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이라기 보단 제목그대로 헌신에 대한 소설이란 생각이 듬

수학자라는 장치를 통하여 뭔가 수학적인 트릭이 나올줄 알았는데

그냥 수학자란 사람의 인격(이성적/치밀함/현학적)묘사의 장치로만 쓰임

특히 트릭의 목적이라는게 완전범죄달성 같은 high hanging fruit이 아닌

차선의 희생양이 있는 low hanging fruit으로 낮춰서 목적달성 난이도가 낮아졌다는거 부터가 상당히 맥빠졌음

거기에 추리의 방향성도 개인적인 친교로 인물상을 판단하는 것과 반응읽기 등으로 갔다는것도 좀 아쉬움(근데 도시락집을 방문해서 가설확인하는 실험을 한거라고 생각하면 나름 이해는 감)

그래도 이야기가 애절하긴 하더라.

그냥 천재수학자 vs 물리학자의 대결이라는 판매용 글귀에 속아나서 너무 거창한걸 기대한게 문제인 듯

작가가 이과생이라는 이야길 들었는데 사실 이과적인 내용보단 “자연계는 이렇게 멋있다.” 는 걸 보여주는? 약간 표면적 장치로 쓴거 같음

난 개인적으론 그런건 좀 질색인데 말이지(소설속에서 소설가 예찬이라든지 씹덕물 속에서 씹덕 예찬이라든지)



근데 또 내가 원하는 트릭은 어떤걸까를 생각하다 보니 코난이 생각났음

코난도 난 사람들이 이걸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인데

너무 전문적인 약물지식에 의존하는걸로 보이는 트릭과 추리가 넘치거든

내 생각에 “이런 화학적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독자들은 몇 없을텐데 왜 좋아하지?” 란 생각이 들어서 코난 전권을 모은 여동생한테 물어봤는데

그냥 캐릭터들 이야기가 재밌어서 본데.

그런거 보니 사실 추리물에서 사람들이 열광하는 부분이

트릭의 치밀성보다 그걸 푸는 멋있는 탐정에 많이 있는거 같기도 함

그리고 내가 원하는 트릭의 경계가 굉장히 까탈스럽단 반성도 좀 했음 너무 전문적이면 코난처럼 “이걸 누가 알아들어”가 되는거고, 너무 전문적이지 않으면 “이게 무슨 수학자와 물리학자의 대결이야”가 되는거고

서로 수준이 상이하게 다른 독자들을 최대한 끌어모으려다 보니 트릭보단 등장인물의 매력에 더 집중하게 되는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