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가 79세의 나이로 쇠약해져 죽음을 앞둔 무렵
죽기 9일 전에 의사가 진찰을 위해 찾아왔다.
그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바 있었고
시력과 청력을 거의 상실했으나
몸을 움직이거나 간단한 말을 할 기력은 아직 있었다.
칸트가 무거운 몸을 거닐고 일어나 의사를 맞았고
의사는 인사를 나눈 뒤 칸트에게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청했다.
그런데 칸트가 쭈뼛쭈뼛하며 어색하게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의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며 당황하자
옆에 있는 칸트의 지인이 설명했다.
칸트는 손님이 먼저 자리에 앉은 뒤에
집주인이 앉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고.
의사가 자리에 앉자
칸트도 따라서 자리에 앉았다.
죽음을 9일 앞둔 노인의 모습이었다.
지인이 훗날 이 일화를 글로 남겼으며
이는 카울바 흐의 저서 <임마누엘 칸트>에 인용되어있다.
철저히 이성적이고 규칙적이며 자기를 통제하는 삶을 살았던
칸트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일화라 생각한다.
지 입장밖에 모르는 꽉 막힌 늙은이.
ㅇㅈ
강박증 같은거 있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좀 짠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