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대 후반을 지나 마흔에 닿은 그림자. 서명되지 않은 계약서의 문구들을 질문 없이 받아들여야 할 때다. 다른 사람들을 옳아매는 것이 나도 옳아맨다는 것을, 규칙에는 예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다. 설령 자연에 반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사람은 늙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몸만 은밀하게 늙음의 법칙에 따랐지만 더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이제 내가 늙음의 법칙에 동의해야 한다. 젊음은 저 자신의 영원성을 규칙이자 기본 전제로 삼았다. 나는 유치하고 미성숙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참된 나 자신이며, 참된 나 자신으로 머물 것이다. 이것이 실존의 핵심에 놓인 농담이며, 그 농담을 발견할 때 일어나는 것은 경계심이라기 보다는 당혹감이다. 우리가 어쩔 수 없이 해온 게임이 짓궂은 장난이라는 당혹감. 최초의 충격과 분노와 저항이 지나면 자기 자신과, 자기 몸과 타협이 이루어진다. 노화과정이 아무리 매끄럽고 미세하다 할지라도, 우리는 결코 그 과정과 이성적으로 화해할 수 없다. 우리는 서른 다섯에 대비하고 이어서 마흔에 대비한다. 마치 그 나이가 지속될 것처럼. 그리고 그런 환상이 깨질 때 우리는 심하게 저항하면서 관성에 떠밀려 그 금들을 넘는다.

오들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