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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드몽 자베스 - 질문의 책
홀로코스트를 겪은 두 남녀의 대화와 가상의 랍비들의 잠언으로 이뤄진 기이한 시-소설
질문의 책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명확한 답을 낼 수 없는 질문들이 여러 형식으로 교차한다
신은 어디에 있는걸까? 역사의 뒤안길에 남겨진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영원한 이방인인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글을 쓰고 읽는 것은 무엇일까? 글쓰기는 정말 가능한 것일까? 책에는 답이 있을까? 책이란 무엇이지? ...이 책을 쓰고 있는 주체는 누구인가?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수기, 혹은 역사의 유령들이 남긴 흔적
2. 장자 - 장자 (앵거스 찰스 그레이엄 편역)
도가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의구심을 걷어준 책이다
특히 동양철학 고인물인 AC그레이엄 옹의 해설 덕분에 도가를 둘러싼 시대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도 한층 깊어졌다
동양철학 전공자들에 따르면 장자 원문은 각운, 언어유희, 희귀한 한자어, 독창적인 표현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논다고...
이거야 내 능력 밖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번역본만으로도 장자란 양반의 능수능란한 재치와 날카로운 지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회남자, 하상공주와 같은 후대 도가 텍스트들을 기웃거리기도 했지만... 새삼 장자의 위대함만 곱씹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굳이 이 편역본이 아니어도 좋으니 장자 본인이 저술한 내편만큼은 다들 꼭 읽어보길 바란다
3. 마르셀 프루스트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부
언어로 붙잡을 수 없는, 스러져가는 순간들을 어떻게든 긁어모으려는 시도
전혀 다른 시공간, 문화, 인종, 지위, 계급, 취미에 바탕을 둔 글인데도 이상하게 울컥이는 부분이 많았다
완독은 커녕 겨우 1부에 대한 감상 뿐이지만... 프루스트 그는 정녕 신인가?
4.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 아구아 비바(+야생의 심장 가까이, 별의시간)
어떻게 글을 이렇게 쓸 수 있을까?
인용으로 대신하련다: "나는 아다지오를 만들 것이다. 천천히, 평온하게 읽으라. 그건 드넓게 펼쳐진 프레스코화다."
5. 피에르 클로소프스키 - 니체와 악순환
사람은 언어를, 의지를, 의식을 포기할 수 없다 그렇지만 충동은 이를 거부하고 재현을 초과하는 환영을 남긴다
그렇게 니체는 영원회귀라는 환영에 사로잡히고 망각과 무의식으로 인해 지워진 수많은 '나'를 마주한다
니체는 동일성이라는 환상으로 구축된 세계를 무너뜨리고자 스스로 다이너마이트가 되었지만 그 자신이 먼저 붕괴하고 말았다...
라고 나는 이해했다... 맞는지는 모른다
저자가 강단에 머문 학자가 아닌 시인, 소설가, 화가이다 보니 직관에서 오는 통찰과 텍스트 사이의 도약 덕분에 탄성과 절망을 동시에 맛봤다
이래저래 괴물 같은 책이다
내가 불란서 글쟁이 취향이라 그런지 좋은 문장들이 많았다 이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아마도
여담이지만 들뢰즈와 푸코가 이 책을 극찬했다고 한다 클로소프스키 역시 직접 들뢰즈의 권위있는 니체 해석을 참조하라며 각주까지 달아주었다
6. 로베르토 볼라뇨 - 야만스러운 탐정들
1부 중반까지는 보르헤스에 취한 하루키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2부에서 그러낸 삶의 궤적들을 거쳐 3부 마지막에 던져지는 질문들을 마주하고 책장을 덮고나니 볼라뇨 감염병에 감염되었다 덕분에 2666까지 사버렸지만 후회는 없다
청춘과 문학을 향한 애증, 그리고 연민을 담아낸 책으로 정리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벽돌이 그렇듯 직접 헤매는걸 추천한다
젊음은 사그라들고, 시인은 방황하며, 혁명은 안주거리로 전락하고, 문학은 실없는 잡담이지만... 그렇기에...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책
조르주 페렉 - 공간의 종류들: 공간에 대한 에세이라지만 시작과 끝은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
질 들뢰즈 - 경험주의와 주체성: 들뢰즈가 한평생 개진한 철학적 기획의 밑작업을 구경함 쉽지 않음
토머스 리고티의 소설집 두 권: 크툴루 신화를 향한 관심의 연장선에서 시작했지만 정작 읽고나니 베른하르트와 카프카 사이에서 태어난 기형아라는 인상
사쿠라이 노리오 - 내마위 7,8권: 이치카와 꼴류
꼴잘알
내마위특) 남주가 더 꼴림
어떻게 여섯권이나? 했는데 갓작들 ㄷㄷㄷ 감상 잘 읽었습니다
책 리뷰 추
막줄읽고 신뢰도 급상승
내마위는 개추지ㅋㅋ
2차 세계 대전은 재미 없을 수가 없음 ㅇㅇ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