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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쪽가량의 얇은 책인데도 내용은 매우 어렵다. 노벨생리학상을 받은 뇌과학자가 인문학과의 통섭을 주제로 풀어낸 책인데 최신과학과 현대미술을 주제로 엮어내기 때문에 두 주제 모두 매우 어렵다.

아직 뇌과학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기억하고 학습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고 있을뿐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한다. 기억에 관한 연구의 최일선에 서있는 과학자로서 저자는 학습에 대한 뇌의 능동성을 강조한다. 인간의 뇌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는것이 아니라 기존 배경지식을 활용하여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뇌 자체의 재해석과정은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방향성이기도 하다. 근대까지의 미술은 대상을 얼마나 현실감있게 묘사했나가 완성도의 기준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진술의 등장 등으로 현실에의 묘사가 미술의 사명이라는 주장은 힘을 잃어갔다. 그보다 미술이 천착해야 할것은 색과 선이라는 본질적인 요소에 집중하여 관람자가 스스로 작품을 능동적으로 해석하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이전의 뇌의 재해석과정과 마찬가지로 미술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인간의 뇌는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을 진화를 통해 자연습득하였으나 현대미술에 대한 배경지식은 미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만을 대상으로 할 것이다. 따라서 현대미술은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인에게는 감흥을 불러일으키기 힘들다.

과학과 현대미술을 통섭적으로 엮는 과정에서 저자가 사용한 개념은 환원주의이다. 과학에서의 환원주의의 활용은 오랜 역사를 가진 일이다. 그러나 그 역사가 통합적인 성격을 가진 뇌의 기억문제에도 적용될수 있을지는 현대과학의 숙제라고 보고있다. 생명의 기원에 대해 dna라는 환원요소를 개발했듯이 저자는 기억의 연구에도 기본적인 환윈적 요소가 있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유전의 요소도 dna의 복제로만 이루어지는것이 아니듯이 기억의 문제도 지정된 뇌회로의 작용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과정에서 개인별로 정보를 받아드리는 정도가 다르고 이 과정은 시냅스회로의 강화로 더 증진될수도 있다.

미술에서의 환원주의는 현대미술에 이르러서야 진행되고 있다. 화가들 역시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현상의 기저를 이루는 기본요소를 찾고자했고 그 기본적인 환원의 요소는 색과 선인 것이다. 현대미술은 이러한 요소를 극대화하여 감동을 늘리고자 하나 그 구체적 해석과정은 구체적인 감상자마다 다를 것이다.