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no=24b0d769e1d32ca73cee84fa11d02831cd949b6924735c7cb75a680f5c990fd7a14a596b8cfdbb4642075d1bdc6414dfa6d35b52d004c46783cdb4910b0a1d2765f444f36fd4962ababab71845133790aec6a47e6aeb116676da30b85d9c




지금은 문동판본이 카버 작품집 결정본 취급 받는데
개인적으로는 집사재에서 나온 카버 작품집 좋아한다.
딱히 번역이 탁월하게 잘된 느낌도 아니고
일본어 중역본 아니냐는 의혹도 있긴한데
카버를 처음 접했을 때의 그 모래알 씹히는 듯
서걱거리는 감동은 집사재에 남아있는 듯해.
일종의 원풍경이랄까.

글고 집사재 판본을 좋아하는 사소한 이유 중에 하나는
책 뒷면에 부록으로 각 작품에 대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짧은 독후감이 수록되어 있다.
그 감상이 유려하게 세공된 것이었으면
그다지 공감이 덜 되었을 것인데
명색이 유명작가라는 양반이 힘을 쭉 빼고
오롯이 애정만을 담아 솔직 담백하고
소박한 느낌으로 감상을 적은게 꽤나 인상적이다.
그의 작품 읽을 때보다 하루키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갤에 하루키 빠들과 하루키 까들이
공존하는 거 같은데... 내 쪽은 딱히 빠도 까도 아니지만
하루키는 오랫동안 저평가 받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루키 열풍이 몰아쳤던 90년대에 문학계간지에서
그 흔한 서평하나 안 낸 거 보면.
아직도 대중적 명성에 비해  순수 문학계 쪽에서는
깔고 보는게 있는 거 같긴하다.
개인적으로는 초기작 '바람의 노래' '1973년의 핀볼' 좋아하고
'세계의 끝과...'로 정점을 찍었다고 보는 편으로
최근작은 그닥 좋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
단편 '여자없는 남자들'은 대단하긴 했다. 탁월한 단편집.

레이먼드 카버로 얘기 꺼냈다가
하루키 얘기만 한 느낌이어서 좀 그렇기는 커녕
그럴라고 싼 글이다.
집사재판 레이먼드 카버 선집에 수록된
하루키 감상문 읽을 기회가 생길 때마다
작가와 그 작품을 애정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거 같다.
물론 레이먼드 카버가 최고인 건 두말할 것도 없고.
근데 집사재 판본은 절판인 거 같군.

레이먼드 카버 좋아하면
존 치버의 작품집 추천하고 싶네.
존 치버 단편은 정말 보석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