보니 전태일평전이 한국의 독서의 역사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래서 세상을 알기 위해 책을 읽은 경험과 그 책들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음.



책을 읽는 여러 동기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세상을 알기 위한 거잖아. 세상을 향한 호기심. 세상, 세계라고 할 때, 우주나 자연, 즉 물리학이나 생물학의 세계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인간들이 살고 있는 세상인 사회가 더 크게 다가오지 않음? (세상이라고 할 때 사회를 떠올리지 않는다면 왜 그런지 설명 좀.)



그래서 사회를 알기 위한 책읽기로, 20세기 후반에 한국에서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그렇게 사회과학 책을 많이 읽었던 것이고, 그들에게 사회를 안다는 것은 사회의 부정적이고 어두운 면, 부조리와 모순과 마주하는 것이자 그 작동 원리와 역사와 구조에 대해 분석하고 대화하는 것이었으며, 책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삶이 어긋나지 않도록 농활, 빈활, 각종 연대 활동 따위로 직접 경험하는 자리를 만들고 힘을 보태는 일이 드문 게 아니었고, 거기엔 사회를 바꾸기 위해 자기들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생각하거든.



지금 시점에서 평가하면, 다수의 사람들은 그때 청춘들의 책읽기를 이렇게 여기는 것 같음. 앎과 삶은 별개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은 자기가 히어로영화의 캐릭터도 아닌 주제에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고 믿는 과대망상이자 뒤틀린 구원자 콤플렉스이고, 농활이나 빈활은 농촌과 빈민촌을 체험코스나 관광자원처럼 만든 거고, 사회의 부정적인 면은 이미 인터넷을 떠도는 말들을 통해 책을 읽지 않고 경험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거나 그런 건 알 필요가 없다고. 여기서 책과 관련해 특히 문제적인 건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생각과, 알고 싶지 않다는 적극적인 의지. (그렇지 않다면 반론 좀.)



그럼에도 사회에 대해 알기 위해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면, 또 읽고 나서 사회에 대한 기존 이해가 깨졌거나 사회에 대해 새로 바라보게 된 적이 있다면, 그 책들에 대해 소개 좀 부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