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이 뽑은 70년대 단편 3대장이 이청준, 김승옥, 황석영, 그 중 이청준은 문장보단 내용이 빛나는 작가니 제하고 나머지 둘을 보면 둘 다 문장을 기똥차게 잘 쓰는데

김승옥은 문장 하나하나가 읽으면 정말 적확하고 세밀함. 번지르르하게 많은 단어를 쓰지도 않으면서 흔하고 쉬운 어휘를 쓰지 않고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문장을 이끌어가는 느낌

대신에 내용 자체가 그렇게 복잡하게 구성된 느낌은 아님. 그래서 김승옥 소설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따라가게 됨. 문장 뒤에 문장이 이어지는 흐름과 전개가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대신에 내가 말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단어들을 꺼내주는 느낌

반면 황석영은 문장보단 문단이 빛나는 느낌이랄까. 문장들 하나하나는 김승옥 임팩트에 비해 별로지만 문장 뒤에 문장이 상당히 새롭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어지고 그러면서 서서히 거대한 그림을 그려나가는 느낌. 문장 읽어갈 땐 좀 걸리는 느낌이 있지만 문단 하나를 다 읽으면 상당히 세련되게 그려졌다는 거지.

그 부분들이 정말 신기한거야. 어떻게 이 문장 다음에 저 문장을 넣을 생각을 했을까? 그러면서 너무 시처럼 자유분방하게 구성된 건 아니고 적절한 무게추로 적당한 거리가 떨어진 문장들만 이어 붙힌다는게 어떻게 저리 가능한 건지....

아 그리고 이청준은 그냥 문장이 날라다녀요. 읽다보면 똑같은 내용의 문장이 3번 연속 이어지다가 전혀 다른 내용으로 건너뛰거나 3문단 뒤에 나올 문장이 지금 나온다거나 읽다 머리 아프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