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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은 겉절이 중에 3권 꼽자면 우다영 밤의 징조와 연인들, 손보미 사랑의 꿈, 그리고 이거 일 듯 함
물론 그렇다고 너무 기대하진 말고. 그나마 겉절이 중에서 그 정도라는 거니까.
겉절이는 두 부류 있다 생각함. 내밀한 삶이랍시고 시즌 3889277번째 개인만 대단하다 생각하는 쪼잔한 경험 어째저째 찌끄려놓고 나 대단하죠?식의 글쓰기랑 나름 시대 담론이랍시고 카프보다 획일적이고 못 쓴 캐릭터들로 이념 정신 승리하는 꼬라지를 보여주는 두 경우
우다영, 손보미가 전자의 경우에서 꽤나 감각적이게 풀어내어 대다수 겉절이가 그렇듯 씨발 어쩌라고? 소리는 안나오게 했다면 이미상은 후자의 경우에서 기존의 소설들이 하던 응응 맞지맞지 그치그치 우리 연대해 ㅠㅠ 에서 벗어나서 자기 나름대로 무언가를 그려내보려 했다고 생각함.
대부분 소설들은 문체나 플롯적으로 좋다기보단 어딘가 읊조림, 중얼거림에 가까움. 특정 키워드로 요약될 짧은 문단들을 던지고 바꿔서 던지고 또 던지고 하다보면 어느새 단편 하나가 쌓여있는 느낌. 그렇게 쌓인 단편을 통해 볼 수 있는 건 그저 혼란한 세상 한가운데에서 피 흘리는 중이나 멍 때리고 흘러가 듯 지나가게 바라보는 기묘한 인간상들이 나란히 서 있고.
그 사이사이를 채우는 건 작가가 유머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커뮤니티에서나 봅 법한 가벼운 문장과 어휘들, 포모 이후 소설가 답게 메타의 메타의 메타 같은 텍스트 덮어쓰기, 그리고 어딘가의 잡지에서 발간하는 우호적인 서평이라면 발칙하고 대담한 상상력! 이라고 빨아줄 법한 기묘한 환상성 등등
적어도 이미상의 장점이라면 선하고 착하고 세상 오물 다 뒤집어 쓴, 고전에서 나왔으면 성녀 캐릭터라고 죽도록 깠을 거면서 이상하게 자기네들이 쓰기 시작하면 위대한 몸무게 해방의 전사로 포장되는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들만 나오는게 아니라 꽤나 다양한 층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삼는다는 거.
그래도 여성 캐릭터들이 대다수긴 하지만 모든 소설들이 똑같은 대상을 조금씩만 다르게 이용하는 듯한 느낌은 없음. 그렇기에 다른 소설들이었으면 씨발 또 개소리하네 싶었던게 한번쯤이라도 흠 그런가? 싶게 다가오기도 하지. 예를 들어 진짜 길거리에서 테러 받아본 사람이라면 지하철 딸 때마다 사람 경계하는 거는 그럴 듯 하잖아? 근데 지금까지는 헐대박나뉴스신문인터넷커뮤에서봤는데그런게나에게닥치면어머머호달루다달달루 거리는 캐릭터 밖에 없었단게 참....
아쉬운 건 이래저래 폼나게 소설 써내는 건 잘하는데 서사를 구성해서 만들어가는데에는 싹이 안 보인다는 거. 중편 정도 분량의 무언가를 써봤으면 좋겠는데 음 집필 스타일 보면 잘쳐도 연작 이상의 무얼 써내진 못할 거 같음. 아니면 이런 스타일로 장편 뚝딱 써내면 그럼 진짜 천재 되는 거고.
빨아주는 말 하나만 하자면 겉절이 궁금하다면 이거만 읽어봐도 될 듯함. 적어도 근 10년 내에 사용된 어지간한 소재들은 다 등장하고 스타일도 완전 막 나가는 유머스런 부류부터 좀 각 잡고 진지하게 파고드는 단편까지 폭 넓어서 읽는 재미는 충분할 듯. 첫 세 작품은 연작 비스무리 하니 그거는 묶어서 읽어도 좋다.
갠적으로 맘에 들던 건 <무릎을 붙이고 걸어라>. 나름 좋아하는 종교 소재이기도 하고 문체나 문장도 좋게 치고 들어오는게 많았음. 문학적 이미지 구성에 가장 공들인 느낌도 나고. 진심모드랄까.
ㅊㅊ
그래도 겉절이 사랑 하시죠?
이미상 정도면 뭐... 썩 즐거웠지
모래 고모와 무경과 목경의 모험은 되게 별로던데.
난 그게 나름 괜찮아서 읽기 시작했었거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