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뭘 봐야 하나요? 는 사실 너무 일반적인 내용이라 답하기 어려움

이건 마치 현대 철학이나 과학이 뭘 하고 있나요? 질문이랑 똑같음.

그래서 일단 전체 수학의 대략의 분야를 알아보고 그 중에서 원하는 부분을 골라서 보는 걸 추천함.


1. 수학기초 - 집합론, 수리논리학


여기는 수학자들마저 잘 신경을 안쓰는 매우 기초적이고 딥한 분야임.

그래도 일단 기초는 알아야 하기 때문에 적음.

집합론은 단순히 말해 무엇이 집합이고 무엇이 집합이 아닌지를 다루는 학문임.

수학의 모든 분야는 집합으로 바꿀 수 있음.

공간, 수, 함수 등 모든 개념은 그러한 개념 전체를 포괄하는 집합으로 간주함.

그리고 이러한 집합 자체가 어떤 특징을 지니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곳이 바로 이곳임.

참고로 미적분이나 이런 거 안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낮긴 한데, 그게 쉽다는 걸 의미하진 않음.


추천 책 : 로지코믹스(만화책인데 개재밌고 읽을만함), 무한의 신비(집합론에 관한 내용. 무한집합 줄세우기 같은 내용 나옴)


2. 공간 - 위상수학


집합론은 워낙 일반적인 집합을 다루기 때문에, 수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무언가를 하기 어려움.

그래서 대부분의 수학은 집합 중에서 특정한 조건을 지닌 집합을 연구하는 편임.

그리고 그러한 수학 중에서 "공간"이라는 집합을 다루는 게 위상수학임

흔히 말하는 그 도넛과 커피잔은 사실 똑같은 모양이다 라고 말하는 그 위상수학 맞음.

다만 실제로 현재 위상수학은 그런 특정한 대상보다는 공간 자체의 성질을 다룬다고 생각하면 됨.

그렇다면 공간의 본질은 뭘까? 바로 연속성임.

공간에서 끊임없이 변한다라는 개념을 정의할 수 있으면, 우리는 그것을 공간이라고 생각함.(다만 일반적인 연속이랑은 조금 다를 수 있음)

위상수학은 집합 중에서 "연속"을 정의할 수 있는 집합을 선별한 뒤, 그 집합의 특징을 분류하고 계산한다고 생각하면 됨.

그 유명한 푸앙카레 추측이 바로 위상수학에서 나온 주제임.

참고로 저 도넛과 커피잔이 똑같다는 거 증명하려면 최소 1학기 잡아야 함. 존나 어려움.


추천 책 : 푸앙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


3. 구조 - 대수학


아까 연속을 정의할 수 있는 집합을 공간으로 보고, 이를 다루는 걸 위상수학이라고 했잖아?

그러면 다른 방식으로 집합을 분류할 수 있을까?

연속이라는 개념 대신, 구조라는 개념을 도입한 게 바로 대수학임.

이 구조는 뭐냐면 간단히 말해 특정한 연산이 존재한다는 거임.

덧셈이 존재하는 집합, 덧셈과 뺄셈이 존재하는 집합. 덧셈과 뺄셈과 곱셈이 존재하는 집합 같이 어떤 연산이 정의된다면 그 집합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음.

이러한 구조를 확대하고, 분해하고, 나누면서 그 구조의 성질을 연구하는 것이 대수학임.


추천 책: 갈루아 이론의 정상을 딛다, 천재 갈루아의 발상법(갈루아 이론이 학부 대수학의 최종테크 느낌이라 적음)


4. 함수 - 해석학


다시 위상수학에서 다루는 공간으로 돌아가서, 연속성이 정의되는 집합은 모두 공간이라고 볼 수 있음.

그런데 이러한 일반적인 공간은 너무 다양하고 일반화되다보니 이보다 더 좋은 공간에서 무언가를 하는 걸 선호함.

바로 실수라는, 매우 예쁘고 잘 정의된 공간임.

해석학은 주로 실수라는, 거리가 잘 정의되고 완비성을 지닌 매우 좋은 공간을 잡아서 이 안의 함수의 일반적인 특징을 연구하는 분야임.

이곳에서 미분가능, 매끄러움과 같은 더 좋은 개념들을 다루고 분석할 수 있음.

그리고 더 나아가, 실수에서 확장된 개념인 복소수를 끌고 올 수도 있는데 그게 복소해석학임.

처음엔 대체 왜 복소수로 확장함?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의외로 복소함수는 오히려 실함수보다 좋은 성질이 워낙 많아서

정수론에서도 갑자기 등장하고 그럼


추천 책 : 리만 가설(솔직히 해석학 관련 교양책은 딱히 안 떠올라서 그냥 해석적 정수론의 핵심 주제인 리만 가설을 넣음)


5. 변화 - 미적분학


아까 해석학에서 다룬 수 많은 다양한 성질의 함수를 다뤘다면, 미적분학에서는 그 함수의 특정한 조건에 대해 더욱 집중하고, 그 값을 뽑아내는 데 열중함.

그게 뭐냐? 바로 미분과 적분임.

왜 하는지는 일단 고등학교 수준에서 많이 알았을 거라 생각하지만 앞으로도 주구장창 쓰임.

다만 대학 수학에 가서는 이제 우리가 흔히 아는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를 모든 차원으로 확장해서 다룬다는 차이가 있음.

그런 걸 왜 하냐고? 그야 재밌으니까...?

그 외에도 편미분방정식과 같은 역학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야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해석학이나 기하학 같은데서 온 데 불려다니는 수학 기초 중의 기초라고 볼 수 있음.

사실 근데 내가 미적분학 관련은 좀 대충 들어서 설명하기 힘드네.


추천 책 : 미적분학 갤러리(사실 안읽어보고 댓글에서 누가 추천해놨길래 씀.)


원래 댓글로 적으려다가 너무 길어져서 그냥 글로 씀.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