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독자의 지적 유희에는 실재적인 정보나 사유가 아니라 내가 철학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 마냥 착각하게 해주는 정신나간 캐릭터들의 주절거림이 더 효과적이다"를 증명한 거지

교양 소설이니 질풍노도니 빌둥이니 해봐야 지금 펴고 읽으려면 으악 이 새끼 장미 심는 법으로 30페이지 째 쓰고 있어! 소리나 듣기 딱 좋지만 도끼의 술취한 개소리는 마치 뒤틀린 성자와 대면 중이라는 환각을 보여주기 딱 좋거든

어찌보면 도끼는 참 좋은 성장 소설가야. 사유의 초기에 읽으면 홀리듯이 빠져들고 살기 위해 발버둥치다 그 엉성하게 들끓는 지옥이 사실은 땅에 살짝 고인 물웅덩이 정도고, 나 같은 철스퍼거 아니면 관심도 안준다는 걸 깨닫는 순간 머쓱하게 일어서면 바지에 묻은 진흙 털어내고 지하생활자처럼 부리나케 도망가는 거임. 성장을 현실에서 실현한다는 얘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