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폰데 <What Good is Grand Strategy?> 라는 미국 대전략의 역사와 효용에 대한 책을 갖고 북클럽 중이였거든.

그래서 내친김에 좋든 나쁘든 냉전 시기 미국 외교 정책의 마에스트로라고 할 수 있는 키신저의 <세계 질서>를 원서로 읽어봤어.

재밌더라. 20세기에서 21세기의 전환점이 되는 시기에 태어난 나로서는, 음 뭐랄까, 내가 실시간으로 경험해온 정세, 외교 등이 어떻게 그 상태로 도달했는지, 그 바로 직전까지의 얘기니까 프롤로그를 미국의 시점에서 보는 느낌이랄까?

특히 키신저가 워낙 특징적인 외교 스타일을 지향한 사람이다 보니까, 호불호가 갈리는 그의 외교 정책을 자기 입으로 설명하는 걸 들으니 좀 더 명확하게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립할 수 있는 것 같아 좋았어.

그 대학교 북클럽에서 외교 전문가를 초청해서 세미나도 열었는데, 마침 키신저 얘기를 꺼내신 터라 질문도 좀 하고 그랬었거든.

근데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이틀 전에 키신저가 죽었다는 얘길 들으니 기분이 묘하다. 유아론적인 생각이지만 100년이고 자기가 명성을 떨치던 시대를 한참 지나고도 건강하게 살아오던 사람이, 내가 관심을 가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은 우연이 뭔가... 슈뢰딩거의 키신저도 아니고 상관관계는 없지만서도.

암튼 인생 참 덧없다. 오지만디아스가 떠올라.

키신저 책 값 오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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