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그네 감상문
문학 추천 목록 중 맘에 드는 책들을 중고서점과 헌책방을 통해 구했었는데
다음으로 무엇을 읽어 볼까 하고 고민하다 고른 책이 이 책이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지 않은 시대에 한 소년이 강제수용소에 들어가 겪은 이야기이다.
부끄럽지만 책을 읽으며 감상 정리가 잘 되지 않아 책 뒤에 있던 해설을 통해 약간의 가닥이 잡혀
다시 몇 구절을 찾아 읽어가며 정리 했다.
이 책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내용은 배고픔이다.
‘뼈가 쇠처럼 무거워졌다. 살이 빠지면 뼈는 천근만근이 되어 사람을 바닥으로 끌어내린다.’
‘요리할 게 없을 때면 연기가 입을 비집고 들어왔다. 나는 혀를 안으로 당기고 공기를 씹었다.’
‘밤이 온다. 모두 일터에서 돌아온다. 일제히 배고픔에 올라탄다. 배고픈 사람의 눈에 다른 배고픈 사람은
올라탈 침대틀로 보인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다. 나는 느낀다. 배고픔이 우리 위에 올라타는 걸.
우리는 배고픔을 위한 틀이다. 우리 모두 눈을 감고 먹는다. 우리는 밤새 배고픔을 먹인다.’
‘배가 고플 때는 배가 고프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허기는 침대틀이 아니다.
침대틀은 셀 수 있다. 배고픔은 객체가 아니다.’
특히 객체가 아니라는 표현에서 헤아릴 수 없는 무한한 고통에 대한 이미지를 상상해보았다.
내가 겪었던 고통에 대한 상상으로 이어지며 나라면 진작에 석탄화주를 마시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육십 년 동안 밤마다 수용소 물건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려 한다.
육십 년 동안, 그 물건들을 기억하느라 잠들지 못하는 것인지 그 반대인지 나는 모르겠다.
어차피 잠이 오지 않으니 물건과 옥신각신하는 것인지.
나는 그 점을 강조해야만 한다.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기억해야만 한다.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라 내 의지라 할지라도 나는 그리고 싶지 않다.’
‘물건들이 나를 찾아오는 건 내가 기억하려 해서가 아니라 나를 괴롭히기 위해서임을.
밤이면 물건들은 나를 추방시키려 하고, 강제수용소로 돌려보내려 하고, 나를 원한다.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므로 머릿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위가 조여든다.
그 느낌은 점점 올라와 입천장에 닿을 것 같다. 숨그네가 공중을 한 바퀴 돌고, 나는 헉헉거린다.
배고픔이 대상으로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물건들이 찾아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왜 나는 밤이면 다시 처참해질 권리를 가지려는 것일까.
왜 나는 자유로워질 수 없을까. 어째서 나는 수용소가 내 것이기를 강요할까.’
책 뒤에 해설에 나온 표현으로 ‘소멸되지 않는 기억은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본성이 있는 것인지.
숨그네에서 무엇보다 아픈 부분은 끊임없이 회귀하려는 배고픔의 기억들이다.’
극한의 스트레스에 대한 표현들이 먹먹하게 다가왔고 내가 겪었던 고통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아직 완전하게 벗어났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 고통 이후에 다르게 살아보려는 바램이 내 안에 일어났고
그 바램을 현실에서 하나씩 실현 시키는 과정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며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보내려 발버둥 치고 있다. 내가 겪은 고통이 숨결 속의 그네와 같진 않겠지만, 작가의 이러한 표현들이
고통을 빗대어 다르게 표현함에 있어서 감탄하게 되고 고통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번 더 해설의 내용을 옮겨 적으며 내 생각도 적어본다.
‘한계 상황으로 인간을 몰아넣는,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수용소들이 세계 곳곳에 존재한다.
굳이 수용소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수용소에 갇힌 것이나 다름없는 삶 역시 도처에 있다.’
이 내용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내 수용소는 무엇일까.‘ 였다.
답은 간단했다. 부끄럽지만 고백하자면 지난 10년 간의 데이터를 토대로 주기적으로 일어났던 우울감과 그 우울감의 원인과 과정이라고 답할 수 있다.
현재는 그 수용소에서 나와 다시는 들어가지 않도록 발버둥치고 있다.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다르게 살려고 발버둥치는 이러한 노력들이 꾸준하게 유지된다면, 이전과의 삶과는 다른 형태로 내게 다가올 것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고, 그리고 감상문을 적으면서 느끼는 감정들과 생각들이 매우 넓어진다는 게 신기하다.
자연스럽게 다음 책을 찾아보게 될 것이고 시간은 걸리겠지만 감상문 또한 남길 것이다.
이 또한 내가 다르게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것 중 하나이고 이러한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 더 성숙하고
단단해진 내가 되어 있으리라는 앎이 차츰 생기는 게 기쁘고 감사하다.
멋져
미드 오뉴블 명언중에 하나는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함 그런데 너는 괴로워함 고통은 그냥 있는건데 너는 자의로 괴로워하고있다? 그만 괴로워했음 좋겠다는 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