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지식 향상? 지적허영심때문에? 단순히 재미가 있어서?
인터넷 문명이 발전한 지금 정보 습득의 수단으로서 책보다 검색엔진이나 유튜브가 더 유용할 것이고
단순히 재미가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라는 것은 쾌락적 유희가 높고 다양하게 즐길거리가 많은 현대에서 다소 부족해보이는 이유 같다.
누구는 말한다. 독서는 성공한 삶을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행위라고.
나 또한 처음엔 독서를 통하여 나 스스로를 계발하고 지적 향상과 정보의 축적으로 삶에 변화를 기대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환상은 오래가지 않아 깨졌고 부를 이루고 성공을 위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역겨워졌다.
그렇다면 애초에 내가 기대 했던 독서의 목적이 사라진 지금 왜 나는 아직도 책을 읽는가?
단순히 재미가 있기 때문에 책을 본다면 게임, 영화, 유흥 같이 훨씬 더 재미있는 것들이 많은 세상에서 왜 독서를 택한것인가?
나에게 독서는 일종의 도피처이다.
책을 읽을때 나는 잠시나마 일상의 지루함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분주했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저녁을 먹은뒤 방으로 들어가 책장을 펼쳤을때 비로소 나는 신경안정제를 맞은 것 마냥 안정된다.
이동진 독서법에 따르면 몸에 안 좋고 정신에 안 좋은 재미일수록 처음부터 재미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어떤 재미의 단계로 도달하기 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재미라기보다는 고행 같고 공부 같은 것일수록 그 단계를 넘어가는 순간 신세계가 열린다고 한다.
나는 책이라곤 한권도 온전히 완독한 경험이 전무했던 사람이다. 게임 중독 이었고 게임이 질리면 친구들을 만나 술 퍼마시고 놀기만 하는 전형적인 도파민 중독의 인간이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의 의도하지 않은 단절과 게임도 질려갈 무렵 문득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에 선택한 책들은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베스트셀러에서 그것도 부에 대한 갈망으로 인한 자기계발서나 제테크 분야의 책이었다.
부자아빠, 부의추월차선, 미라클모닝 따위의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깨달았다.
이딴 책들은 나에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것을.
사람들의 욕망을 교묘히 이용한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는것을.
그때부터 독서 분야를 고전문학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진짜 독서가 시작된거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시작으로 (이 나이 되도록 어린왕자 줄거리도 몰랐음) 헤밍웨이, 괴태, 헤르만헤세, 다자이오사무, 야스나리, 소세키, 조지오웰, 알베르 카뮈, 피츠제럴드, 카프카,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탐독해나가며 나에게는 한가지 뚜렷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더이상 혼자 있는 시간이 두렵거나 지루하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되었다.
지난 날 왜 그렇게 대인관계를 신경쓰며 모임에 자주 나가고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을 쓰며 살아왔을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책장을 펼치고 몇장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책 속에 몰입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이 때 만큼은 일상의 고통과 걱정들을 잠시나마 잊게 되는 순간이다.
독서를 왜 할까?
나에겐 재미를 넘어선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것이 독서에 있다.
책장을 펴는 순간 나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홀로 여행을 시작한다. 내 감정은 책과 동화되어 익어간다. 한껏 고양 된 감정으로 나의 또 다른 면을 들여다본다.
이젠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독서가 아닌 독서 자체가 목적이 되었다.
이제 나는 예전의 나로 돌이킬 수 없다. 이 세상에서 죽을때까지 책만 읽어도 내가 읽을 책보다 못 읽을 책들이 많다는 현실에서 나는 축복받은 인간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평생 해도 질리지 않는 독서의 유희를 알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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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읽었습니다.
공감이 많이 가네요.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질지에 초점을 맞춰서 인생을 살아오고 제 자신이 초라해서 항상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인간관계란 것보다는 독서하고 사유하면서 생각이 다양해지고 그 속에서 재미를 느끼는 게 더 나와 오래 함께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도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역시 도황
저랑 비슷한 듯... 공감이 많이 되네여
윤하 콘서트 곧 해. 규모 커서 좌석 충분해. 트와이스 역대 최다 관객수 콘서트인 레디투비콘이 매진되지않고 13,792명이었는데, 작년 윤하 연말콘은 21,708명 기록.(출처: KOPIS) 체조경기장이라 시야도 다 좋아. "평생 남는 경험"해봐. "7집 리패키지" 앨범 꼭 듣고와. 6집 리패키지랑 4집도 듣고오면좋아(모두 명반이니까 안오더라도 들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