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혼자서 전차를 타면 차장이 무섭고, 가부키 극장에 가고 싶어도 붉은 카펫이 깔려 있는 현관 계단 양쪽에 죽 늘어서 있는 안내양들이 무섭고, 레스토랑에서는 등 뒤에 조용히 서서 접시가 비기를 기다리는 웨이터가 무섭고, 특히나 돈을 치를 때 아아, 그 어색한 손놀림. 저는 뭔가를 사고 나서 돈을 건넬 때면, 인색해서가 아니라 너무 긴장하고 너무 부끄럽고 너무 불안하고 너무 두려워서 어찔어찔 현기증이 나고 눈앞이 캄캄해지고 거의 반쯤 미친 것처럼 되어, 값을 깎기는커녕 거스름돈 받는 것을 잊어버릴뿐더러 산 물건을 갖고 오는 것을 잊은 적도 종종 있을 정도였기 때문에 도저히 혼자서는 도쿄 거리를 다닐 수가 없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온종일 집 안에서 뒹굴거리며 보내던 그런 속사정도 있었던 것입니다.
-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니들이 알아? 히키코모리 시절 집 앞 편의점도 두려워서 나가질 못하고, 어느 날 먹을 것이 없어 살기 위해 기어나가 물건을 계산할 때, 카드를 내미는 내 팔의 움직임, 손과 손가락의 움직임, 반대쪽 팔의 움직임,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서 오는 당황스러움과 민망함과, 어느 정도의 톤으로 감사하다고 말을 할지 눈은 몇 초 정도 바라봐야 할지 한참 고민했는데도 너무 큰 목소리로 말해버리고 눈을 너무 오래 마주쳐버렸을 때 파도처럼 밀려오는 자괴감과, 또한 문을 닫고 나설 때 흔들리는 문을 지긋이 잡고 나가야 할지 그냥 거침없이 나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어색하게 흔들리는 문을 잡은 나 스스로의 모습이 찐따 같다고 느낄 때의 절망, 그런 것들을, 또래들은 이성과 키스할 때 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하는데 나는 고작 그런 것들을 고민하고 그런 것들로 인해 좌절한다는 사실에 내가 인간으로서 남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과연 가능키나 할까, 나야말로 정말 인간 실격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던 참담한 시간들을 아느냐 이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