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머나먼 곳에서 왔지

산과 강은 내 침상이었고

사계절은 내게 옷을 주었네

몸을 뉠 꽃밭을 찾아

은싸라기 같은 달빛을 따라 정처 없이 떠돌았네

흐르는 바람과 맑은 샘물은 잠시 쉬어가라고 했지

「푹 쉬거라, 푹 쉬거라. 여정에 지쳤다면」

「맴돌거라, 맴돌거라. 흩날리는 꽃이 너와 함께할 테니」

난 아침마다 시냇돌을 악기 삼아 연주하고

밤마다 꿈의 노래를 경청했네

한 소년의 눈가에 맺힌 이슬은

밤하늘 아래의 그 어떤 노랫소리보다 낭만적이었지

소년은 과거와 미래를 알록달록한 화관으로 엮었고

난 그 보답으로 꿈의 경계를 지워줬네

「보렴. 소년의 눈빛에서 사랑이 흐르니」

「어서 허락하렴. 아름다운 꿈이 사라지기 전에」

고양이와 반딧불이 소년의 마음에 응답하라 재촉했지만

인간의 멜로디를 모르는 내가

어찌 어울릴 수 있으리?

꿈과 시냇물이 바다로 흘러들고

수정 나비가 물결을 일으킨 찰나

은하수 아래 소년의 머리가 희었네

난 아장걸음으로 인간의 모든 것을 배우고

부서지기 쉬운 구름으로 부드러운 시를 짜 맞췄네

씨앗이 땅을 동경하듯

나무가 태양을 좇듯

과거에 흐릿하기만 했던 멜로디가 마음속에 울려 퍼져서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모든 게 그대의 이름이었네

이제 내 꿈을 선사할 테니

그대의 밤이 샘물처럼 달콤하기를

이제 내 마음을 선사할 테니

부디 한없이 늦어버린

내 약속을 받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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