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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별로 읽은것도 없지만


요 근래 읽었던 책들 중 책장을 덮으면서 이렇게 가슴 뛰게 만든 책은 없었다.


마담 보바리가 대단했던건


통속적이고 어찌보면 추한 인간의 일면이지만,


바로 그 추한 일면의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낭만적인 문체로 묘사한 점이라고 봄.



보바리 부인이 상징하는 사랑과 예술을 향한 끝없는 낭만주의적 열정이


신부가 상징하는 종교나 약사가 상징하는 계몽적 합리주의 를 뛰어넘어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인간의 일면을 비극적이고 아름답게 보여주는 점이 정말 멋졌음



보바리 부인이 겉모습만 멀쩡한 형편없는 바람둥이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달빛 아래에서 불륜하는 장면은 객관적으로 보면 한심하지만


그 달빛 아래 사랑에 빠진 보바리 부인의 눈빛에는


존재하지 않는 존재에 대한 영원한 동경과 열정, 진심어린 사랑이 담겨있어 어떤 신성함까지 느껴지게 하는


그 극적이고 아이러니한 대비가 너무 좋았음



여기서 보바리 부인이 허영심 덩어리에 사치가 심하고 겉모습이나 지위만 그럴듯한 아무 남자에게 쉽게 사랑에 빠지는


결점 많은 여자라는 점을 가지고 도덕적 잣대로 판단하는건 책의 주제가 아니고 그런 감상도 핀트를 벗어났다고 생각함



'그녀는 오직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마치 부상자가 죽어가면서 흘리는 상처를 통해 생명이 새어 나가는 것을 느끼듯이, 그녀는 기억을 통해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후반부 파멸이 들이닥쳤을때도 눈앞의 파멸인 빚조차 넘어서


보바리 부인에게 중요했던건 사랑이었고 그게 바로 보바리 부인의 영혼을 이루는 요소 그 자체였는데


여기서의 사랑은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 특정 등장인물과의 사랑이 아니라


보바리 부인의 머릿속에만 있는 존재하지 않는 존재에 대한 사랑, 이상과 영원을 향한 동경이고


인생의 목적이며 바로 예술 그 자체라고 생각함.



그런면에서 플로베르가 보바리 부인은 자기자신이다 라고 한게 아닐까 싶어


작가 플로베르는 최대한 객관적인 태도로 사실적으로 보바리 부인의 이야기를 묘사하지만


보바리 부인의 애욕과 동경 사랑을 묘사할 때의 거의 시적이기까지 한 그의 아름다운 문체를 보면


더 명확하다고 생각하고



이처럼 보바리 부인이 상징하는 불완전한 인간이


통속적인 일상에서


사랑, 예술, 인간의 요건을 끝없이 추구하는 비극적 모습이 이 책이 보여주려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야



여튼 간만에 냉소적이었던 가슴을 뛰게 만들고 내가 책을 읽는 이유를 상기하게해준 책이었다.


플로베르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