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전집이랑 한국문학 위주로 읽다가
요즘 심하게 책태기와서 마냥 가벼운 건 아닌 무겁지 않은 재밌는 소설 위주로 보게됐거든.
그런 소설을 꼽자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작가, 메이브 빈치 작가님이 쓰신 작품들?
정세랑 작가님 작품은 좋을 때도 있었고, 좀 유치하고 가볍다싶을 때도 있었는데, 어쨌든 시간이 지날수록 명랑하고 재기발랄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이번에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도 그런 의미에서 좋았어. 통일 신라 시대를 배경으로한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인데, 장르문학을 선호하지 않고, 추리소설을 한번도 안 읽어본 나한텐 엄청 재밌더라구.
내가 잔인하고 무서운 걸 싫어하는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는 추리소설이라 좋았던 것 같아.
그러다보니 2권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정세랑 작가님 덕질을 조금 했거든.
문학동네 인터뷰에서 작가님이 설자은 시리즈를 쓰면서 영감을 받았던 책으로 한나 스웬슨의 시리즈를 추천하면서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을 얘기해주더라고.
그래서 바로 사서 읽어봤는데, 쿠키 상점을 운영하는 한나가 자신이 만든 초콜릿칩 쿠키가 놓인 살인 사건 현장을 발견하게 되면서 (형사인 제부를 돕기위해) 단서를 캐내고 살인범을 찾아내는 이야기더라구. 뻔하지도, 식상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고 책에 등장하는 디저트 때문인지 아기자기한 개성이 있어서 시리즈에 입덕했어.
근데 문제는 미국에선 엄청 인기있는 시리즈물인데 비해 한국에선 책 판매량이 저조해서 출판사가 19.웨딩케이크 살인사건 이후로 번역,출간을 포기했더라구. 현재 품절된 책도 중쇄 계획이 없구...ㅠㅠ
그래서 일단 품절된 책들 중에 깨끗한 책을 구하려고, 때마침 옆동네에 재고가 있길래 알라딘 중고서점에 방문했어.
책을 살펴보는데, 세월의 흔적 때문에 낡긴 했어도 책을 한번도 펼쳐본 적이 없는 것처럼 빳빳하더라. 책 고르고 한바퀴 돌면서 구경하는데, 우리동네가 유동인구가 적은 지방이라 그런지 웬 중고책이 죄다 새책같던지... 책 표지도 안넘긴 책들이 수두룩하고 심지어 랩핑도 안뜯고 팔아치운 책들 보면 애잔한 마음이 들었음.
뭔 사람들이 읽지도 않을 책들 사놓고 쟁겨놨다가 나중엔 번거로우니까 헐값에 팔아넘기는지... 저런 책들이 중고가로 엄청 후려치기 당할껄 생각하니, 사놓고 팔 때 젤 푸대접받는 게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음.
중고서점마다 분위기가 조금 다르긴 한데, 혹시 대구 사는 사람들 있으면 대구상인점 방문해봐. 동대구역,동성로점보단 구하기 어려운 책들도 많고, 책상태도 개인소장용 마냥 전반적으로 깨끗하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