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만 말하자면 읽기 힘겨웠다, 그것도 지금까지 읽은 쿤데라 책 중에서 제일.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 혹은 그 속에 담긴 통찰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이 소설은 난해하다. 물론 난해한 책이야 이전에도 몇 권 읽었지만 적어도 그 소설들은 하나의 생각 아래에서 해석될 여지가 보였다. 제목이나 주인고의 태도 등에서 소설 전반에 걸친 흐름을 읽어내고 거기에 따른 해석을 생각할 수 있었다.


 반면 이 소설은? 제목은 이해되지 않고 등장인물들은 너무 많다. 서사는 계속 끊어지고 빈번하게 끼어드는 작가는 혼란을 가중시킨다. 못쓴 소설이라는 뜻은 아니다. 중간 중간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들은 여전하고 쿤데라식 인물들도 생기 있게 움직인다. 다만 그것들이 부분 부분으로 끊어져 어떤 큰 사고로 연결이 되지가 않는다. 다시 말해 내가 이해를 못한듯하다.


 만약 내가 제대로 읽었다는 가정 하에 얘기하자면 이 소설은 앞선 쿤데라의 소설들과 형식이 다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불멸>에서 보이는 방식을 제일 처음 시도한 게 이 소설인 듯하다. 작가의 끊임없는 끼어들기, 용어 정의 및 설명, 계속해서 끊어지는 서사 등등 말이다. 다만 작가가 새롭게 시도해서 그런지 여러 구멍들이 생기고 그 탓에 난해함이 증가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소설의 형식들을 정리하고 다듬어서 탄생한 게 참존가와 불멸이고 말이다. 즉 이 소설은 쿤데라의 실험작이다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내가 제대로 읽은거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