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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성탄제"까지 읽었고 이제 마지막 중편인 "골목 안" 읽고 "음운", "제우" 읽으면 끝남


일단 가장 먼저 든 느낌은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암울함...

이건 시대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대놓고 일제 언급을 하지는 않지만 작품 저변에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박태원특인지 결말에서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채 눈물 흘리면서 끝나는 게 많음

이게 인생...?

(예외적으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그나마 탈피적인 결말을 보여주긴 함)


또 하나 특징인데 박태원 소설은 대개 굉장히 집요한 관찰을 시점으로 삼음

말 그대로 경성의 현세태나 풍경을 조망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걸 알 수 있음

그래서 심리 소설 같은 거하곤 거리가 좀 멂. 물론 막장성은 있지만(특히 불륜 소재가 참 많이 나옴) 서사를 잘 활용하는 작가는 아니고 플롯이 대개 비스무리하다는 걸 알 수 있음. 오히려 같은 플롯을 계속해서 변주한다는 점에서 모-단할 수도?

작품 내에 유머가 거의 없다는 것도 한몫 차지하는듯


문체도 상당히 특이한데 만연체면서도 장황하고 미려한 묘사는 거의 존재하지 않음

문장이 죽죽 이어지지만 굉장히 건조한 문체를 구사함


개인적으로는 약 배달하는 노인 이야기인 "낙조"가 가장 좋았고 그 다음 "소설가 구보 씨"(전에 읽어봐서 좀 대충 읽긴 했음) 그리고 "길은 어둡고"="거리"="비량"


뭔가 단편 소설이 으레 가지는 그 좋은 느낌은 아쉽게도 없었음. 중간중간에 삶에 대한 조망... 박태원만의 사랑법?이라고 할 만한 게 몇 부분 튀어나오긴 하지만 그게 주가 되지는 않음. 이건 '삶의 군상'보다는 "거리"와 "식민지 현실"을 재현하고자 했던 일종의 의무감에서 비롯되었을지도?


개인적으로 단편보다는 장편 쓰면 정말 좋을 거 같고(실제로 단편들보다는 중편 작품인 "낙조"와 "구보"가 더 좋았음) 그래서 "천변풍경"이 기대되는 바입니다...


추운 연말 다들 시리고 서러운 30년대 경성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