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cef8368efc23f8650bbd58b3685736ae35960



개념글 올라온 '시공사 돈키호테' 산 게이한테는

좀 미안한 얘기지만..


내가 국내 번역자의 명성, 권위, 학력, 수상이력, 입소문 등을

전혀 믿지 못하게 된 계기가 '시공사 돈키호테' 때문임.


알다시피 돈키호테는 무진장 웃긴 소설임.

세르반테스의 풍자와 해학의 정신이 정점에 이른 작품이라 할수 있음.

스페인에서는 이 책을 읽다가 팬티에 똥을 지린 사람도 있다할 정도임.


그래서 나도 돈키호테 번역서 중에서도 가장 추천받는 시공사판을 구입함.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번도 웃지 않음.


인물들에게 우스꽝스러운 연민이 느껴질지언정,

웃긴 부분이 단 하나도 없었음.


처음에는 나도 고전에 대해 우리 독붕이들이 흔히 갖는 편견에 갇혀서

시대적인 차이 때문이며, 고전이란 본래 사골 궁물 같은 것이라 생각함.

그래도 돈키호테가 문학의 성서라 하니

측정은 안돼도 남는게 있겠거니 하고 꾸역꾸역 다 읽어냄.


근데 다 읽고 구글링 하다보니까

어떤 사람이 돈키호테를 읽으면서 배꼽 빠지게 웃었다고 리뷰를 써놓은거임.

이건 먼 개소리지? 하고 어디 번역인가 봤더니

독붕이들이 내린 출판사 등급 중에서도 불가촉천민 취급받는 동서문화사판이었음.

물론, 율리시스나, 몬테크리스토처럼 유명한 번역도 있긴 했지만

일본어 중역, 유령 번역자, 해적 출판 등으로 악명 높은 그곳임.


제목부터 '돈끼호떼' 된바름 뭍은게 촌스럼이 넘쳐남.

하지만 독서 짬밥 69년인 나는 남는게 시간인지라 한번만 더 속는셈 치고

교보에서 돈끼호떼를 주문해서 처음부터 다시 읽어봄.

졸라 두꺼운데 만원 초반대임. (참고로 시공사건 두권 합쳐서 32000원)


결과는 어땟을까?

소설 도입부에 나오는 세르반테스가 쓴 서문부터

웃겨서 포복절도하며 읽음.

웃다가 침 흘려서 첫페이지에 아직도 얼룩이 남아있을 정도임.


진짜... 내가 독붕이들이 번역 추천하는거 볼 때 마다 할많하않인데

대부분 자기들이 읽은거 추천하는듯 함.


하아......

그동안 그지같은 국내 번역서들 때문에 낭비한 내 독서인생을 되돌아보니까

템즈강에서 번지점프 하고싶네.


특히, 민음사 이 새기들은 내가 100권도 넘게 읽었는데

전부 분서갱유 해버려도 분이 안풀릴 것 같다.


독붕이들은 부디 내 거룩한 희생을 거름으로 삶 길 바란다.



요약.

아무도 믿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