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어느순간부터 브레인포그가 낀 것처럼 흐리멍덩했어서
항상 사라진 삶의 열정 혹은 의미를 다시 찾으려고 했었는데
시지프 신화를 읽고 나니까
세상이 어느정도 고해상도로 좀 더 선명하게 느껴짐


죽음이라는 한계를 가진 인간의 운명에서
희망이나 구원 등을 과감히 거부하고
그 숙명을 뚜렷이 의식함으로써
삶은 오직 나의 삶임을 깨닫고 나아가라는 말이
너무 냉철하지만 어떤 조언보다 옳은 말로 느껴짐

‘열정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라’는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인간은 시지프와 같이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는 일에 전 존재를 바쳐야 하는 형벌을 받았고, 그 헛됨을 응시하면서, 너무나 인간적인 그 삶을 인간으로서 살아가라. 고 이야기하네.

이 무력감과 헛됨이 인간의 숙명이란 걸 의식하니까 정말 희한하게도 그 헛됨을 거부하고 싶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 헛된 삶에 더 깊게 들어가고 싶어짐

삶을 비극적이게 바라보게 하지도, 긍정적이게 바라보게 하지도 않고 그저 리얼하게 삶을 목도하게 만들고
그것으로부터 오히려 삶에 열정적인 불꽃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값진 조언이라고 느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