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부였나? 어떤 여자애가 트럭 타고 뭐 팔러 다니는 사람 따라 바닷가 동네인가 가잖아
그 여자애 성폭행하려다가 거시기 차여서 성불구 된 사람도 나오고
거기 손가락 여러개 잘린 조폭도 나오고 영화관 얘기도 나오고
힘 엄청 센데 다쳐서 못 움직이는 장정 남자도 하나 나오고
후반부는 모르겠는데 전반부의 바닷가 동네 분위기가 내 고향 분위기랑 너무 비슷해서 무서웠음
딱히 알려진 항구 도시는 아니었는데
치안이 나빠서 주민들조차 밤에는 밖에 나가는 걸 꺼려하는 편이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장 쪽으로 가면 ㄹㅇ 손가락이 한두개씩 잘린 아조시들도 여럿 보였음
배 타는 사람들이 다 그런 건 아닌데 몇몇 배에는 다른 동네에서 사고 치고 여기 와서 산다는 사람들도 있어서 가까이 안 했던 걸로 기억함
같은 뱃사람이라도 토박이 분들은 괜찮은데 아무래도 외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러 들어오는 분들 중에 무서운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동네 분위기가 깨끗하진 않았음
그리고 자동차나 옷에 칼 같은 연장을 소지하고 다니는 깡패들도 길 가다 간혹 눈에 보일 정도로 여럿 있었는데
웃긴 건 그 깡패들도 외지인한테는 자주 시비 거는데 뱃사람은 지들도 무섭다고 안 건드렸음
전반부 주인공 여자애가 억세게 살아가는 모습도 당시 거기서 함께 학교다니던 동창 여자애들 보는 것 같았음
친구가 강간 당해서 학교에서 신고할까 말까 하며 우는데 따먹힌 거 가지고 질질 짜지 말라고 할 정도로 여자애들이 ㄹㅇ 지독했음
싸움도 남학생들 못지않게 여학생들도 많이 했는데 그냥 기싸움이나 말싸움이 아니라 몽둥이나 의자 들고 패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었음
그때 친하게 지내던 여사친 후배 한명이 남자 문제로 일진 무리들한테 폭행당하다 자궁이랑 성기를 다쳐서 아이를 못 낳게 됐다는데
성별은 다르지만 소설 고래에서 여자애 성폭행하려다 고자된 그 남자 썰 보면 자꾸만 그 여사친 후배가 생각났음
지금 돌아보면 바다를 등지고 살려면 남자들도 마찬가지지만 여자들도 어지간한 성격 아니면 버티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음
게다가 없어진지 오래됐지만 어릴 때 조그만 규모의 극장 하나가 바로 집 근처 길 옆에 있어서 초딩 때 자주 극장용 만화영화나 영화 보러 다녔던 것도 떠오름
개인적으로 즐거운 추억들도 있었지만 커서 다른 곳에 이사와 살아보니 확실히 그 시절 고향 동네가 꽤나 무시무시했던 곳인 듯해서 그런지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음
그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게 천명관의 고래인 것 같음
남들에겐 소설이지만 나한테는 너무 리얼한 느낌이었음
인물에 대한 가혹한 설정이 누군가한테는 눈앞의 현실이야기라면 진짜 무섭겠네 더구나 고래가 그런 트라우마에 따뜻한 손길을 뻗는 이야기도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